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어두운 축산업의 현실은 새해가 밝았음에도 희망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축산단체의 대표로서 김삼주 회장은 이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부 와 농가, 단체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을 맞이하는 김삼주 축단협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힘들고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축단협 회장으로 서 한해를 보낸 소회와 새해를 맞는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격동의 한 해를 보냈다. 2024년 갑진년 청룡의 해, 설렘보다 비장함으로 새해를 맞았다. 공과금 및 부자재 비용 상승 등 여전히 생산비 증 가 요인이 가득한 가운데, 물가안정이란 이유로 축 산업은 계속 희생되고 있다. 자국산업 보호 대책 없 는 무관세 수입으로 축산업은 생산기반이 위협받 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규제 민원, 수익성 악화 등 으로 삶을 비관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축산농가도 있었다. 더욱이 소 럼피스킨,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 발생으 로 계속된 긴장감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농가의 산물인 축산자조금에 과도한 간섭으로 인 해 우여곡절이 많았던 해였다.”
- 한우를 대표로 축산업계 전체가 불황에 늪에 빠 져 있는 느낌이다. 나름 자구책을 만들어가려고 노력 하는 모습이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어떤 이유 때 문이고 이떻게 풀어가야 좋을지 생각을 말씀해주시 면 좋겠다.
“한우의 경우 불황의 늪을 미연에 방지하고 우리 후손들에게는 이러한 위기를 겪게 하지 말자는 의 미에서 한우법 제정 추진을 시작했다. 3년차에야 농해수위 문턱에 서있는 상황이다. 지금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국회 동향을 살피며 법통과 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올해 4월엔 총선이 있으므 로 어떤 식으로든 축산의 목소리를 더 강하게 내야 한다.”
- 축산업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점점 악화되고, 축 산인들은 경영난에 빠져있다. 생업인데 질타를 받아 야 하는 현실에 농가들은 상처를 입고, 여론은 축산 인들이 도덕적인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고 질타한다. 자구노력에 대해 국민들에게 우리 축산업의 긍정적 가치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축산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 요하다. 과거 축산자조금연합의 활동이 있었던 것 처럼 나눔축산운동본부를 통하여 축산에 관한 긍 정적 홍보가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방법론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며,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포 인트다. 특히 올해 갑진년 청룡의 용은 전통적으로 우수 성과 권위를 상징한다. 청룡의 해를 맞이하는 올해 에는 우리 축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계적 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 산업의 동력은 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축산인 구의 감소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그 심각 성에 대해 더 이상 미루기 어려운 시기가 온 것 같다. 규모화와 전문화를 독려했지만 이젠 작은 농장과 공 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시급할 것 같다.
“정부와 지자체장들을 만나면 항상 ‘강소농(强小 農)’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소농들의 성공 이야기를 통해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돌아오게끔 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지금의 강소농 육성 정책 은 스마트팜과 결합하여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체 계로 갖춰지고 있다. 농촌지역의 문화, 의료, 교육 서비스 향상 등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강소농 육성이다.”
- 정부와의 관계도 원활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크 다. 대규모 충돌은 없었지만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서 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임기 중 가장 역점을 둔 것 중 하나가 소통이다. 국회와 정부, 농협 등 여러 관계기관과의 소통의 깊이를 더해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다. 농가입장에서 정부와 반대되는 의견이 많았고 이익이 충돌하는 크기만큼 입장차가 확고했다. 이 를 다듬는 과정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긴밀 하게 진행돼 왔지만 그 과정에서 합일을 이루진 못 한 것들이 많다. 정부의 의지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 합일을 이룬 것도 진행이 안 되고 있다. 한우의 경우 송아지생산 안정제에 대한 개선 작업이 4년 전부터 작업이 진 행됐었다. 얼마 전 국회에서도 장관이 직접 송아지 생산제를 거론하며 개선이 다되었다고 얘기했지 만 아직도 무소식이다. 정부가 순박한 농민을 이용 만 한다면 아스팔트 농사가 불가피하다.”
- 국제 정세가 불안한 상황이라 산업의 미래를 예 측하기가 어렵다. 특히, 한우의 경우는 올해가 작년 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생산자 와 학계, 기업, 국회, 정부가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라 고 생각된다.
“한마음 한뜻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협회는 국 회에 사료비 부담과 농가 경영상황 악화 상황을 설 명하면서 농가 사료구매자금 예산 확대, 금리 1% 대로 인하와 2년 거치 일시상환을 3년 거치 2년 분 할상환 등 최대한 경영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 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조사료 예산 지원 확대, 축산물 직거래 판 매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을 국회에 요구중이다. 이밖에 럼피스킨 접종비 및 개량암소 살처분 추가 보상 등의 지원금을 추가적으로 요청했다. 보다 체계적인 계획을 갖고 안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한우법 추진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아직 한우법이 만들어지기 전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각개의 건을 농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부처와 국회의원마다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 농촌소멸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최근 축단협이 후원한 토론회에서는 농촌소멸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 적 방법이 축산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물론 선결해야 할 문제들이 없지 않지만 이것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 지는 축산업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여진다.
“아까 언급한 강소농 육성과 연결된다. 특히 한 우는 중소규모 농가도 충분히 소득을 낼 수 있는 유일한 품목이다. 한우산업의 경우 전후방 연관 산 업을 합하면 연간 13조원이 넘는 생산액 규모다. 돼지생산액은 쌀을 제쳤고 계란과 닭고기, 우유는 국민이 매일 섭취하는 필수 영양소다. 축산업은 경축순환, 자급률 향상을 통한 식량안 보 확립, 일자리 및 안정적인 소득 창출로 사회전체 를 선순환 구조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축 산업의 힘은 곧 국력이다. 노력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기대할 수 있는 농 업, 무궁한 잠재력을 가진 새로운 삶의 터전인 농 촌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이 모든 자원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 가축질병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농가 스스로가 경각심을 가져야 하고, 정부도 합리적 신고 보상 시스템과 방역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할 것 같다.
“한우는 아찔했던 경험이 있다. 4년 만에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확보하며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등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기념 행사가 예정된 전날 구제역이 터졌다. 이력제 등 사후관리와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었기 때문에 정부가 상대국에 설명하고 다 행히 수출을 할 수 있었던 사건이다. 가축질병이 축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었던 단적인 예로 남을 뻔 했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일념이 모 두의 공동의식으로 함양될 수 있도록 협회단위에 서 더욱 계도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보다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홍보를 위해 정 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고, 조기신고 및 확산 방지를 독려차원에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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