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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관세제로 시대, 축산 진흥 시대로>축산 진흥 현장 / 경기 고양 ‘마동목장’

<2022년 신년특집>내실·경영효율 극대화로 지속가능 낙농 이정표 제시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날이 갈수록 거세지는 외산 유제품의 공세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낙농여건 속에서 생산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단순히 젖만 짜는 것이 아닌 정밀한 사양관리와 체계적인 개량을 통해 경영효율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경기 고양에 위치한 마동목장(대표 김숙배)은 지속가능한 낙농의 표본을 보여주는 선도농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축사 바닥 청결 관리…사육공간 넓혀 젖소들 편안하게

축분, 부숙퇴비로 전량 살포…고품질 조사료 생산 급여

자가 노동력 맞춘 규모 설계…저생산비·고생산성 구현 


꼭 이뤄야 할 3가지 목표 달성

1982년 김숙배 대표가 송아지 3두로 시작한 마동목장은 아들 김요한 씨의 합세로 내실을 더욱 견고히 다져오고 있다. 현재 사육규모는 전체사육두수 200~210두에 착유우 83두로 서울우유협동조합 쿼터 3천12kg를 보유하고 있다.   

어렸을 때 골프를 시작했던 김요한 씨는 진로를 고민한 끝에 골프는 좋아하는 취미로 남겨두고, 항상 아버지 곁에서 지켜봐 왔던 낙농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그 당시 나이는 김요한 씨가 중학교 3학년이었던 16세였다. 진로를 굳히고 목장일을 도우면서 현장경험을 쌓아온 김요한 씨는 전문소양을 갖추기 위해 연암대학교 축산학과에 입학했다. 

졸업한 해에 본격적으로 목장경영을 시작했지만 배움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낮에는 목장일을 하면서 야간에는 연암대 전공심화과정을 병행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에는 건국대학교 농축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김요한 씨는 “전반적으로 배우는 내용은 비슷하지만 심화과정으로 갈수록 중요한 포인트를 하나씩은 더 얻어갈 수 있었다”며 “또한 현장에서 오래 일하신 분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다 보니 많은 노하우도 습득했다”고 말했다. 

김요한 씨는 목장을 시작하면서 ▲HACCP인증 취득 ▲선형심사 80점 넘기 ▲품평회 입상이라는 꼭 이뤄야 할 목표 3가지 설정하고 경영에 임했다. 

첫 번째 목표인 HACCP인증은 2016년에 취득했으며, 올해는 동물복지 목장, 깨끗한 목장 등의 인증을 노리고 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목장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우리 목장이 깨끗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두 번째 목표인 ‘선형심사 80점 넘기’는 2018년 첫 달성한 이후로 해가 갈수록 점수를 갱신하고 있다. 세 번째 목표인 품평회 입상 역시 2018년에 품평회를 휩쓸면서 꿈을 이뤘다. 

서울우유 홀스타인 경진대회에서 주니어챔피언, 준주니어챔피언, 쓰리피메일 부문에서 3관왕을, 고양시 아름다운 젖소 선발대회에서 주니어챔피언을 차지한 것.

올해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된 경기도 젖소경진대회에 출품축을 내보내 준그랜드챔피언을 거머쥔 김요한 씨의 다음 목표는 그랜드챔피언 달성이라고 한다.


노력한 만큼 보답하는 젖소

마동목장의 305일 유량성적은 1만2천340kg로 지난해 한국종축개량협회 검정농가 평균인 1만517kg에 비해서도 상당히 높다. 

유질성적 또한 최근 체세포수는 5만7천cell/ml로 연중 5만대를 기록하며 1등급 원유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지방은 4.2%, 유단백은 3.3% 수준이다. 

