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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가축분뇨법, 환경부 소관부터 잘못

무허가축사 적법화, 이대론 축산 재앙<1> / 잘못 끼워진 첫 단추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오는 3월 24일이면 무허가축사에 대한 적법화 기한이 사실상 만료된다. 한국축산업계 운명의 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지금까지 적법화율을 고려하면 국내 양축농가의 절반이상이 강제로 문을 닫고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에 일부 축산지도자는 ‘한국 축산업이 사형선고를 받는 날’로 규정하기도 했다. 축산업계는 한 목소리로 적법화 기한 연장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불가’라는 기존의 입장만을 거듭하고 있다.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 개정의 열쇠를 쥐고 있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귀를 닫고 있다. 가축분뇨법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축산업계의 줄기찬 요구를 외면하고 있는 정부와 국회, 그 결과가 불러올 파장은 무엇인지 다시한번 정리해 보았다.

 

>>글 싣는 순서

1. 잘못 끼워진 첫 단추
2. 같은 무허가 달라지는 운명
3. 하루아침에 실업자 될 판
4. 우군이 없다
5. 생로는 없나 

 

 

 축분뇨 자원화 위한 법이 기형적 철퇴 작용
 관련부처 대책 수차례 번복…적법화 ‘발목’
환경부, 슬그머니 법개정…‘소급규제’ 논란

 

국내 축산업계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는 가축분뇨법 개정은 지난 2011년 4대강 오염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발단이 됐다. 감사원측이 무허가축사를 4대강을 오염시키는 주 원인으로 지목, 관련부처에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축산업계에서는 단순히 가축분뇨가 검출됐다는 것만으로 환경오염을 설명하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가축사육시설, 즉 축사를 일반 공장과 같은 시각으로 접근한 ‘무지’가 맞물린 결과물이라며 강한 불만이 표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축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만 아니라 규제 중심의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부가 해당사안이 다뤄질 가축분뇨법의 소관부처라는 사실은 국내 축산업계의 큰 우려를 자아냈다.

# ‘법위의 법’ 군림
축산업계의 우려는 기우에 그치지 않았다. 환경부는 감사원 감사의 후속조치라는 명분하에 이듬해인 2012년 5월 7일 무허가축사에 대한 폐쇄 및 사용중지 명령을 주요 골자로 하는 가축분뇨법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에 이른다.
가축분뇨를 자원의 시각으로 접근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률이 오히려 한국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식량산업을 위기로 몰아가는 ‘괴물’을 출산해 낸 것이다.
축산업계는 가축분뇨법의 목적에 ‘가축분뇨를 자원화하거나 적정하게 처리,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것’임이 명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법에서 다뤄져야 할 무허가 건축물에 대한 행정규제까지 담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축사 및 가축분뇨 처리시설 설치 허가시 타 법률 사항까지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등 ‘법위의 법’ 으로 군림, 수십년간 생계수단으로 이용돼온 축사에 대한 사용중지와 폐쇄명령을 통해 헌법으로 보장된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생존권을 박탈하는 데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축법 등 타 법률에서는 무허가 건물의 일괄규제를 피하고 계속된 연장조치 및 유예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축산단체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되돌아보면 가축분뇨법의 소관부처가 환경부라는 사실 자체가 축산업으로서는 재앙의 시작이었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 유권해석 제멋대로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면서 무허가축사의 적법화를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무허가축사 규제를 담은 가축분뇨법 개정이 축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개정된 가축분뇨법이 시행(’15년 3월 25일)된지 8개월 정도가 지난 ’15년 11월경 환경부, 농식품부, 국토부 등 관련부처 합동으로 무허가축사 개선 세부실시 요령을 내놓게 된다.
‘선대책, 후시행’ 이라는 당초 약속을 외면했을 뿐 만 아니라 축산업계 입장에선 적법화 기한의 1/3에 가까운 기회가 박탈된 셈이다.
그나마도 각종 인허가권을 가진 지자체의 협조 없이는 적법화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세부실시 요령에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담겨지지 않았다는 축산업계의 불만을 사왔다.

정부는 이에따른 축산업계의 추가 대책요구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오히려 관련부처 합동으로 3개부처 합동으로 만들어진 무허가축사 개선 세부실시 요령을 당초 취지와 다르게 제멋대로 해석하거나 수차례 번복, 양축현장의 혼란가중과 함께 적법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축사육제한지역이라도 무허가축사 대책이 확정된 2013년 3월20일 이전에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는 적법화가 가능토록 특례적용이 이뤄지도록 명시했지만 이후 유권해석을 통해 조례개정 이후 시설은 불가하다고 뒤엎은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 당초 신규농가 규제 국한
최근에는 당초 개정된 가축분뇨법의 적용 대상이 신규농가에 국한돼 있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축산관련단체협의회에 따르면 ’15년 3월25일 시행된 가축분뇨법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규모이상의 배출시설을 설치하려자는 자’로 국한돼 있었지만 환경부는 그해 12월1일 재개정을 통해 ‘설치? 운영중인 자’ 를 새로이 추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기존 축산농가까지 소급규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축산업계에 대한 청문, 공청회 등의 절차가 전혀없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한 의혹까지 증폭되고 있다.
축단협 문정진 회장은 “가축분뇨법은 태생적으로 잘못됐다. 정부와 국회의 잘못으로 인해 축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처한 만큼 무허가축사 적법화 기간 연장과 함께  특별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축분뇨법은 반드시 농식품부로 이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