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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축산 발목 잡는 ‘독소조항’ 뽑아내야

당초 법률 취지 퇴색…개인 재산권 침해 넘어 산업 발전 저해하는 ‘덫’으로 활용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산업 폐해 심각…위헌 논란까지

정치권·법조계 “발굴·개선 시급”


축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한 각종 법률이 당초 취지를 벗어나 개인의 재산권은 물론 산업 전체를 규제하는 도구로 활용되면서 위헌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무허가축사 사태를 통해 그 폐해를 통감하고 있는 축산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도 이를 가능케 하는 축산 관련 법률의 각종 독소조항을 발굴,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이하 가축분뇨법)이 지목되고 있다.

지역주민의 생활환경보전 또는 상수원의 수질보전을 위해 가축사육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지역을 해당 지자체의 조례로 지정 고시토록 한다는 가축분뇨법의 한 조항이 일선 지자체의 ‘축산 몰아내기’에 동원되면서, 국내 가축사육기반의 근간을 흔드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것만으로 부족했는지 가축분뇨법 개정을 통해 무허가축사에 대한 사용중지와 폐쇄명령까지 가능한 근거를 삽입, 최근의 무허가축사 사태를 촉발시킨 단초를 제공했다.

축산업계는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거나 적정하게 처리,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임을 명시한 가축분뇨법의 목적에 주목하고 있다. 불법적인 가축분뇨 처리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비롯한 행정처벌 조항까지 별도로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목적을 벗어나 건축법에서 다뤄져야 할 무허가 건축물에 대한 행정규제를 통해 사유재산, 나아가 한 산업의 운명까지 좌우할 정도로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자체에 부여하는 가축분뇨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비단 가축분뇨법 뿐 만 아니다.

최근에는 효율적인 가축 질병방역을 위한 가축전염병예방법(이하 가전법)이 오히려 가축사육 자체를 못하게 하는 규제로 이용되는 ‘기현상’ 마저 벌어지고 있다.

AI 발생 차단을 이유로 가전법에 새로이 포함된 오리농가의 휴지기제가 바로 그것이다. 일부 지자체들이 이 조항을 근거로 일년에 절반이상을 관내 오리사육을 금지시키면서 농가들의 생계 위협은 물론 오리산업 자체가 반토막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축산업계에서는 “방역은 축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가축사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방역과 관련 법률이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도 이러한 현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일 방역정책 개선을 촉구하는 오리업계의 단식농성장을 찾은 이언주 국회의원(바른미래, 경기광명시을)은 “정상적으로 오리 사육을 못하도록 하는 과도한 방역조치는 명백한 재산권 침해임에도 불구, 헌법이 보장하는 정당한 보상조차 이행하지 않는 것은 그야말로 공산주의국가식 정책”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의사출신인 법무법인 수호의 이형찬 변호사는 “보상규정이 명확치 않은 이동제한 규정 등 가전법은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입법 과정의 결함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농장의 HACCP 의무화를 위한 축산물위생관리법도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 조차 축산물 안전성 관련 법률과 제도가 그 어느 나라 보다 엄격한 국내 현실에서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사육단계의 권장사항 까지 법률로 의무화 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정부에서는 사실상 지자체 관리하의 양분총량제 시행도 예고하고 있어 가축사육거리제한을 뛰어넘는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

축산업계는 이에 대해 “식량산업으로서 축산업의 가치는 외면한 채 극히 일부의 부정적인 사례를 축산업 전체의 문제로 호도, 우범지대와 같은 시각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접근하고 있는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며 “식량산업 전체를 규제하는 각종 축산 관련 법률의 독소조항은 하루빨리 제거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