김요한 씨는 젖을 많이 짜는 목장이 아니였는데, 우사를 깨끗하게 해주고 소들이 아프지 않게 키우려고 노력하다보니 그에 대한 보답을 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김요한 씨는 축사 바닥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해 젖소 몸에 축분이 뭍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운동장 바닥은 하루 두 번씩 로터리를 치면서 EM균을 살포하고 있으며, 바닥이 질어지지 않게 일주일에 한번 꼴로 톱밥을 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육성우 관리에 세심한 관심을 쏟고 있다. 

포유기부터 분만 직전까지 5구간으로 나눠 시기별로 적정한 사료급여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있으며, 특히 포유기간이 3개월로 상당히 긴 편인데, 소를 크게 키우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2018년 육성우사를 증축하면서 소들의 성적이 많이 향상됐다고 김요한 씨는 말한다.  

사육공간이 넓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이전보다 소들도 편해지고 효율적인 사양관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바로 선형심사 점수다. 선형심사 점수 80점을 처음으로 넘긴 2018년 육성우사를 증축했는데 그 당시 태어난 송아지들이 검정을 받을 때가 되니 선형심사 점수가 82점으로 높게 뛴 것이다. 올해 선형심사 점수는 82.7점을 기록했는데, 하반기에는 83.1점을 받았다. 

경산우 100두 이상 사육농가서 선형심사 점수 1등 농가가 84점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자서는 이룰 수 없었던 성과

김요한 씨는 지금과 같이 목장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 김숙배 대표와 고양·파주 낙농 후계자들이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는 개량동호회 ‘밀크마스터’의 도움이 컸다고 말한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낙농을 해온 1세대와 새로움을 받아들이려는 2세대 사이에서 갈등은 흔히 발생하기 마련이다. 김요한 씨 역시 목장경영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김 대표와 마찰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김요한 씨는 자신이 목장일을 하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김 대표를 설득시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육성우에게 급여하는 조사료를 바꾸기 위해 직접 자료를 만들어 발표까지 하면서 아버지의 동의를 얻었다. 1~2년이 지나고 소가 아프지 않고 성적도 좋아지니 아버지도 인정을 했다”며 “아버지의 믿음에 결과를 보여주면서 목장의 일을 하나씩 내 것으로 만들어 오다 보니, 이제 아버지는 내가 하는 일에 있어 믿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지원자가 됐다”고 말했다. 

지금은 전반적인 목장경영은 김요한 씨가 하고 있지만 축분처리나 조사료포 관리는 김 대표가 하고 있다. 부자가 의기투합해 3만평의 조사료포에서 이모작으로 수단그라스를 수확하고, 이와 별개로 볏짚 3천개 래핑 작업도 같이 한다고 한다. 

이렇게 확보한 조사료를 육성우에게 급여함으로써 유사비를 절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퇴비를 조사료포에 전량 살포해 퇴비처리에 대한 부담도 덜고 있다. 

또한 김요한 씨는 ‘밀크마스터’ 활동으로 선배회원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고, 선도농가 견학을 통해 지식을 얻는 등 개량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회원농가들과 개량에 관련된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최신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을 수 있게 됐다며 동호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소와 사람이 행복한 목장 꿈꿔

최근 낙농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악화일로를 걷는 것는 상황에 대해 김요한 씨는 “결국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생산비는 낮추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품평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쇼타입으로 해왔던 개량도 이제는 전체적으로 생산성 위주로 가면서 품평회에 출품하는 목장 내 3%의 젖소에만 쇼타입을 입히려 하고 있다.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생산규모를 정해두고 착유를 하는 방침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한다. 

김요한 씨는 “생산량을 늘렸는데 외국인노동자가 그만둬 버리면 늘어난 노동강도를 견뎌낼 수 없고 결국 목장의 막대한 피해를 가져다 주게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짤 수도 있지만 아버지와 둘이 감당할 수 있는 생산규모에 마지노선을 두고 목장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또한 아픈 소가 없는 목장을 만들어가고 싶다. 소가 아프면 소도 힘들지만 사람도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소도 사람도 모두 행복한 목장이 내가 바라는 목장이다”라고 밝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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