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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오리 AI 방역, 왜 사육시설 개편에 초점 맞춰야 하나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2003년 이후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고병원성 AI에 대해 오리가 국내 AI 확산의 원인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가운데 지난 겨울 첫 발생마저 오리농가에서 시작됐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는 AI 예방을 목적으로 2017년 겨울부터 오리농가 사육제한을 시행하는 등 강한 규제를 하고 있어 오리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오리농가가 AI에 취약한 원인이 축종의 특성보다는 상대적으로 타 가금류보다 열악한 사육시설이 원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리업계서는 단순히 사육을 하지 못하게 해 AI 발생을 예방하는 사육제한 등 산업에 피해가 야기될 수 있는 각종 방역관련 규제만을 강화시킬 것이 아니라 방역에 취약한 시설 개편을 통해 AI를 근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오리 사육환경의 현황과 문제점, 이를 통한 근본적인 AI 예방책에 대해 알아본다.


농가 76% 방역 취약한 비닐하우스 축사

사육환경 체질 개선 근본처방 필요 


오리, 타 가금류보다 사육시설 열악

오리협, 현대화 정책지원 지속 요청

정부, 사육제한 규제 중심 방역 일관

업계 경영난 가중…생산기반 위축

전문가 “AI 방역, 시설개편 역점을”

사육제한 피해가 AI 발생보다 더 커


취약한 오리 사육시설

한국오리협회(회장 김만섭)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의 76.3%(695호)가 비닐하우스형의 축사에서 오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68.2%는 2010년 이전에 건축한 축사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오리 축사의 여건으로 인해 오리농가들은 자연재해 및 방역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표1 참조> 

이처럼 비닐하우스형 축사가 농가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축사 내 환기 방식 또한 대다수 자연환기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외부 오염물질의 유입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AI를 비롯한 가축질병의 전염위험 또한 높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설명이다.


사육시설 낙후되면 AI 발생 많아

오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최초 발생부터 2018년 3월까지의 AI 발생 중 오리에서의 발생은 551건으로 전체 발생건수인 1천55건 중 52.2%의 높은 발생비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오리농가만의 AI 발생건수와 발생비율을 축사 형태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비닐하우스형을 비롯한 가설건축물 형태의 오리 축사에서 AI가 발생한 비율이 85.7%(’17~’18년 기준)에 달하며, 이번 겨울의 경우도 지난해 11월 국내 발생이후 현재까지 오리농가에서 AI가 발생한 총 36건 중 32건이 가설건출물 형태의 축사에서 오리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들이다.<표2 참조>

실제로 그간 국내 AI 발생추이<표3 참조>를 살펴보면 절대적인 발생 숫자만 놓고 봤을 때 닭보다 오리에서 AI가 발생한 숫자는 낮다. 하지만 닭을 사육하는 농가가 오리를 사육하는 농가 수 대비 약 5배가량 많은 것을 감안할 경우 오리농가의 AI 발생비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오리 사육시설을 개선해 보다 발전적인 AI 방역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이유다.

이에 오리협회는 정부에 방역 강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오리 사육시설 개편 및 시설현대화의 필요성에 대하여 지속 강조하는 한편, 생산성이 떨어지고 방역에 취약한 비닐하우스 형태의 오리 축사를 판넬형 반무창축사 등 현대화 시설로 전면 개편하기 위한 축사시설의 신축 지원 방안을 농림축산식품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오리협회 관계자는 “매년 겨울 시행되고 있는 오리 사육제한으로 인해 오리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며 오리농가는 물론 계열화업체들의 경영난 또한 매년 가중, 오리산업 자체에 큰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며 “정상 사육이 이뤄짐과 동시 안전하게 AI를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은 무엇보다 낙후된 오리농가들의 사육시설을 개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지난해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오리 사육환경 개선 및 오리 전용 축사설계도 개발 조사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오리 사육시설 개선을 위한 사업(안)’의 정부정책 반영을 위해 해당 사업의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 및 조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육제한보다 사육시설 개편이 효율성 높아

현재 오리의 AI 예방을 위해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오리 사육제한은 과거 AI 발생농가 및 인접농가, 철새 도래지 주변 등 위험지역에 위치한 농가, 방역 취약농가 등을 대상으로 겨울철 오리사육과 영업활동을 제한하고 이를 보상해주는 제도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비해 지난 2017년 260농가, 오리 352만수를 대상으로 5개월간 처음 시행됐으며 때마침 오리휴지기제의 시행이후 국내에 도래한 철새들에서 고병원성AI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국내 가금농가에서 AI 발생이 현격히 줄어들어 정부는 이를 혁신 사례로 꼽는 등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사육제한으로 인한 강제 사육중지에 따른 수급불균형과 소득감소에 따른 농가들의 반발, 보상금 수준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며 사육제한 시행으로 오리 산업에 주는 피해가 AI차단 효과 보다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보고 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전국 오리 농가 911곳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연구한 ‘오리 사육시설 개선방안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사육제한이 오리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것. 

