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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정보 범람의 시대, 우리 우유는 괜찮은가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이제 건강한 삶에 집중되고 있다.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고, 영양분을 고려해 식단을 짠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인터넷상에도 건강과 관련된 정보가 넘쳐난다. 기자 본인도 이런 콘텐츠를 즐겨본다. 그런데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보게 된 콘텐츠로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됐다.
영상에선 다이어트에 방해가 되는 음식으로 우유를 피해야 된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이유는 우유 속에 들어간 유당 때문이다.
최근 ‘당’이 비만의 주적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유당도 당의 일종인 만큼 먹으면 살이 찌니 우유 대신 식물성 음료를 섭취하란 것이다.
우유의 영양학적 이점에 대한 기사를 많이 다뤄본 낙농업계 출입 기자로서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었다.
일정량의 식품을 섭취한 후 혈당 상승 정도를 나타내는 혈당(GI)지수로 볼 때 우유는 종류에 따라 30~37 GI로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해 당뇨병 환자에게도 권유되는 식품이다. 반면, 오트음료는 귀리를 액체로 만든 ‘정제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인스타그램을 조금 더 둘러보니 비슷한 내용의 콘텐츠가 한무더기였다.
우려스러운 것은 일반 소비자들은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의 주장에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댓글을 보더라도 이제 우유를 먹지 말아야겠다는 글이 즐비했다.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가 올바르게 식품을 선택할 권리를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은 알고 있을까. 또, 산업의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까.
사실, 이와 비슷한 안티밀크는 이전부터 존재했다. 우리나라에선 2008년 이후 동물보호단체(PETA)나 채식주의자들을 중심으로 우유에 대한 유해논란이 제기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우유의 역습’이라는 서적이 소개되면서 안티밀크가 본격적으로 퍼졌다.
이로 인해 2017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낙농산업 구조개선 방안연구’에 따르면 안티밀크의 영향과 우유가격의 상승으로 2014년 음용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3%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여건과 맞지 않는 해외 논문이나,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함에도 일부 내용만 발췌해 우유가 건강에 해롭다는 식의 오류투성이 정보가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 불편한 시선을 거두기 어려운 이유다.
설상가상 과거와 같이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일회성으로 얻는 시대가 아니다. 알고리즘에 의해 단 한번의 검색으로도 유사한 내용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노출이되고 사용자의 머릿 속에 깊숙이 박힌다.
그리고, 사람은 더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이슈에 반응하고 기억하기 때문에 파급효과는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콘텐츠 제작자들이 안티밀크의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영상을 만들었는지 확인할 순 없지만, 이런 잘못된 정보들로 안티밀크 확산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유가 먹기만 해도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알맞게 채우거나 만병통치약과 같은 식품은 아닐 수 있고, 유당불내증, 알러지로 우유를 먹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팩트는 우유는 건강상 이점이 다양한 식품이고 우리 국민건강 증진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먹거리가 넘쳐나는 시대로 넘어오면서 소비자들에게 이런 사실이 피부에 크게 와닿고 있는지는 고민해볼 문제다.
세계 최고 품질의 안전하고 위생적인 우리 우유의 가치엔 분명 ‘한방’이 있다.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풍족한 삶을 영위하는 소비자들에게 우유가 선택받을 수 있는 홍보 방향의 재탐색이 필요한 시점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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