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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낙성대에서>FMD 책임, 농가만 탓할 일인가

 

이상호 본지 발행인

 

2005년 ‘카트리나’ 대피 안한 시민책임 비난한
美 재난당국에 책임공유 회피한다며 여론 질타
FMD ‘급한 불’ 끈 뒤 총체적 책임 소재 가려야

 

양돈업계가 따가운 눈총에 시달리고 있다. FMD 창궐이 양돈현장의 방역소홀 때문이라는 이른바 ‘농가책임론’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 일부 지자체는 살처분매몰비용을 축주에게 부담시키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번 FMD가 거의 모두 돼지에서 발생하고 있는데다 방역을 소홀히 한 일부 농가의 사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에 양돈업계로선 일단은 할 말이 없게 됐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지역을 덮쳤을 때 항구도시 뉴올리언즈를 감싸고 있던 호수의 제방이 무너져 도시의 80%이상이 침수되고 무려 1천8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참사가 빚어졌다. 제방 붕괴가 우려된다는 재난당국의 대피 경고에도 불구하고 2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집에 남아 있었던 것이 피해를 더욱 키웠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사고수습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재난당국이 대피하지 않은 시민에게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고, 튀고 싶었던 한 정치인은 대피지시를 따르지 않은 시민에게까지 정부예산을 쓰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극언까지 했다가 여론의 집중포화를 얻어맞았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제방보수와 관련한 예산을 줄이는 등 정부의 부실한 관리책임도 컸다.
대피 지시를 따르지 않은(혹은 따르지 못한) 시민들의 책임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켄터 그린필드는 개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쓴 그의 저서 ‘마음대로 고르세요’에서 개인의 책임을 선택의 관점에서 보는 시각은 정부 및 법적 태만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는 걸 직시하고 책임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상대가 처한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을 고려, 더 많이 관대해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FMD와 관련, 농가책임만이 집중 거론되는 현 상황이 과연 정상적인가? 방역을 소홀히 한 농가의 책임을 덮자는 것도 아니고 업계를 거드는 변명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정부와 방역당국이 농가책임만을 집중 거론하는 것이 팩트(사실)와 다른 점도 없지 않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
백신접종 등 방역을 소홀히 한 농가의 책임은 엄중하다. 그러나 농가책임을 거론하려면 백신접종을 잘했더라도 FMD를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는 과학적 사실과 결과적으로 백신 소홀을 초래한 농가외적 요인, 그리고 방역당국의 책임 등 제반요소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유야 어찌 됐든 자돈의 백신 접종횟수를 2회에서 1회로 낮춘 것은 방역당국의 결정이며, 중앙과 지방의 손발이 맞지 않아 방역이 난맥상을 보이는 것은 정부와 방역당국의 몫이다. 시기도 그렇다. 확산방지에 총력경주가 필요한 시점에서 정부 내에서 책임론이 거론되는데 대해 양돈인들은 그 의도가 무어냐며 볼멘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정부 내에서 ‘미운 오리새끼’가 되고 있는 농정당국과 방역당국의 고충이나 애로를 모르는바 아니다. 그럴수록 냉정하게 풀어야 한다. 백신정책으로 전환한 마당에 국가안전처까지 나서서 대응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농축산부가 방파제가 되고 방역당국이 이니셔티브를 확실히 쥘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시점에서 농가책임론이 집중 거론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되며 일종의 자해(自害)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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