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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유통단계 축소엔 한계…도축·가공·운송 등 원가개념서 봐야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어떻게 풀 것인가

[축산신문 취재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농협 양재 하나르마트를 방문해 농축산물 유통 개선을 농정 핵심과제로 밝히며, 농축산물 유통 개선이 더 이상 소리만 요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농축산물 유통개선의 결과가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물론 농협 등에서 농축산물 유통 개선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연 농축산물 유통 개선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축산물 유통 분야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인위적 구조조정 보다 유통 단계별 효율 극대화 필요
부분육 유통 활성화·대량구매 통해 물류 비용 줄여야
관리비 많아 비싼 대형마트 축산물, 그래도 소비 집중
직접 지육구매 가공 동네 정육점이 되레 경쟁력 있어

 

고명재 조합장(횡성축협)=생산자단체가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을 전량, 100% 책임지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팔아주는 사례는 횡성축협 외에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직접 횡성까지 찾아와서 먹고, 사간다는 점에서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자부한다.
유통구조 혁신, 유통마진 문제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나온 얘기다. 이제는 더 이상 겉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 대통령과 정책 관계자들이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뜬 구름 잡는 식의 개혁도 더 이상 안 된다. 유전자부터 생산, 도축, 가공, 판매까지 일관되게 관리하고 있는 횡성축협의 사례를 충분히 진단하고, 연구하고, 발굴해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
유통마진이 많다는 지적도 실제로 축산물 유통구조를 모르기 때문이다. 도축 가공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축산물은 농산물과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농산물 유통혁신과 별개의 과제로 접근해야 마땅하다. 농촌형조합이 대도시에 직거래매장을 내는 것도 초기투자가 많다.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

정구용 교수(상지대)=축산물의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직거래가 힘들다는 점이다. 도축을 반드시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필연적으로 최소 3~4단계가 수반된다. 도축장 구조조정을 통해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즉 도축장에서 지육반출을 없애고 박스포장을 통해 비용을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는 삼겹살과 저지방 부위와의 소비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다. 다만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식육가공판매업을 통해 햄·소시지 등의 식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저지방부위는 햄·소시지 돈가스 등으로 부가가치를 높이면 된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 축산물의 부위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고, 식육가공품 소비비율도 높이고, 선호부위의 가격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환 교수(안양대학교 무역유통학과·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축산물은 산지축협과 농협중앙회가 연계, 산지부터 소비지 매장까지 계열화하여 일관해서 유통시키면 유통비용이 상당 부분 절감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농축협을 통한 계통 유통이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생활협동조합, 로컬푸드, 인터넷쇼핑, 소비자 참여형 직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신유통 경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형태의 직거래는 유통단계 축소 및 수송비 절감에 의한 유통비용 절감, 가격변동 최소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 선진국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도로변 직판장(道の驛)을 포함한 생산자 단체 직판장이 1만7천개가 넘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자와 소비자간 소규모 직거래는 유통비용을 오히려 증가시킬 수도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한수현 전무(축산기업중앙회)=축산물은 짧게는 3단계, 길게는 7단계를 거쳐 유통되고 있으며, 도축장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축산물의 유통단계를 축소한다고 하는 것은 몰이해에 따른 것이라고 밖에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축산기업은 현재 최근 대형마트의 할인행사에 치여 생존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생산자는 축산물을 제값에 받고 팔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축산물을 소비하하는 유통환경 조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기업조합에서 코스트를 최대한 낮추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다만 도축장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는 시점에서 지역과 연계해 물류비용을 낮추는 장기계획을 가지고 있다.

