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대부분의 사람들은 축산업이라 하면 고기나 우유 같은 식품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축산업의 세계는 이보다 훨씬 넓고, 그 속에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잠재력이 숨어 있다. 도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들은 지금까지 ‘버려지는 것’으로 취급되어 왔지만, 적절한 기술과 산업적 연계가 이뤄진다면 식품·의약·에너지 산업의 핵심 원료로 탈바꿈할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부산물, 전통 산업의 재발견 가축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고기 부위를 제외하면 남는 부분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소 한 마리의 경우 실제로 고기로 유통되는 비율은 약 40%에 불과하다. 나머지 60%는 각종 부위별 부산물로 구성되며, 이 중 상당수가 식품 산업의 중요한 원재료로 활용된다.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만나는 간, 천엽, 곱창, 족, 혀, 심장 같은 식품은 모두 도축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이다. 여기에 젤라틴, 캔육, 마시멜로, 사탕, 소시지 케이싱(천연 소시지 껍질) 등 다양한 가공식품의 원료가 더해진다. 최근에는 젤라틴과 콜라겐이 고단백 건강소재로 주목받으며, 미용식품과 건강기능식품 산업에서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축산신문 기자] Q. 청보리나 호밀을 송아지에게 급여하면 좋은지 궁금합니다. A. 김현진 박사(서울대)=송아지의 개월령과 곤포사일리지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대체로 청보리나 호밀 곤포사일리지는 수분 약 50% 정도라고 가정한다면 생후 7개월령 이후 급여를 추천합니다. 어린 시기 담근 먹이는 반추위가 처지는 표주박 형으로 형성될 수 있고 허리가 만곡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체고 성장이 지연되고 비육 후 등심단면적이 적고 도체율이 낮은 문제가 있어서 어린 시기 담근 먹이만을 많이 급여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TMR 믹서기를 이용해 다른 건초류와 혼합 가공해 급여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생후 7개월령 이후부터 급여를 권장하며, 암소와 거세우는 각각 급여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번식효율과 증체 그리고 반추위 처짐의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Q. 대를 이어 축산을 하면서 TMF 사료를 급여 중입니다. 사료가 5가지가 있는데 성분표에 보면 각각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하나하나 구분해서 먹이면 힘들다고 큰 소 비육 하나만 주는 것으로 하되 양을 조절하자고 하십니다. 계속 급여해도 될지 궁금합니다. 번식농가입니다. A. 김
서 성 원 교수 충남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필자는 지난 기고에서 이번부터 우유 생산비를 근본적으로 낮추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생산비 절감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2026년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을 듯해, 올해 마지막이 되는 이번 기고에서는 그동안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한국 낙농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우리 축산인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 이렇게 방향을 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1일에 있었던 ‘농림축산식품부 업무 보고’의 내용 때문이다. 다섯 가지 중점 추진 과제 가운데 축산과 낙농은 없었다. 물론 정책 전반을 설명하는 발표였고, 실제 세부 내용에는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중점 추진 과제를 설명하는 자료에 ‘작물’, ‘과일’, ‘채소’, ‘한식’, ‘노지’, ‘농지’, ‘장터’라는 단어는 등장한 반면, ‘가축’, ‘축산’, ‘낙농’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동물이라는 표현은 반려동물, ‘동물 복지’, ‘동물 학대’에서만 언급될 뿐이었다. 필자가 정부 정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비교적 최근이어서 원래부터 이래왔던 것인지, 아니면 현 정부 들어 이렇게 된 것인지는 단
양 창 범 박사 동물영양학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이때쯤 회사 또는 특정 산업에 대해 결산을 한다. 경제학에서 결산이라고 함은 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발생한 모든 수입과 지출을 계산하고 정리하여, 회사의 재무 상태와 경영 성과를 파악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회계 절차를 의미한다. 그리고 더 큰 의미로는 특정 산업 전반에 대하여 지난해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로도 쓰인다. 본 글에서는 후자의 의미를 담아 우리 축산업이 2025년에 어떻게 진행되었고, 향후 무엇을 중점적으로 발전 또는 개선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로 한우산업이다. 제일 큰 성과로는, 우여곡절 끝에 제정된 한우산업지원법(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일 것이다. 향후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 정비와 실체적 운영이 중요할 것이다. 그 밖에 한우고기 수출을 위한 중동시장 개척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또한 쇠고기 수출국인 미국과 호주 등에서 이상기후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쇠고기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비프플레이션(Beef-Flation)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한우고기 역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농가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
