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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계열화법 위반 행정처분에 부당함 토로하는 업체들

“법률로 명시…협의 통해 이행 여부 따질 상황인가”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농식품부 표준계약서 개정 고시 따라 계약 변경 체결

“협의회 소집 절차 불이행”…지자체, 다수에 행정처분

해당업체 “방역상 소집 못했을 뿐…농가와 의사 소통”


최근 일부 육계, 오리 등의 계열화업체들이 계약 사육농가와의 계약을 변경‧체결하는 과정을 지자체가 문제를 삼아 행정처분을 내려 해당 계열화업체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 계약을 변경‧체결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행정처분을 받은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계열화사업자의 표준계약서’ 고시 개정을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육계 및 오리 계열화 사업체들은 계약사육농가들과 계약을 변경‧체결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들은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이하 계열화사업법)에 따라 계약내용 변경시 계열화사업체가 농가협의회와 협의를 해야 하지만, 농가협의회를 개최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아 행정처분(과태료 부과, 사진1 참조)을 내렸다. 

계열화업체들 입장에서는 당장 부과된 과태료도 문제지만, 계열화사업법을 위반 할 경우 일체의 정부지원(보조사업 등)에서 배제가 되는 등의 추가 불이익 발생도 불가피하다. 때문에 계열화업체들이 이번 행정처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계약 변경 시점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시행 및 AI 특별방역기간이라 농가협의회를 소집 할 수 없는 상황일 뿐만 아니라, 계약의 변경 사유가 정부의 계약서 고시 개정이기에 농가협의회와의 협의 사항도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계열화업체들은 코로나19와 AI 방역조치 때문에 농가협의회만 소집하지 못했을 뿐 농가들과 충분한 의사소통을 했음에도 지자체가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 행정처분을 내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같은 이유로 해당 지자체에서 행정처분을 받은 계열화업체들이 육계, 오리 축종을 가리지 않고 다수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부 계열화업체는 과태료 감경을 포기하고 해당 처분에 대해 의견을 제출, 처분의 취소를 요청한 상태다.


표준계약서 고시 개정시기…농가 모임 할 수 없어

계열화업체들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표준계약서 고시 개정을 해 농가들과 계약을 변경할 당시(계약서 변경 시달 시기 2020년 11월)는 국내 코로나19가 대규모로 확산되던 시기인 데다 지난해 11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정부부처도 재택근무로 전환할 정도로 모임과 관련된 사항이 엄중한 시기였다. 

더욱이 동 시기에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 특별방역기간으로 농가들의 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상태임은 물론, 지난해 10월 28일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 검출에 따른 특별방역대책으로 가금 사육농장 축산기관 합동 차단방역 실태 일제 점검 명령을 내린 상태였다.

실태점검 항목에는 ‘최근 축산농가 모임 또는 집회 참석 여부’ 점검 항목<사진2 참조>도 있는 상태라 이를 어기면 농가들은 입식자체가 금지됨에 따라 어떠한 모임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11월이 돼서는 고병원성 AI가 발병, 전 가금농장이 차단 방역 및 모임자제 등 정부 방역정책 이행에 최선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최근 농가 계약 변경건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한 육계계열화업체 관계자는 “당시 농식품부에서 AI 발생으로 인해 농가들에게 이동제한 및 모임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상태였으며, 국가 전체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사적 모임을 자제하고 있는 시점이라 계약서 변경건을 위해 모이는 것 자체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에 우리 회사의 경우 화상회의 등의 방법을 검토해 봤지만, 농가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키 위한 시스템을 갖추기도 여의치 않아 1:1면담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해 농가협의회 구성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설명 후 계약서 변경을 했다”고 당시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계열화법에 의하면 계약내용 변경시 농가협의회와 협의를 거치게 돼 있지, 그 협의의 방식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지자체는 단순히 농가협의회를 소집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측에 행정처분을 내린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다른 육계 계열화업체 관계자도 “우리회사의 경우, 농가협의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방역 등의 이유로)에서 농가협의회 회원 모두와 의사소통을 하기란 불가능 하다고 판단, 협의회장 및 지부장들을 중심으로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회원들에게 내용을 전하는 식으로 의견을 조율한 뒤 진행을 했다”며 “단지 이같은 사항들이 문서화 되지 않고 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고 해서 행정처분 조치를 내린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개정내용, 의무사항…농가 협의사항 아냐

한편 일부 계열화업체들은 이번 계약서 변경사항<표 참조>이 농식품부가 지시한 의무 조항이 삽입이 주 내용이기 때문에 어차피 농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사항이라 농가협의회 소집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육계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이번 계약서 변경건 자체가 농식품부 지시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농가협의회 소집 사항이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 농식품부가 계약서에서 변경하고자 한 내용은 ‘축산법상 허가기준 및 가축전염예방법상 방역시설 기준’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으로 명시하지 않을경우 과태료 부과 등 그 이행이 주요 골자였다. 다시 말하면 계열화법에 명시돼 있는 농가협의회 협의 사항 ‘계약내용, 가축‧사료 등의 품질, 사육‧질병관리 운용계획,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농가지급금 또는 농가부담금의 조정 등에 관한 변경’에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설령 농가에 고지를 하지 않았더라도 문제의 소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더욱이 이번 계약서 변경은 농식품부가 변경한 것으로, 농가와 협의를 해서 농가가 이를 거부할 수 없는 사항이다. 협의를 하던 안하던 의무적으로 무조건 변경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내리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계열화업체의 농가협의회장은 “계열화업체에서 해당 사항에 대해 협의회 회의 일정을 협의했지만, 해당 사항은 협의사항이 아닌 법적인 부분이라고 판단했다”며 “협의회를 거치더라도 모두가 적용‧운영해야할 사항임으로 협의회장 선에서 협의회 위원들에게 전화로 연락을 취하거나 해당 지역 소장이 위원들을 직접 만나 내용 설명 및 사항에 대해 전달키로 하고 진행 한 건”이라고 말했다.

오리 계열화업체 관계자는 “농식품부가 계약서를 변경하라고 시달한 시점에서 계열화업체는 농가와 새로운 계약서를 사용해 계약을 변경할 수 밖에 없다. 이행치 않는다면 계열화법에 위배되기 때문”이라면서 “회사에세 내용을 수정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지시사항에 따른 것 뿐이다. 지금 행정처분을 내린 지자체의 논리대로라면 계약을 변경하던 안하던 무조건 계열화업체는 불법을 저지른 것이 된다. 농가협의회를 소집하면 AI, 코로나 방역대책을 어긴 것이 되고 계약서를 변경했더니 행정처분을 내렸다. 심지어 계약서 변경 후 재 계약의 기한을 두고서도 문제를 삼아 행정처분을 내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그는 “안그래도 코로나19로 소비가 위축돼 힘든 상황에서 지난 겨울 정부가 무수히 쏟아낸 각종 방역대책을 이행하느라 계열화업체들과 농가들은 피가 마를 지경”이라면서 “정부 지시를 따라도, 따르지 않더라도 결국은 범법자가 돼야하는 이 상황은 무엇인가 이상한 것이 아닌가”라고 황당해 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는 해당 지자체와 농식품부에 건의문을 발송하는 등 계열화업체들의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나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