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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산업 경쟁력, 기본에 달려 있다


양창범 석좌교수(제주대학교)


코로나19와 폭염 등으로 여러 가지 산업이 어렵다. 축산업도 예외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사랑과 격려, 농장주 등의 노력으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생각해야 하는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경쟁력’이라는 단어가 아닐는지? 개인의 삶이나 기업(산업)의 생존을 위해서 늘 고민하고 투자하는 것이 경쟁력을 얻기 위함일 것이다. 돈이나 자원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만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원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는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 경쟁에서 앞서거나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우리는 경쟁력이라고 한다. 기업의 경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소비자에게 선택 받을 상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품질, 가격, 디자인, 서비스, 기능 등에서 우수한 제품 개발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축산업에서의 경쟁력은 어떠한가? 개별 농장의 입장에서는 생산비 절감, 품질과 유통의 개선 등에 노력할 것이고, 국제경쟁의 측면에서는 국산 축산물이 수입산 축산물과 비교하여 품질과 가격 등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물음을 하게 된다. 특히 코로나19 시대와 향후 변화하는 사회 질서 속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 또한 가지게 된다. 물론 국가 정책 및 R&D 기관에서는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 확보, 친환경 축산, 농가경영 안정, 생산기반 유지, 미래성장 산업화 등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정책 지원과 기술 개발에 더욱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의 근간은 축산을 영위하는 농장에서 출발이 이루어져야 하고, 농장주가 핵심 주체이며 이러한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하는 진정한 리더라고 생각한다면 과한 표현일까?

크게는 우리나라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 적게는 개별 농장의 경쟁력 또는 발전을 위해서는 고루한 말이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아주 쉬운 표현을 빌리자면 가축에게 사료를 급여하는 방법이 축종별, 성장단계별, 농장별로 차이가 있겠으나 ‘적정한 량의 사료를 정해진 시간에 잘 급여하는 것’ 즉 가축이 필요한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 기본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ICT 발달로 여러 농장에서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여 과학적인 사양관리 기술 개선이 빠르게 진행되고는 있으나, 일부 농장의 경우 본업인 가축을 관리(축산경영)하는 일 보다는 번외의 일 또는 취미에 더 바쁘게 정열을 쏟지는 않았는지를 겸허하게 되물어 볼 필요는 없는지? 최근 기업들이 ESG 경영 즉 친환경(E)·사회적 가치(S)·투명한 지배구조(G) 경영을 모토로 전력투구하려는 노력 또는 국민의 공감을 얻으려는 추세이다. 우리나라의 축산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여름에 축산경영학 교재를 읽을 기회가 있어 다시 훑어 보던 중 ‘축산경영자의 5대 능력’이라는 주제와 마주하게 되었다. 잘 아는 내용으로 생각하지만,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가 경영자의 ‘정신능력’이다. 목표와 신념, 자기암시와 창조력 등 여러 가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핵심은 건전한 목표를 세워, 신념을 가지고, 창조력을 발휘하면서 조직적으로 계획을 실천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둘째가 경영자의 ‘육체적 능력’을 제시하고 있다. 경영자가 경영활동에 최선의 능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건강의 필수적이고, 건강한 육체에서 건전한 정신의 나온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셋째가 경영자의 ‘이론적 능력’이다. ‘아는 것이 힘이다’를 강조하고 있다. 축산경영을 위하여 여러 가지 필요한 과학적인 이론을 터득하고, 특히 경영진단 및 분석, 경영개선 등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넷째로는 경영자의 ‘기술적 능력’이다. 공부한 이론을 생산성에 연결시키는 기술적인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기술은 오랜 경험과 실습에 의해서 향상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섯째가 경영자의 ‘경제적 능력’이다. 경영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자본이다. 경영에서 경영규모가 영세할 때에는 적정규모보다 불리하다. 적정규모로 확대해야 할 경우에도 자본이 필요하고, 시설보완을 하는 것이 경영상 유리한 경우에는 과감히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하고 있다. 위에서 제시한 ‘축산경영자의 5대 능력’은 축산경영자(농장주)의 경험과 자질 등에 따라 개인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다. 

필자가 이번 글에서 축산경영자의 능력을 언급하는 주된 이유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것이 농장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근간이 아닌가 생각에서 출발했다. 또한 코로나19 시대에 어렵게 농장을 지키는 농장주 또는 연관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온고지신(溫故知新) 즉 옛 학문을 되풀이하여 연구하고, 현실을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학문을 이해하여야 비로소 남의 스승이 될 자격이 있다는 뜻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여 소개하였다. 끝으로 축산업, 축산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농장주(축산경영자)가 행복하고, 보람과 존경을 받는 업(業)으로 인정을 받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코로나19와 폭염 속에서도 고생하시는 축산인들께 위로와 응원을 보내드린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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