[축산신문 기자] 한상미 과장(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과·한국양봉학회장) 1. 인류와 꿀벌의 공존을 논의하는 지구적 협력의 장 2. 지속가능한 양봉산업을 위한 세계적 연구·정책의 흐름 3. Apimondia 2025, 꿀의 진정성을 말하다. 4. 유럽의(덴마크) 벌통 앞에서 본 우리 양봉의 현재와 나아갈 길 지난 2025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양봉대회(APIMONDIA)는 그 어느 대회 때보다 ‘벌꿀의 본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있었다. 대회 기간 매일 열린 Global Honey Talks에서는 연구자, 정책 담당자, 산업계가 한목소리로 ‘벌꿀의 진정성(authenticity)’을 논의하였고, 그 결실로 공식 선언문 ‘APIMONDIA Statement on Immature Honey Production’이 발표되었다. 이번 선언문은 단순한 권고문이 아니라, 국제 벌꿀 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기준이자 양봉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중대한 이정표다. 벌꿀은 ‘자연의 산물’인가, ‘가공품’인가 국내외 일부 양봉농가가 벌꿀을 충분히 숙성하지 않은 채 조기 채밀하고, 이후 장비를 이용하여 수분을 인위적으로 제거해 ‘벌꿀’로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
[축산신문] Q. 후산정체 걸린 어미소가 송아지 수유를 거부합니다. 수유뿐 아니라 송아지를 돌보는 것 자체가 안되는 상황인데 밥 먹으러 스탄치온에 들어올 때 강제로 송아지 끌고 가서 물리면 주기는 하는데 이런 식으로 젖을 물려야 할까요? 아니면 분유 사서 사람이 인공수유 하는게 어린 송아지나 어미소한테 더 좋을까요? 송아지가 어미한테 버림받는 것 같아 어떻게든 젖 물려보려고 시도 중인데 안되네요. 인공수유 시 하루에 몇 리터씩이나 급여해야 송아지가 잘 클까요? 참고로 어미소는 초산입니다. 출산일은 10월 18일입니다. 후산정체 관련 어미소 처치는 움빌지 에이 및 페니실린 계열 항생제를 주사했습니다. A. 김현진 박사(서울대)=어미소 후산정체 원인에 대한 점검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선 난산 이후 후산정체로 송아지 포유를 거부하고 돌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우선 현재처럼 포유를 하면서 인공포유를 병행하시는게 송아지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현재 관리하는 방법을 병행하면서 후산정체 처치를 수의사와 상의할 것을 권장합니다. 하루 2~3회 스탄치온 걸고 포유하면서 인공유 또는 시판용 우유를 약 35~40도로 가온하고, 1일 2회 약 500ml씩 급여하면
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바이오가스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다만 여러 제도적, 기술적 문제의 한계로 아직 걸음마 단계에만 놓여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제도의 미비를 보완하고,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며, 현장의 여건에 맞는 실행 전략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이미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는 해외 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보이지 않는 차별, 바이오가스의 현실 바이오가스의 활용이 여전히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태양광·풍력 등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제도에서 바이오가스의 가중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다. REC는 대규모 발전사업자가 일정 비율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해야 하는 ‘의무이행 실적’을 증명하는 제도다. 이때 에너지원의 종류에 따라 가중치가 달리 부여되는데, 현재 바이오가스의 REC 가중치는 1.0 수준에 머물러 있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결국 같은 전기를 생산해도 바이오가스로는 받는 ‘점
박 규 현 교수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최근 한 라면 회사가 1989년 ‘우지 파동’ 이후 36년 만에 우지(牛脂, beef tallow)를 활용한 프리미엄 라면을 재출시하며,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 반 추억 반으로 먹어보고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심이 단순히 ‘팜유(palm oil)로 튀기던 라면이 유지로 튀겼을 때 어떤 맛의 차이가 있을까?’라는 흥미로만 그친다면, 우지의 참된 가치를 알리기도 전에 사그라들 수 있어 걱정된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잊고 있는 우지의 환경적 가치에 대해 써보려 한다. 우지는 소를 도축하고 남은 지방 조직을 정제하여 얻는 동물성 기름으로, 소고기 생산의 ‘부산물’이다. 이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식품 분야에서 재활용하는 것은,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와 순환바이오경제(Circular Bioeconomy) 관점에서 상당한 환경적 이점을 제공한다. 우선 ‘부산물’의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알아보자. 