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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경쟁력 있는 현장> 여주 상일목장

목부·헬퍼·검정원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이 ‘힘’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건유기 영양공급 중요성 강조, 번식 우선순위로 관리 필요
공익형 직불제 도입, 후계농 위한 정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사업 실패로 낙농업 종사 계기

농업관련 사업을 했던 이광희 대표는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당시 서울우유협동조합에 근무하던 친인척의 제안에 따라 쉬어가는 의미로 목부일을 시작하면서 낙농의 꿈을 키웠다. 
2001년 목부일을 시작으로 서울우유에서 헬퍼와 검정원까지 도합 7년동안 풍부한 현장경험을 쌓았다. 
이 대표는 헬퍼와 검정원 생활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지 않았다. 
아픈소가 있으면 축주에게 허락을 받고 하루종일 매달려서라도 살릴 수 있는 소는 끝까지 고쳤다. 
이러한 노력덕에 보통 헬퍼가 20개의 목장을 돌아다니는 반면, 그는 70 곳을 방문할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아졌고, 양평의 서울우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게 됐다. 
이후 서울우유협동조합원 자격을 얻었지만 그는 조합원을 포기하고 매일유업에 납유를 선택했다. 
이 대표는 “서울우유 조합원이 되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당장엔 먹고사는 일이 시급했고, 규모를 키우는 것이 최우선의 목표였다. 당시 서울우유와 매일유업간 쿼터 가격이 3배 가까이 차이가 났기 때문에 우유를 많이 짜기 위해 매일유업 쿼터를 400kg 구매해서 젖을 짜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번식이 잘되면 수익은 따라온다

그는 목표대로 빠르게 규모를 키워나갔다. 3년만에 쿼터를 2천800kg까지 늘렸다. 
이를 위해 이 대표는 폐소를 찾았다고 한다. 
그는 “남들이 보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폐소 가격이 일반 소에 비해 1/10 쌌다. 보통 유방염이나, 기립불능인 소들이 고능력우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일단 치료가 되면 우리 목장의 든든한 자산이 됐다. 폐소를 고쳐 두당 유량이 일평균 40kg를 넘기기도 하면서 전국에서 목장을 견학하기 위해 찾아오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육성우 비중을 최소화했다. 대신 소의 건강성을 우선으로 한 사양관리로 산차를 늘리는데 집중했다. 
이 대표는 “소가 건강하고, 번식이 잘되고, 산차가 높아지면 육성우를 많이 가져갈 필요도 없고, 유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이에 개량도 유량보다는 수명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건유기는 착유기의 연장선으로 보고 사양관리를 해야 한다. 착유가 끝난 건유기에도 소의 능력에 맞는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해 주면, 수태율도 높아지고, 분만 후 대사성 질병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5년 청주 상록 리조트서 개최된 낙농공감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 중에선 유일하게 농가로 참여해 건유기 사양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림으로써 우리나라 낙농업계에 새로운 건유기 사양 프로그램이 도입될 수 있는 터닝포인트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고정관념 버리고 새로움 추구해야  

이 대표는 현재 네이버 밴드 ‘실전낙농’의 방장을 맡아 농가 컨설팅에 힘쓰고 있다. 
한달에 약 20여 농가를 방문하면서 목장주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해결해 주고 있는 그는 컨설팅을 통해 본인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새로운 사양관리 방법을 제시했을 때 농가들이 잘 따라와주고 성적이 좋지는 것을 보며 고맙고 소중한 시간임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론적인 것만 붙들고 늘어지면 더 이상 진일보 할 수 없다. 목장마다 세부적인 사양관리 방법은 다 다르다. 목장에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배우고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내 목장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으로, 도전을 추구해야지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철학처럼 이 대표는 농업회사업인 보은목장을 설립해 기능성첨가제를 농가들에게 공급함으로써 사용농가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으며, 농가 8곳과 새만금칠공구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100% 국내산 조사료로 만든 TMR을 통해 질 좋은 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조사료 정책이 농가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을 수 있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부에선 국산 조사료 많이 심으라고 하는데, 조사료 재배를 위한 노동력, 자금력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농가들이 국산 조사료를 재배하고 사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농의 미래, 후계농 위한 정책 만들어야 
현재 이 대표는 외부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대신 10년 전 후계자로 들어온 아들 상일 씨가 2018년 목장을 양평에서 여주로 이전하면서 명의를 물려 받아 전반적인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다. 사육 규모는 착유우 60~70두에 매일유업 쿼터 2천100kg, 일평균 두당 생산량은 36kg다. 
이 대표는 심리상담사는 아니지만 후계자를 두고 있는 만큼 컨설팅을 다니면서 1세대와 2세대간 갈등을 해결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목장의 미래를 위해 후계자가 들어왔는데, 의견차이로 서로 얼굴도 안볼 정도로 관계가 틀어지는 사례를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이 때문에 심리학 공부도 하고 아들에게 했던 경험을 토대로 관계를 개선해주는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낙농산업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고, 신규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업 특성상, 후계농 유입이 되지 않는다면 생산기반은 급속도로 무너질 것”이라며 “낙농 2세들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칠 필요가 있으며, 낙농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직불제 도입을 통해 경영안정장치를 마련하고, 국산 원유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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