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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경쟁력 있는 현장 / 전남 나주 ‘하얀목장’

사육규모 줄여 경영효율 개선…“기대 이상의 변화”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최근 낙농가들의 최고 골칫거리를 꼽으라면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 시행으로 인한 축분처리 문제일 것이다. 특히 젖소의 축분은 타축종에 비해 분 자체의 수분함량이 높고 질어 부숙이 어렵고, 처리업체서도 기피하고 있어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육두수를 줄이는 과감한 결정으로 넘쳐나는 축분문제 해결 뿐만 아니라 경영효율을 개선한 목장이 있다. 바로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하얀목장(대표 유동수)이다.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하얀목장의 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축분 처리부담 경감 위해 착유우 93두서 73두로

규모보단 내실…환경 개선·원유성적 향상 효과로


적정사육두수 유지로 축분 고민 해결 

어렸을 때부터 축산에 관심이 많았던 유동수 대표는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암대학교 축산학과에서 목장실습을 하며 낙농에 매력을 느꼈다. 

졸업 후 사료회사와 오리농장을 거쳐 꿈에 그리던 낙농을 시작한 것은 1993년이라고 한다. 

유 대표는 “젖소를 키웠으면 좋겠다고 눈여겨 봐오던 목장이 IMF 때 임대로 나왔고, 이를 기회 삼아 젖소 5마리로 낙농에 뛰어들었다.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힘든지도 모르고 노력한 덕분에 5년 만에 내 소유의 목장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하얀목장의 사육규모는 총 사육두수 150마리 중 착유우가 73마리로 낙농진흥회 쿼터 2천500kg을 보유하고 있으며, 8년 전부터 한우를 키우기 시작해 지금은 200두를 사육하고 있다. 

유 대표는 한때 착유우 93두에 쿼터 3톤을 가지고 있었지만 500kg을 팔면서 착유우도 20두 줄였다. 가장 큰 이유는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축분 처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규모를 줄이기 전에는 300평 퇴비사가 6개월만에 가득 찼다. 축사 내에서도 축분이 계속 발생하다보니 바닥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질 못했다. 목장을 확장하고 싶어도 제약이 많아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며 “고민 끝에 목장을 계속하려면 생산량을 줄이더라도 적정사육두수를 맞춰 축분문제를 해결해야 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사육규모를 줄인 하얀목장에는 기대 이상의 변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젖소가 줄어든 만큼 축분발생량이 적어진 것은 물론, 운동장에서 축분이 잘 마르다보니 바닥관리가 수월해졌으며, 퇴비장으로 옮겨지는 축분도 확연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밀사에서 해방되면서 목장 환경이 개선된 덕분에 원유 성적도 덩달아 좋아졌다.  

실제로 하얀목장의 두당 일평균 생산량은 34~35kg을 유지하고 있으며, 원유품질도 체세포수 13만5천(1등급), 세균수 5천(1A급), 지방 3.89, 유단백 3.24로 우수한 성적을 자랑한다.

유 대표는 “무조건 사육규모를 키우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사육두수를 줄이고 보니, 오히려 노동력은 줄어들면서 경영효율이 개선됐다”며 “다만 사육규모를 줄이는 대신 고능력우 중심으로 사육하는 것이 축분처리의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으나, 목장마다 여건이 다른 만큼 다양한 측면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낙농가들이 안심하고 착유를 할 수 있다. 규제완화를 통해 여력이 되는 목장이 퇴비사를 확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하고, 이조차 불가능한 목장은 축·낙협이 나서 일정 부분 퇴비처리를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에 대한 관심이 최고의 관리 비법

유 대표는 사양관리에 있어 중요한 점으로 소를 많이 관찰하는 것을 강조했다. 최근 자동급여기 사용을 중단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현재는 TMR을 급여하면서, 개체별 상태에 맞춰 첨가제를 드레싱해서 급여하고 있다고 한다. 

유 대표는 “어느순간 기계에 의존하면서 소를 관찰하는데 소흘해졌다는 것을 느껴 자동급이기를 치웠다. 조금 수고스럽긴 하지만 소를 자주 관찰하다보니 소들의 상태가 더 좋아졌다”며 “낙농의 규모화로 좀 더 편리한 사양관리 방식이 연구되면서 스마트팜이 발전하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안쓰느니만 못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중하게 도입을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유 대표는 소들의 건강관리와 고품질의 원유 생산을 위해 조사료를 급여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유 대표는 3만평의 부지에서 수단그라스를 재배하고 있으며, 조사료법인체를 운영하면서 농가와 계약해 라이그라스를 매입하고 있다. 옥수수는 직접 구매하고 있는데 수입산 보다 알곡이 굵고 영양가가 우수한 국산을 급여하고 있다고 한다. 

유 대표는 “농협사료를 전이용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양질의 조사료가 뒷받침되다보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혐오 아닌 상생하는 축산으로 인식되길 

유 대표는 한국낙농육우협회 나주시지회장과 나주낙우회장을 맡아 낙농가들의 권익보호에 힘쓰는 한편, 나주낙우회 청년분과위원회와 분기별로 회의도 함께 주관하고 낙농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2세와의 관계 형성을 도모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유 대표는 “낙농가들이 행복하게 오래도록 목장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앞으로 2세들이 점차 늘어날 텐데, 그들이 지속가능한 낙농을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혐오가 아닌 상생으로 바뀔 수 있도록 축산업계의 단합된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 대표는 앞으로도 사육규모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 대표는 “낙농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다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문제가 될 것이다. 환경적 부담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목장을 좀 더 편안하고 길게 이끌어가기 위해선 생산량을 점차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 사육하고 있는 한우를 젖소목장과 분리해 체계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춰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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