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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품·수의

동약 수출 '올 4억불 도전' "협업으로 넘을 수 있다"

2011년 1억불 달성 이어 매년 20~30% 성장률 기록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한국산 동물약품 세계 무대를 휘젓다

2011년 1억불, 2015년 2억불, 2019년 3억불. 동물약품 수출은 이렇게 4년마다 앞자리 숫자를 바꿔왔다. 올해 수출 목표는 4억불. 그간 성장 속도도 엄청난데, 오히려 그 주기를 1년 더 앞당겼다. 

동물약품 업계는 4년 주기에 맞추어 4억불 수출 목표를 내년으로 미룰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발 더 뛰기로 했다.

물론 올해 이 수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 급격한 환율상승 등 여건 상 힘에 겨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업계는 늘 해냈다. 송송 하얗게 빛나는 땀방울이 아름답다.


표 국내 동물약품 산업 현황

표 동물약품 수출 현황


10년 이상 가파른 성장세....“타산업에도 모범”


‘1억불 수출’에 성공했다고 환호성을 질렀던 것이 불과 10년 전 일이다. 하지만 이제 ‘4억불 수출’을 바라보고 있다. 수출 성장률이 가파르다. 

우리나라에 이러한 산업이 있을까. 10년 가까이 매년 20~30% 수출 성장률을 내달려왔다. 최근 5년(2016~2020년)을 돌이켜봐도 연평균 성장률이 9.6%다.

코로나19에 갇혀있던 지난해에는 3억7천118만불을 수출했다. 23.7%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다.

어떻게 이러한 높은 성장궤도를 지속 이어갈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은 아이러니하게도 절박함에 있다.

15년 전만 해도 동물약품 산업은 내수에 머물러 있었다. 수출이라는 단어는 생소했다. 반도체, 선박 등 다른 산업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국내 동물약품 시장은 한계·포화에 부딪혔고 업체들은 과열경쟁에 시달려야 했다. 자연스레 업계 내부에서조차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업체들은 살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고객과 바이어를 찾아 ‘한발 한발’ 지구촌 발품을 팔았다. 나라마다 허가서류를 디밀었다. 그 과정에서는 수없이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계속 도전했다. 문을 두드렸다.

여기에 한국동물약품협회를 중심으로 효율적·체계적 수출 전략을 가동했다. 정부는 동물약품 지원사업을 통해 수출 활성화에 힘을 보탰다.

민·관 협력으로 수출을 새 수익을 창출하는 ‘황금어장’으로 만들어갔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에 다들 힘들어할 때 동물약품 산업만이 오롯이 성장 길을 지속 걷고 있다는 것에 더욱 높은 점수가 매겨지고 있다. 

동물약품 수출 사례는 다른 산업에도 충분히 모범이 될 만하다는 평가다.


국내 생산 중 절반 수출 “전세계에서 만나는 국내산 동약”


지난해 국내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1조3천481억원. 국내 생산이 9천429억원, 수입이 4천52억원이다.

국내 생산 9천429억원 중 내수는 5천177억원, 수출은 4천252억원이다. 수출 비중이 무려 45.1%에 달한다.

국내 생산하는 동물약품 중 절반 가까이는 수출용이라고 보면 된다. 정체돼 있는 내수 시장을 감안했을 때 “수출없이 성장없다”라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

더 놀라운 것은 수출국, 수출 품목 수다. 지난해 120여개국에 1천330개 품목을 수출했다.

전세계에서 국내산 동물약품을 만나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별로는 베트남(12.5%), 브라질(10.0%), 인도(8.9%), 태국(6.1%), 스페인(4.8%) 등이 5위권 안에 포진해 있다.

수출 품목에서는 여전히 원료 수출이 많다. 하지만 백신 등 완제품 수출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의 경우 원료 1천850억원(43.4%), 백신 370억원(8.8%), 화학제 1천271억원(27.7%), 의료기기 696억원(16.4%)을 수출했다.

특히 의료기기 수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7.6% 성장률을 나타냈다.

동물약품 업계는 “제도, 법률 등 수출 환경이 자주 바뀐다. 이에 탄력·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수출국과 수출 품목이 많아진 것은 보다 안정적 수출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 잠재력 커'…특화제품 육성 등 능동대응을


수출 성장 잠재력은 높다. 우선 세계 동물약품 시장이 성장세다. 

Vetnosis, Health for Animals에 따르면 세계 동물약품 시장은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 3%를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세계 동물약품 시장 규모는 338억불(약 39조원)이다.

이 거대 시장에서 국내 수출액은 1%에 불과하다. 아직 갈 곳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바이어 발굴, 품목허가 등 그간 시장개척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많은 공을 들인 중국, 유럽 시장 개척이 코 앞에 와 있다.

그렇다고 동물약품 수출에 장밋빛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후발 수출국가들은 카피제품 생산과 덤핑판패 등을 통해 매섭게 추격해 오고 있다.

영토확장도 점점 힘겨워지고 있다. 이미 벌려놓은 땅이 많은 데다 멀면 비용도 늘고 한국산 이미지는 헐거워질 수 밖에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쫓아오면 더 멀리 달아나면 된다.

전문가들은 다국적기업보다는 가격경쟁력을, 후발기업보다는 품질을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이 당분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백신, 천연제제 등 수출 특화제품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밖에 수출산업에 걸맞은 정부의 체계적이고 중·장기적인 수출 지원 시스템 구축, R&D 투자·유망기술 지원을 통한 지속적 수출품목 발굴 등을 주문하고 있다.


<인터뷰>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 회장


수출은 동약산업 미래..."구심점 역할 총력 기울일 것"

불가능을 "하면된다"로...해외개척 자신감 획득이 큰 수확

난관 딛고 120여개국 수출...고부가가치 제품 수출품목 확대


정병곤 한국동물약품협회장은 “이제 수출없는 동물약품 산업을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도 협회는 수출 방향타를 잡고, 힘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잘 해내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7년 11월 초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약품관리과장을 지낸 정 회장. 

그는 “당시 수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때만 해도 수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팽배했다. 다국적 기업이 판치는 데, 한국산이 비비고 들어갈 해외 시장은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업체들은 도전장을 던졌고, 계속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결국 해냈다. 이러한 수출 실적과 성장에는 업계 열정과 노력이 가득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무엇보다 수출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주요 수출국에서 갑자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주문이 뚝 끊기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수출선이 멈추기도 했고요. 항생제 규제는 늘 넘어야 할 산이었습니다.”

정 회장은 “동물약품 수출 담당자는 모두 애국자다. 불모지에 한국산 동물약품을 심어냈다. 특히 난관을 만나도 전혀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백신, 진단키트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출품목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다. 120여개국, 1천330여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는 것은 다른 거대 산업에서도 찾아보기 없을 만큼, 대단한 일이다”고 그간 업계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정 회장은 “동물약품 수출 미래는 여전히 밝다. 십년 가까이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유럽 시장도 서서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멀지 않아 블록버스터 한국산 동물약품이 탄생해 세계 무대를 휘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물약품 수출 활성화에는 정부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정부 사업을 활용해 해외전시회에 한국관을 꾸리고, 바이어·고객을 찾았습니다. 수출국 인허가 담당자를 초빙해 그 나라 제도와 시장을 살피기도 했습니다. 효과가 큰 만큼, 앞으로 더욱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부 지원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정 회장은 “동물약품 산업은 국내 축산업을 위협하는 질병 문제 해결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축산업과 상생·발전하는 동물약품 산업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영길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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