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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산티아고 순례길<12>

구석기 시대 벽화, 예술성·보존성 뛰어나 감탄

  • 등록 2020.11.18 10:59:38


중세 수도원, 숙소로 개조…호텔급 알베르게 체험


▶ 알타미라(Altamira) 동굴을 찾아가다. ( 6월 1일, 10일차 ) 

오늘은 역사시간에 교과서에서 봤던 알타미라동굴로 향했다. 순례의 여정 중, 인근에 유적지나 명소가 있으면 지나치지 말고 찾아가 보는 것이 좋다. 그냥 걷기만 하는 것보다 의미가 있다. 길을 물었더니 조금만 가면된다고 해서 금세 도착하려니 했더니 6km도 넘는 길을 걸었다. 여기도 시골 어른들은 거리감이 무딘가보다.

산티야나델마르(Santillana Del Mar)에 있는 알타미라 동굴은고수동굴이나 만장굴처럼 규모가 크거나 땅속 깊이 있는 동

이외에도 박물관에는 동굴에서 발견된 다양한 도구들도 전

시돼 있어서 구석기시대 인류의 생활상을 추정할 

수 있었다. 박물관의 시청각실에서는 선사시대에 이 동굴에 살았던 한 동굴가족의 생활상이 레이저 영상으로 비쳐졌다. 현실을 보는 것처럼 생생했다. 돌을 연장으로 만들어 사용했고 동물의 뼈로 도구를 만들어 이용했다. 동물의 가죽을 뾰족한 돌로 벗기고 이것을 틀에 잘 펴서 말리고 옷으로 만들어 입는 모습 등이 연출 됐다. 그러고 보니 옛날에도 사람들은 영리했다. 그들은 이 동굴을 근거지로 삼으면서 수렵생활을 통해서 살아갔을 것이다. 특기할 것은 65세 이상이라 관람료를 면제 받았다. 여권을 확인하더니 입장표를 그냥 주었다. 나이 먹은 대접을 외국에서도 받다니.굴이 아니다. 평지에서 약간 낮게 입구가 시작돼서 지하로 2~3층 정도 깊이에 걸쳐있는 동굴이다. 이 동굴이 발견된 것은 1875년이라니 불과 세상에 알려진지 145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유명한 동굴그림은 벽화와 천정화로 그려져 있는데 구석기시대의 사람들이 그린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예술성이 뛰어나다. 들소, 말, 염소 등 동물들의 그림, 소가 머리를 맞대고 싸우는 그림 등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 동굴이 1만8천500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그림이 어떻게 그 긴 세월 동안 잘 보존되어 왔는지 경이롭다. 유네스코는 이 동굴의 예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1985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했다.

알베르게 옆 광장에 피자식당이 있어서 피자를 한판 시켜먹으려 했다. 근데 이 피자집은 1시 30분이 돼야 피자가 된단다. 아니 시간이 이미 12시가 넘어 1시가 가까운 점심시간인데 1시 반에 문을 연다니, 장사도 주인 마음대로인가 보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숙소에 먼저 체크인하고 다시 오기로 했다. 오늘 체크인 한 알베르게는 중세에 수도원으로 사용하던 곳인데 교회에서 순례자를 위해 숙소로 개조해서 활용하고 있단다. 방의 구조를 보니 그렇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게 웬일인가 한 방에 2층 침대가 하나 뿐, 방안에 세면대도 있다. 지금까지와 비교하면 가히 호텔급 알베르게다. 샤워장과 화장실, 세탁실, 취사장 등은 공용이고 1인당 경비는 12유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이 알베르게는 정원이 깔끔하게 정돈돼 있고, 풀밭에는 편안히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어서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며칠 묵고 가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풀밭에 맨 빨랫줄에 티셔츠 등 옷가지를 빨아 널었다. 햇볕이 좋고 바람이 부니 아주 잘 마를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두어 시간 남짓 동안에 모두 잘 말랐다. 

시각이 오후 8시 20분인데도 해는 아직도 짱짱하다. 썸머타임이 실시되기 때문에  9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기 때문이다. 우리하고는 시차가 7시간, 한국이 빠르다. 우리가 저녁을 먹고 났는데도 사람들은 밖에서 기타를 치거나 독서를 하며 솔솔바람에 잠을 청하는 이도 있다. 참으로 한가롭고 여유 있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 날씨도 화창하고 공기가 좋아서 정원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 9시 15분경이 되니 해가 넘어갔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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