만약 이 우지를 잘 활용하지 않고 폐기물로 처리하면, 소가 우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한 에너지와 영양소들이 사라지게 되어 바로 낭비가 된다. 또한 폐기 과정에서 혐기성 분해 과정을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제28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가 내년 1월 15일 치러진다. 대한수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은석)는 지난 11월 26일 제2차 회의를 열고, 제28대 대한수의사회장 선거일정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후보자 추천기간은 2025년 11월 3일부터 12월 23일까지 51일간이다. 현재 후보자들이 추천을 받고 있다. 그 사이 12월 10일에는 공식적인 선고공고가 붙는다. 후보자 등록은 12월 17일~23일 이뤄진다. 이를 토대로 12월 24일에는 후보자 번호를 추첨하고, 등록결과를 알린다. 후보자들은 12월 24일부터 2026년 1월 14일까지 22일간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특히 2026년 1월 6일에는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토론회가 펼쳐진다. 선거일은 2026년 1월 15일이다. 한편, 현재까지는 김준영 바른사회를 지향하는 청년수의사회 회장, 박병용 경상북도수의사회장,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부회장, 최영민 전 서울특별시수의사회장(이름 가나다순)이 제28대 대한수의사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후보자등록일까지 가봐야 최종 후보자를 알 수 있다. 선관위는 “6년 전 제26대, 3년전 제27대 회장 선거에 이어 세번
김 현 범 교수 단국대 생명자원학부 동물자원학전공 토종 가축은 오랜 기간 특정 지역의 생태환경 속에서 적응과 선택을 거쳐 형성된 지역의 고유한 생물 유전 자원이다. 단순한 가축으로서 생산 자원을 넘어 역사적, 문화적 가치, 식품 다양성, 그리고 생물 주권과 직결된 한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토종 가축은 우리나라에도 한우, 토종닭, 제주 재래돼지 그리고 칡소 등이 있다. 각기 다른 품종은 고유한 풍미와 생리적 특성, 환경 적응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한국형 축산업의 기반을 이룰 수 있는 역사적 유산과도 같은 존재들이다. 또한 최근 K-푸드 수출 확대 등의 흐름 속에서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한 지역 혹은 국가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지닌 이러한 한국의 토종 가축에 대한 보존과 산업화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현재까지 충분했는지는 뒤돌아 보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현재 토종 가축 육성은 국가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민간 협회가 협업으로 체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및 가축개량기관을 중심으로 유전자원 관리 체계가 운영되고 있다. 토종닭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종축 등록기관 지정이
Q. 요새 농장에 기침하는 애들이 많은 것 같아요. 밥은 잘 먹고 간혹 흰 콧물 보이는 애들이 몇 있는데 치료해줘야 하나요? 그냥 둬도 될까요? A. 김덕임 박사(농협축산컨설턴트)=호흡기 질병은 농장주가 판단할 때, 종합적으로 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DART로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침울도, 식욕, 호흡, 체온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흰 콧물을 보여도 호흡이 멀쩡하고 식욕이 정상이며 체온도 정상이면 치료가 필요치 않습니다. 체온 측정을 기본으로 해서 판단하면 좋겠습니다. Q. 자가수정 농가입니다. 손 임신 감정 문의합니다. 오늘 수정 5개월 차인데 승가 행위를 해서 직장검사를 했는데 자궁각 쪽에 딱딱한 것이 잡혀서 임신으로 봤는데요. 수정 4개월차, 7개월차 등 개월별 직장검사로 임신 확인하는 방법을 알 수 있을까요? 자궁각이 안 만져지면 임신이라는 얘기도 있고, 깊숙이 손을 넣어 봐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다음 직장검사 시 도움이 될 것 같아 문의드립니다. A. 김덕임 박사(농협축산컨설턴트)=일반적으로 손으로 임신 감정하는 시기는 수정 후 3개월 전후까지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새끼가 아직 크지 않아 자궁체 촉진이 가능한 시기이며 더불어
최윤재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자연순환농업 완성, 정책·기술 연계가 해법 기술과 제도가 만날 때, 분뇨는 에너지가 된다 오늘날 가축분뇨는 더 이상 단순히 퇴비로만 활용되는 존재가 아니다. 분뇨로부터 전기와 열을 비롯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를 다시 농가에 돌려주는 자원순환형 구조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기술적 제약과 제도적 한계가 여전히 크고, 현장 인프라와 정책 지원도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바이오가스 플랜트, “좋은 건 알지만…” 자원순환농업 정책의 중심에는 ‘바이오가스 플랜트(Biogas Plant)’가 있다. 이 시설은 가축분뇨, 음식물 쓰레기, 하수슬러지 등 유기성 폐자원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메탄가스를 생성하고, 이를 연료나 전력으로 활용한다. 우리나라는 2023년 말 ‘유기성 폐자원 바이오가스 생산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가축분뇨를 비롯한 유기성 폐자원의 에너지화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환경부는 2024년, 2026년까지 연간 557만 톤의 유기성 폐자원을 바이오가스로 처리하고 약 100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