박선빈 부장(전국한우협회)=지방에서 한우농가들이 영농조합 등을 결성해 직거래 매장을 통해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해 성공적으로 운영 중에 있는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한우농가들이 직접 사육과 도축, 가공을 하기 때문에 농가들은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에 한우고기를 구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한우고기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에는 이러한 매장들이 성공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높은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 때문이다.
한우고기 최대 소비처인 수도권에도 이러한 매장들이 생긴다면 분명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적인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

▲박영만 회장(음성축산물공판장 중도매인회)=축산물은 산지에서 중간상인이 활동했던 것도 과거 일이다. 공판장에 들어오는 중간상인이 있나. 중간마진도 없다. 경매도 투명하다. 공판장 시세가 실시간으로 농가 손에 뜨는 세상이다. 중간마진이나 챙긴다는 지적은 정말 유통인들을 매도하는 것이다.
당장 도축과정을 거친 축산물은 대분할, 소분할 과정을 거쳐야 소매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도축, 가공, 운송과정을 마진으로 보는 시각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당연히 원가 개념으로 봐야 한다. 유통인들은 도축 가공된 축산물을 좌우로 정리해 판매를 전담하는 사람들이다. 재고도 안고, 미수금도 안으면서 하는 것이다. 이걸 유통인들이 안 하면 누가 할 수 있겠나. 대부분 생계형 소상인인 정육점이나 온갖 리스크를 안고 수수료 1.3% 받는 중도매인을 매도해선 안 된다. 중도매인이 없으면 기준가격은 누가 제시해 줄 것인가. 마트에 들어가는 축산물은 보통 마진이 25~30% 정도로 본다. 그런 것을 개혁해야 한다.
김운경 본부장(도드람양돈농협 유통사업본부)=소비자들은 가공된 상품 형태로 축산물을 접하게 된다. 따라서 생산자, 또는 양축농가와 결합된 조직에서 가공, 포장까지 담당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각 부문이 별도로 이뤄지다보니 유통단계가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효율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축산물 경매도 마찬가지다. 지금처럼 지육이 아닌 가공된 상품, 즉 최소한 부분육을 중심으로 경매가 활성화 된다면 유통단계를 대폭 줄일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영철 본부장(팜스코)=축산물의 유통단계를 축소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생산농가와 육가공업체는 연간 계약 시 두수로만 계약하고 있다. 그러나 가격에 대해서는 경매시장의 시세에 맡기고 있다. 이렇다 보니 경영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생산자는 생산만 할 수 있고, 육가공업체는 경영 예측을 통해 신사업을 계획할 수가 있도록 해야 한다.  외식시장은 가격에 가장 예민하다. 그렇기 때문에 수급의 용이성과 가격의 폭이 적은 수입산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생산자와 육가공업체의 상생을 바탕으로 신뢰가 구축된 가격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김학문 대표(농협안심축산물판매장 풍납시장점)=대형마트의 경우 관리비가 많이 든다.
대형마트로 집중된 소비구조로 인해 유통단계가 축소된 정육점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형마트는 소포장을 위해 용기가 필요하고  매장 수수료, 대면 판매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 등 부대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현재 농협안심축산물분사를 통해 선호하는 부분육만을 받고 있다. 가격의 등락폭도 크지 않고 무엇보다 재고가 없어 감량이나 로스가 없어 경영에도 좋고 소비자들에게도 항상 신선한 고기를 제공할 수 있어 좋다. 즉 대량 구매를 통해 물류비용을 줄이는 것 밖에는 대안이 없다. 농협에서 대량을 구매하고, 안팔리는 부분은 군납으로 하고,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김건수 대표((주)순우리한우)=축산물은 일반 농산물과 달리 반드시 도축, 가공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때문에 단순히 단계가 많다고 해서 유통비용이 과다하다고 볼 수 없다.
유통비용을 줄이고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동네 정육점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것이다. 대량 유통은 반드시 한 단계라도 더 거쳐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동네 정육점은 직접 지육을 구매해 가공하기 때문에 그 만큼 단계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시장을 인위적으로 바꿀수는 없다. 현재의 유통구조가 경쟁력이 없다면 다른 형태로 진화됐을 것이다.
때문에 인위적인 구조조정 보다는 현재의 유통구조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경쟁력을 더 높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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