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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한국축산 근본적 성찰 필요한 때다

  • 등록 2017.09.01 11:07:29
살충제 계란파동은 한국축산의 총체적 문제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일깨워주는 사안이다. 롤러코스터처럼 춤추는 계란 값이나 빗발치는 비난여론 등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근시안적인 단기대책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살충제 계란파동에서 보듯 한국축산의 당면문제는 안일(安逸)성이다. 기본을 소홀히 하는 축산현장의 효율지상주의적 경향과 장기적 관점의 대책보다는 땜질식 단기처방에만 익숙해진 정책당국의 안일함이 살충제파동이란 참화를 낳은 것이다.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가축질병 이 근절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기본을 소홀히 한 효율지상주의나 규모화는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그야말로 최소한의 조건이며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국내산 축산물은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안목을 높인 소비자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무한한 세상을 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런 눈높이를 맞추려면 첫째도 둘째도 신뢰다. 질이 좋으면서도 틀림없이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축산이 세계 각국의 축산물로부터 안방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안전과 신뢰라는 걸 인식하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살충제파동은 친환경축산과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또한 달라져야 함을 일깨우는 대목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동물복지와 친환경축산에 따른 원가 즉 추가적인 가격부담을 하지 않으려 한다는 논리에만 기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친환경축산이나 동물복지는 추가적 원가부담이 필연적이며 이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 역시 결국은 생산자의 몫일 수밖에 없다. 그러자고 협동조합을 비롯한 생산자조직이 존재하는 것이고 자조금의 설치목적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허점투성이인 인증시스템은 전면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엄격한 감독기능과 검증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인증업무를 민간에 위임하는 것은 인증기관의 난립과 함께 부실인증을 양산하는 재앙을 초래하게 돼있다.
차제에 축산식품관리업무도 반드시 농식품부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축산식품생산 및 안전관리업무가 이원화되어 있는 현행 제도는 효율적인 관리감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산업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축산정책도 발상과 인식면에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축산은 UR협상 타결이후 열악한 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쫓긴 나머지 규모화에만 몰입해 왔으며 정부의 정책 또한 여기에 초점을 맞춰온 게 사실이다. 친환경이나 동물복지축산이 대형경영체보다 소규모 경영체에 유리할 수 있다는 점, 지역특성이나 차별화된 사양방식을 도입하기에 적합한 경영단위가 어떤 형태인지에 대한 성찰이 미흡했던 것이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한국축산이 다양한 형태의 경영체들이 각기 장점을 발휘하며 서로 경쟁할 수 있는 생태계가 되도록 축산정책 차원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식량산업인 축산업을 자본의 논리로만 풀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