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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대잇는 父子 축산인의 ‘희망 이야기’(3) / 경기도 이천 신둔양계장 오무홍·한성 부자

“고곡가 시대, 생산성 향상에 힘써야죠…외상사료 쓰지말고”

[축산신문 장지헌 기자]
 
- 산란계 사육으로 대를 잇는 오무홍 한성 부자. 출하직전에 있는 계란을 보며 아버지(왼쪽)가 아들에게 닭을 건강하게 키울 것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닭에서 생산한 계란이 품질도 좋아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 산란계 사육동기
父 “형님 아래서 일 거들다 독립…40년 외길 걸었지요”
子 “내가 제일 잘하는 일이 양계장일이라 생각했습니다”
▶▶ 현재 사육규모와 계획은
父 “이천에서 2만5천수 규모…작지만 알뜰하게”
子 “장호원에서 7만수 규모…더욱 경쟁력있게”
▶▶ 닭 잘 키우려면
父 “철저한 환경 관리 노력…다음날 날씨 반드시 확인”
子 “무창계사 시스템 일부 문제점 보완 하면 경쟁력 있어”
▶▶ 아버지가 말하는 아들, 아들이 말하는 아버지
父 “저보다 낫습니다. 하고자 하는 의욕이 돋보입니다”
子 “밤에도 몇차례씩 계사 온·습도 살펴…존경스러워요”