지난 2017년 오리 사육제한과 AI의 효과 분석 결과 소비자 후생은 218억원 감소, 생산자 후생은 170억원이 감소됐다. 또한 사육제한과 AI로 인한 오리 생산액은 467억원 감소했으며, 타 산업 생산 유발액은 738억원 가량이 감소돼 총 1천206억원의 생산액이 줄었다. 결국 오리 사육제한은 인위적 공급제한 조치로 생산자, 소비자 후생 감소, 정부의 재정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농가 소득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는 등 이 제도에 참여치 않은 농가 혹은 계열화업체에만 일시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막대한 살처분 보상금 지급 막을 수 있어

지난 2003년 이후 AI가 국내에 발생함으로써 관련돼 지출된 재정소요액은 1조375억원에 달하고 있다.<표4 참조> 특히 2008년에서 2016년 사이 AI 발생에 따른 경제적 손실은 연평균 2천987억원(2010년 물가기준 환산)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2017년부터 4년째 시행 중인 전국 오리농가 사육제한에 따른 보상금 누적 지출액은 약 270억 원(19~20년 기준 : (사육제한 보상금 51만200만원 + 종란폐기 보상금 17만5천300만원) × 4년)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협회 관계자는 “AI가 발생해 사육제한 및 살처분 보상에 소요되는 재정을 일부분만 이라도 투입, 오리 사육시설의 개편을 지원해 AI를 사전에 차단하는 편이 산업을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마땅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간 오리농가 지원 부족

더욱이 2014년부터 시행되어 왔던 축사시설현대화사업으로 오리농가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지원받은 보조금 지원 비율은 약 3% 내외인 것으로 파악되는 등 시설개편에 대한 지원이 특정 축종에 지원이 몰리는 형태를 보이고 있어 지원사업의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농가의 불만마저 있어왔다.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이 지난 2019년부터 보조가 철폐(2차보전사업으로 전환), 오리농가들은 시설개편을 위한 기회를 완전히 상실하게 되면서 오리는 지원 사업 및 정책 수혜효과의 형평성에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표5 참조>


사육환경 개선시 생산성 상승 효과도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무창오리사의 육용오리와 종오리의 생산성이 비닐하우스형 축사대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연구됐다.

육용오리의 경우 비닐하우스형 축사의 평당 사육마리수는 10마리인 것에 비해 무창오리사의 평당 사육마리수는 18마리로 1.8배 높았으며, 육성률은 비닐하우스가 94%, 무창오리사가 99.5%로 무창오리사가 5.5% 높았다. 출하체중은 비닐하우스가 3.18kg, 무창오리사가 3.38kg으로 무창오리사가 역시 높게 나타났으며 폐사율 또한 비닐하우스가 6%, 무창오리사가 0.5%로 무창오리사가 5.5% 낮았고 사료요구율은 비닐하우스가 2.134, 무창오리사가 1.92로 무창오리사가 0.214 낮게 나타나는 등 전반적인 생산성 지표가 무창오리사에서 높게 나타나는 등 사육시설 개편을 통해 오리농가에서는 AI방역에 용이해지는 것 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혜택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농가 사육시설 개선 지원이 필요한 이유

오리농가의 사육시설 개편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방역기능 강화 ▲사육제한, 살처분 대비 효율성 ▲형평성 불만 해소 ▲생산성 향상 등 농가지원으로 소요되는 재정보다 훨씬 사회‧경제적으로도 이득이 크다는 것이 오리업계의 주장이다.

한국오리협회 김만섭 회장은 “대규모로 지출되고 있는 오리농가에 대한 사육제한 및 살처분 보상금을 사육시설 개편을 위한 지원금으로 전환, 오리농가의 사육시설 개편을 추진함이 마땅하다”며 “임시방편인 방역대책이 아니라 사육환경 개선을 통한 근본적인 방역대책을 강구해 방역을 위한 방역이 아닌 산업을 살리기 위한 방역을 하는 것이 농가와 국민모두를 위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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