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업 시범사업농장을 가다 / 경남 하동 다정농장(오리)
차량 통행 없는 외진 곳에 위치…질병발생 걱정 없어
경기악화 회전수 줄였지만 위생관리 용이해 전화위복
경남 하동의 다정농장은 인근에 차량 출입이 전혀 없는 외진 곳에 위치해있다. 지리적 여건 때문인지 다정농장은 그동안 오리업계를 휩쓴 고병원성AI에 대한 걱정이 한결 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농협축산경제의 클린-업 축산환경운동에 시범농장으로 참여하면서 냄새에 대한 고민까지 해결하고 있다. 다정농장 정옥근 대표(66·사진)는 컨설팅을 받아 사료첨가제의 올바른 활용으로 축사환경도 개선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정농장 정옥근 대표가 축산업에 뛰어든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하동에서 딸기농사와 벼농사 등을 지어왔던 정 대표는 오리계열회사를 운영하게 된 지인이 함께 사업을 해보자고 권유해 2011년 축사를 짓고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했다.
현재 1만8천수를 사육하는 다정농장은 그동안 HACCP, 무항생제 등 어지간한 인증은 모두 받아 깨끗한 환경에서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는데 주력해왔다.
다정농장의 가장 큰 장점은 외진 곳에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마을회관 뒷길로 이어진 외길을 따라가면 차단방역시설을 만날 수 있다. 출입자는 소독시설을 지나 농장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 길이 막다른 길이라 외부 차량이 농장 주변을 오갈 우려가 전혀 없다.
클린-업 축산환경개선은 첨가제를 사료와 함께 오리에게 급이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 대표는 축사 내부의 가스가 줄어들고 분변냄새를 줄이는데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내 농장에 맞는 사료첨가제를 잘 선택해 오리에게 먹이는 것이 생산성 향상과 환경개선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정옥근 대표는 설명했다.
정 대표는 요즘 들어 계열농가 모임에도 자주 참석하며 다른 농가들의 사례도 비교 분석해보고 각종 현안에 대한 정보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
농가 모임에서는 최근 축산업계의 이슈인 무허가축사 문제, 소비부진으로 인한 사육회전수 문제 등이 논의되지만 무허가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 다정농장의 경우 회전수를 줄임과 동시에 더욱 깨끗한 환경에서 사육이 가능해졌다고 정 대표는 밝혔다.
그는 “사육 초기에는 연간 8~9회전이 가능했는데 요즘은 경기가 안 좋다보니 회전수를 5회 정도로 줄였다”며 “하지만 회전수가 줄은 대신 농장을 깨끗이 정리 정돈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생겼고 질병과 악취의 발생을 막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꼼꼼한 농장 관리는 자연재해로부터 피해를 막는데도 일조했다.
얼마 전 경남지역에 불어 닥친 태풍으로 다정농장의 일부 시설물도 피해를 입었지만 평소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사육되고 있던 오리들은 피해가 없었으며, 어떠한 질병도 발병하지 않았다.
정 대표는 “물론 악취저감을 위해 좋은 사료첨가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결국 농장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부지런함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며 “농장을 운영하면서 주민과 갈등을 빚는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앞으로도 민원이 없게끔 친환경적인 축산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