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가축시장 유찰두수 많아 헐값 판매도
사료값 상승 불안감에 사육의지 꺾여
한우 산지 시세가 불안정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가축시장에서는 유찰이 속출하 고 장외거래를 통해 시세의 절반 가격에 팔리는 것도 다반사다. 사 육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농가들의 사육 의지가 크게 꺾인 것으로 보여진다.
가축시장 평균 거래가격도 작년 보다 크게 떨어졌다.
9월 기준 송아지 평균 가격은 수 송아지가 425만1천원, 암송아지 는 285만9천원을 기록했다. 평균 가격은 355만5천원으로 전년 대비 18.1%가 하락했다.
문제는 가격보다 유찰 두수가 너 무 많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열린 양평축협 가축시 장의 경매 결과 출장소 279두 가운 데 22마리가 유찰됐다. 경락가격은 암송아지의 경우 전장 대비 42만2 천원이 떨어진 253만8천원, 수송아 지는 전장 대비 40만1천원이 떨어 진 313만1천원에 거래됐다.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에 대해 한우 전문가들은 농가들의 불 안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다. 특히, 사료값 상승이 농가들의 불안심리에 불을 붙였다고 지적하 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한우 사육두수 과 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그럼에도 농가들은 뜨거운 사육 의지를 불태 웠다. 떨어질 줄 모르고 높이 날았 던 경락가격이 그 이유였다. 하지 만 배합사료와 조사료 가격의 상승 에 농가들은 얼어 붙었다”며 “사료 값 상승은 사육두수와 직접적인 관 련이 있기 때문에 농가로서는 입식 과 번식에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 사육 현장에서는 자칫하다가는 사 료비도 못 건질 수 있다는 말이 나 오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입식에 부담을 느낀 농가들 이 구매를 줄이면서 가축시장의 시 세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가축시장 관계자는 “출하가 평 소보다 크게 많아졌다고 보기는 어 렵다. 입식 수요가 예전 같지 않다. 가축시장에 나오는 농가의 수가 눈 에 띄게 줄었고, 입찰기를 받아 가 는 농가도 평소보다 줄어든 것 같 다”고 말했다.
유찰에 따른 장외거래도 성행하 고 있다.
한 한우농가는 “유찰된 송아지 를 골라 시세의 절반 가격에 가져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 대규모 사육장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 다. 이런 기회에 헐값에 소를 모아 규모를 늘리려는 것 같다. 억울하 지만 농가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 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경기도 양평시장에서 만난 한 농가는 “수십년 넘게 소를 키웠지만 이렇게 불안해보기는 처 음이다. 어려워도 내가 잘 하면 된 다고 생각했고, 소값이 떨어져도 송 아지값도 내려가면 생산비는 건질 수 있으니까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 다. 하지만 지금은 배합사료와 조사 료값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 로 올랐다. 당장 사육두수를 줄여 사료값 지출을 줄이는 것 말고는 방 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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