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산기업 속속 출현…대규모 자본 유치 잇따라
첨단기술로 ‘진짜 고기’ 가격 · 맛 따라잡기 안간힘
인공육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해외에서 인공육 생산기업이 속속 출현, 맛은 물론 경제성까지 점차 갖출 수 있는 연구와 투자가 이어지면서 가축사육을 통해 생산물을 얻고 있는 기존 축산업계를 위협할 미래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정P&C연구소(대표 정영철)는 최근 전 세계적인 인공육 생산현황과 시장흐름을 집중 조명,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르면 전통적인 방법을 통해 생산되고 있는 축산물 대체시도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주로 콩을 중심으로 한 식물재료 기반의 인공육이 전부였지만 맛을 따라 잡기에는 무리였다.
◆ 지방맛 실현까지
하지만 2011년 설립된 미국 Impossible Foods사의 경우 진짜 쇠고기 햄버거 패티의 맛, 냄새 등을 분자수준으로 분석한 후 핵심요소인 헤모글로빈을 콩과 식물뿌리에서 추출, 사용함으로써 지금까지 출시된 어느 제품보다 진짜 고기에 근접한 햄버거 패티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회사는 레그 헤모글로빈이라는 heme 단백질을 추출, 진짜 햄버거처럼 핏물같은 붉은 액체가 나오도록 한 것은 물론 감자단백질과 코코넛 오일로 지방맛을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내 43개 고급 레스토랑을 중심으로 이 회사의 햄버거 패티를 사용하고 있는데 햄버거 1개당 약 18달러 판매되고 있다. Impossible Foods사는 지난해 3월 미국 오클랜드에 매월 400만개 패티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Impossible Foods사와 식물 유래 인공육 생산의 양대산맥으로 평가받는 미국 Beyond Meat사의 경우 영화배우 디카프리오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게이츠, 전 맥도날드 CEO까지 투자,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의 육류업체인 Tyson Foods사의 경우 지난해 이 회사주식 5%를 구입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친환경 버거임을 홍보하고 빠르게 판매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 “파운드당 10불로 낮출 것”
기존 축산물의 대체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2013년 3월 네덜란드의 회사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배양육 햄버거를 소개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구글 설립자의 한명인 세르게이 브린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Mosa Meat’라는 회사는 당시 파운드(약 453g)당 3만2천500달러, 한화로 3천900여만원에 달하던 세포배양육 햄버거가격을 4년후인 2017년엔 27~35달러까지 낮출 수 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16년 이 가격을 실현했으며 5년후엔 실제 쇠고기와 경쟁할수 있는 1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소개될 당시 진짜 쇠고기로 만든 햄버거와 비교해 맛이 없다는 평론가의 지적도 이어졌지만 최신 제품은 이러한 문제점도 해결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Memphis Meats사 역시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 전용시설에서 배양해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제품, ‘Clean Meat’의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2015년 설립된 이 회사는 ‘Clean Meat’ 제품 가격을 2016년 파운드당 9천달러까지 낮췄으며 당시 1년후 3천800달러까지 낮출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공육시장 기업이 속속 출현하자 기존 위협을 느낀 기존의 대형농축산기업도 투자를 늘리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카길사는 자체생산 동물세포를 통해 고기를 만들기 위한 초기기술투자를 결정했다.
타이슨 푸드의 경우 1억5천만달러 규모의 벤처기업을 설립, Beyond Meat사의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캐나다 최대 육가공업체인 Maple Leaf Foods사 역시 식물재료를 기반으로 소시지, 버거를 생산하는 Field Roast사를 매입했다.
지난해까지 Impossible Foods사는 2억5천만달러를, Beyond Meat사는 4천890만달러, Memphis Meats사는 1천990만달러를 각각 투자받았다.
◆ 별도 규제 필요성도
이에 따라 가축사육을 통해 ‘진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는 축산업계의 우려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아틀란타에서 개최된 IPPE(International Production and Processing Expo), 육류 가공 엑스포에서 북미 육류연구소(NAMI)는 성장세를 보이는 실험실 또는 공장식배양육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정부의 가이드라인 설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P&C연구소 정영철 대표는 “공상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소의 세포를 배양한 인공 햄버거를 생산해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구나 막연한 오해로 진짜 축산물을 기피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축산물 생산업계는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보다 정밀히 조사해 새로운 ‘유사 육류’ 와 축산식품에 대한 전략을 지금부터 수립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