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무분별한 환원유와 수입 멸균유 유통으로 국내 원유소비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환원유는 탈지분유를 물에 녹여 유지방을 첨가해 제조한 제품으로 원유보다 값싼 원재료 가격으로 인해 일반 우유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원유 30%, 탈지분유 69%를 함유하고 있는 국내 P사의 환원유 제품의 경우 대형 쇼핑몰에서 900ml에 1천500원 수준으로 국내 백색우유 평균 가격인 2천500원보다 1천원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수입 탈지분유를 사용할 경우 그 가격은 더욱 낮아진다. 그 대신 환원유는 공정 특성상 지용성 비타민A, 무기질 등의 함량이 신선한 우유에 비해 부족하고 맛에서도 뒤쳐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환원유와 일반 우유 제품을 혼동할 수 있어 명확한 환원유 표시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환원유의 경우 가공유로 분류되고 있는데다 제품의 이름에 ‘우유’,‘밀크’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제재가 없다보니 소비자들이 단순히 상품명과 가격만 보고 저렴한 일반 우유 제품으로 오인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환원유의 ‘우유’명칭 사용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수입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외산 멸균유 또한 원유자급률을 위협하며 국내 원유소비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덴마크, 폴란드, 이탈리아, 독일, 영국, 태국 등에서 수입한 멸균우유를 온라인을 통해 일반우유보다 저렴한 리터당 1천500원에서 1천900원에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가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은 약 4천300톤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앞으로 수입량은 점차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저렴한 가격으로 관세만 지불하면 아무런 제한 없이 국내에 유통이 가능한 멸균유에 대비해 국내 낙농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낙농업계 관계자는 “원유자급률이 계속해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환원유에 대한 소비자의 오해와 무분별한 멸균유 수입으로 낙농산업의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환원유에 ‘우유’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며, 국내 수입업체의 무분별한 멸균유 수입을 제어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안전하고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