“앞으로 닭 사육은 늘어나고, 인구는 줄어 소비가 감소할 것을 생각하면 양계산업 전망은 밝지 못하다.”(父)
“결국 경쟁력의 문제다. 규모를 더욱 경쟁력있게 키우고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에 노력하면 비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子)
앞으로 산란계 산업 전망이 어떨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를 잇는 산란계 농장 오무홍(68세)·한성(28세) 부자의 답변이다.
같은 질문이라도 이렇게 아버지는 부정적인 전망인데 비해, 아들은 긍정적인 전망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반갑다.
그렇다. 이 대를 잇는 축산 가족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 목적이 우리 축산의 희망을 말하기 위함에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소정리 33번지, 2만5천수 규모의 신둔양계장. 중부고속도로에서 서이천 진출로를 빠져나와 이천과 광주로 갈라지는 큰 길에서 광주 방향으로 좌회전 하면 왼쪽으로 ‘한국도요’라는 큰 간판이 보이는데 그 바로 옆집이 신둔양계장이다.
굳이 위치를 설명하는 것은 양계장이 큰 길 가에 있는데다 유명한 도자기 판매장 곁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즉 흔히 혐오 시설로 인식되는 양계장이 관광객이 적지 않게 드나드는 곳에 위치해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이 양계장이 깨끗하고, 냄새도 적다는 이야기다. 이 양계장을 찾아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작업복 차림의 오무홍씨가 저만치서 걸어온다. 그런데 걸음걸이가 불편해보였다.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았기 때문이란다. 직감적으로 양계장 관리에 있어 다른 어느 농장보다 각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인이 된 후 형님 아래서 몇 년 양계장 일을 거들다가 70년대 들어 하우스에서 본격적으로 양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며 말문을 연 오무홍씨는 지난 40년 가까이 오직 닭과 함께한 시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어떻게 말로 다하느냐는 듯 기자의 다음 질문을 기다렸다.
“그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들이 세살 때 척추결핵을 앓았습니다. 잘못되면 곱추가 되는 병이었지요. 그 때 수술을 한 이후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고생했습니다.”
아들 한성씨를 새삼 다시 쳐다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한성씨의 모습은 매우 건장한 모습으로 어릴 때 그런 고생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들이 양계업을 물려받기로 한 동기가 더욱 궁금했다.
“저도 처음부터 이 일을 좋아한 것은 아닙니다. 일 하는 것이 힘든 것도 힘든 것이지만 일만하고 자유시간이 없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래서 시내에 가서 취직할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어학연수차 갔다온 적이 있는데 그때 부모와 떨어져 있으면서 고생한 경험이 내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귀국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래도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은 양계장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잘하는 일을 하자고 결심한 것이지요. 마침 장호원에 좋은 농장 매물이 나와서 본격적인 양계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닭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생산성을 높여 나가고 있는 오무홍(가운데) 한성 부자. 오른쪽은 오무홍씨와 함께 양계장을 일궈온 부인 박석순씨.
이천시 장호원읍 나래리에 7만수 규모의 양계장이 바로 그 양계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큰 양계장을 갖고 꿈을 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산란계를 사양관리하는 기술도 아버지보다 아들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은 손사래를 쳤다. 아직 아버지의 경험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닭을 보는 눈이 뛰어 납니다. 특히 중추를 구입할 때 건강한 병아리를 귀신같이 골라냅니다”라며 “아버지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되묻는 표정이다.
이에 아버지는 “닭을 키우는데 있어 환경이 매우 중요합니다. 적당한 온도나 습도 조절이 사료 조절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특히 건강한 닭은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란 것입니다”고 말하자 곁에 앉은 부인 박석순 씨가 거든다.
“이 가근방에는 우리 농장 성적이 가장 나은 편에 속할 것입니다. 산란율이 95~ 97%가 되는데 더욱 중요한 것은 높은 산란피크를 오래도록 지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닭에 대한 남다른 애정 때문일 것입니다.”
축산인치고 자기가 사육하고 있는 가축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만 그래도 남다른 애정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었다.
“아버지께서는 저녁 9시 뉴스를 반드시 봅니다. 정치나 경제 같은 뉴스를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상 정보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내일 날씨 예보에 따라 계사 온도 관리를 하기 위해서죠.”(子)
“밤에도 몇번이나 들락날락하면서 계사 환경에 신경을 씁니다. 남들은 귀찮아서라도 그렇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婦人)
이쯤 되면 농장 성적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한 닭에 대한 애정이 부전자전이면 성적 또한 부전자전이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부자간 견해가 다른 것도 있지 않을까 싶어 물었다. “닭 사육과 관련 의견이 다른 것은 없느냐?”고.
“있습니다. 저는 무창 계사를 구상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신중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창 계사는 관리가 용이해 규모화가 가능하고, 인건비도 절감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몇 가지 시스템상의 문제를 보완하면 승산이 있습니다.”(子)
“닭은 햇볕을 봐야 건강합니다. 마리수를 많이 늘리는 것보다 알뜰하게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父)
세대차이로 볼 수 있는 문제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 사업을 놓고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과 자식의 사업을 더욱 번창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잘 드러난 부자간의 대화가 아닐 수 없다.
사료 값 상승 현안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 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생산성을 올리는 노력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료를 현금 구매해야 합니다. 사료 외상 구입은 이자 부담 때문에 결국은 ‘남좋은 일’만 하고 나는 손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고 맙니다.”(父)
“질병 예방을 위해 농장을 더욱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유지하고, 환기 등에 좀더 신경을 많이 써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합니다.”(子)
마지막으로 앞으로 계획과 부자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들었다.
“앞으로 계획이래야 현행 규모를 유지하면서 더욱 알뜰하게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아들은 저보다 낫습니다. 무언가 하려고 하는 의욕이 있어 좋고, 무엇이든 제할 탓이기 때문에 믿고 지켜볼 것입니다.”(父)
“양계산업 전망이 어렵다 해도 저는 낙관적으로 보고, 규모를 좀 더 경쟁력있게 키워 갈 생각입니다. 아울러 광주 이천 지역의 젊은 양계인들이 다한영농조합법인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중에 가입했습니다만 지역 양계인들과 함께 양계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이런 기반을 갖추기까지 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닭 사육과 관련한 좋은 경험과 노하우는 제가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귀중한 유산입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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