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소규모 부업농가 가속 소멸…송아지 공급기반 위축
“우수 밑소가 원천”…비육·번식 함께 사육농장 확산
한우사육농가의 규모화·전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우사육구조마저 바뀌고 있다.
올 2분기(2020년 6월말) 현재 한우 100두 이상 사육농가는 7천792농가로 전체 한우사육농가 9만3천 농가 중 8.3%를 차지했다. 10년 전 100두 이상은 3천831농가였다.
이들이 사육하고 있는 한우는 132만2천484두로 전체 한우사육두수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100두 미만의 농가는 전체 농가 중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육두수 기준으로는 58.4%만을 사육하고 있는 셈이다.
한우산업의 사육구조가 빠르게 전업화·규모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우 농가 수는 급감하고 있음에도 전체 사육두수는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 기준 전체 사육두수는 247만여 두에서 2020년 2분기 현재는 317만여 두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농가수는 감소했다. 2009년 17만4천여농가에서 2020년 2분기 현재 농가 수는 9만3천여농가로 50%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100두 이상의 농가는 3천831개에서 7천792개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소규모 농가의 감소, 대규모 농가의 증가가 동시에 일어났음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10두 미만의 농가수 감소가 두드러진다. 10두 미만의 농가수는 2009년 11만2천 농가에서 2020년 2분기 3만5천 농가로 감소했다. 부업규모의 농가가 빠르게 소멸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번식형태로 한우산업에 있어 송아지 공급기지의 역할을 해왔다. 이들의 감소는 가축시장에서 거래되는 송아지 공급가격의 상승과도 관련이 있다.
송아지 가격의 상승은 사육의 형태 또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 규모화 된 농장의 경우 대부분 송아지를 외부에서 구입해 비육해 출하하는 비육전문 농장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농장들은 번식우와 비육을 함께하는 일관사육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소규모 번식농가의 감소로 원활한 밑소(송아지) 공급이 어려워진 비육농가들이 송아지를 직접 생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한우 전문가는 “현 한우사육구조상 대규모 농가의 송아지 수요를 소규모 번식농가가 채워주기 어렵다. 비육농가들은 송아지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번식우를 생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향후 농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우량한 번식우를 보유하고,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하느냐로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과거에 비해 송아지 공급 기반, 풀(pool)이 좁아진 상태다. 규모화 된 일관농장의 경우 자기 농장에서 키워 출하할 우수한 능력의 송아지는 제외하고, 시장에 판매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진 개체들일 가능성이 높다. 가축시장에서 좋은 송아지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아지는 경우가 바로 이런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규모화된 농장일수록 안정적인 번식기반을 갖추는 것이 기본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