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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창간 35주년 특집 / 파워 인터뷰>축산관련단체협의회 하태식 회장

식량안보 관점 규제 개선…지속가능 토대 구축 협력을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흔히 한국 축산업이 위기라고 한다. 축산현장의 지속적인 개선노력에도 불구, ‘삶의 질’ 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각종 환경규제도 날로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더구나 각종 가축전염병 발생과 방역대책으로 인해 야기되고 있는 사회적 피로감은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대체단백질, 즉 ‘가짜고기’ 시장까지 급속히 확대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축산업계의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국내 25개 축산단체로 구성된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하태식 회장(대한한돈협회장)으로부터 국내 축산업계의 현안과 대응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가축사육 제한, 위임한계 벗어난 초법적 행정 지양

업계 스스로 환경 개선…질병으로부터 산업 보호

뒷받침 통해 효과 높이고 문제 풀어주는 정책 돼야


▲최근 국내 축산업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우리에게 닥친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는 뉴 노멀 시대의 본격 진입을 알리고 있다. 문제는 ‘이 또한 지나간’ 후의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어떻게 되느냐일 것이다.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전망과 주장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지만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지구촌을 뒤덮고 있던 세계화, 세계주의가 퇴조하고 점차 민족주의나 국가주의적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는 분석인 것이다. 더구나 미·중 패권경쟁 등 국제정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추세로 인해 상대 국가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식량이 활용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축산물의 자급률은 쇠고기의 경우 30%대에 머물고, 돼지고기도 70%를 밑돌고 있다. 유제품의 자급률도 최근 10년간 무려 20%p가 떨어지며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축산물 자급률이 휘청이고 있지만 축산 정책은 규제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물론 규제의 배경이 되고 있는 환경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할 사안이 맞다. 그러나 무차별적 규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 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축산업이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한 현안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앙에서 축산업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우선 수입축산물의 급격한 시장잠식으로 전 축종에 걸쳐 자급률이 하락해 온 상황에 최근의 코로나 사태는 심각한 경기침체까지 야기하면서 국내 축산물 수급이 살얼음판이다. 특히 학교급식이 차질을 빚으며 우유 소비가 큰 타격을 입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돼지 뒷다리살의 적체도 심각하다. 실효적인 장단기 대책이 시급하다.

한국축산의 여러 가지 생존조건 가운데 1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가축질병 방역도 빼놓을수 없는 현안이다. 가축질병 관련 각종 규제에 대응하는 동시에 우리 축산업계 스스로 가축질병으로부터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정부도 축산업계의 노력을 뒷받침하고 그 효과를 극대화 하는 데 방역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축산업이 코로나 사태에 지친 국민들에게 불편을 주거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지 않는 노력도 절실하다. 


▲각종 축산규제에 대한 축산인들의 우려가 높은데.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및 미허가축사 적법화 등 각종 규제의 심화, 냄새민원과 분뇨처리의 어려움, 그리고 인력난까지 우리 축산업계는 심각한 공동의 위기에 처해 있다. 더구나 축산업에 대한 신규 진입 장벽은 더 높아지고, 가축질병을 이유로 기존 농가에 대한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일선 지자체들은 가축사육제한 지역을 법률이 정한 지역 이외로 확대하거나 기존 건축물의 개축, 재축, 대수선은 물론 가축분뇨 처리시설 설치까지 제한하는 등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가축분뇨법)의 위임한계까지 벗어나고 있다. 

축단협은 이에대응 우선적으로 환경부 유권해석을 요구, 지자체의 가축사육제한 조례상 지정 범위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가축분뇨법상 사육제한 관련조항에 대한 재정비도 요구할 것이다. 가축사육제한 조례의 경우 법률 단계 이후엔 강제성을 갖지 못한 권고안만 존재하다 보니 지자체가 관련법률을 남용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우리 축산업이 국민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며, 경종농가에게는 우수한 퇴·액비를 제공하는 식량산업의 중추일 뿐 만 아니라 환경개선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도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가축사육총량제가 점차 공론화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축단협의 입장은?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현찬)가 제안하는 ‘지역단위 경축순환농업’ 은 양분관리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그 실행방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축사육총량제와 사육두수 조절까지 거론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국회 차원에서도 공론화시키는 분위기다.   

가축분뇨와 냄새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데는 축산업계도 이의가 없다. 그러나 가축 사육두수를 일방적으로 줄이고, 농가가 희생되는 형태로 추진돼선 안된다.

양분관리제는 농특위의 제안대로 화학비료 감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할 뿐 만 아니라 국내 현실에 적합한 양분수지 산정방식 도입을 통해 과학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양분 관리기준이 선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자급률 유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 모색되는 등 사전 충분한 검토와 분석, 준비가 필요하다. 가축사육총량제의 또 다른 기대효과로 지목되고 있는 대기업의 축산업 시장 진출과 잠식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기업자본에 대한 기준과 개념 정립도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생략된 채 관련법 개정이 서둘러 추진되고, 가축 사육두수 감축부터 언급되는 현실은 그 배경 자체에 대해 의혹을 품게 한다. 과학적인 규명없이 초미세먼지에 대한 책임까지 농축산업에 덮어 씌우려는 환경단체의 일방적 주장을 가감없이 수용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농특위가 먼저 나서 차단하되, 축산업계의 의견을 모은 축단협과 협의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경축순환농업 실현을 도모해야 한다.


▲식물원료 고기, 줄기세포 배양육 등 ‘대체육’ 시장이 확대되고,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대체육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지만 가장 중요한 ‘맛’과 품질이 기존 육류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축산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최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문제는 대체육이 ‘건강증진’, ‘환경개선’, ‘동물복지’ 등의 키워드로 부각되면서 기존 축산물은 마치 그렇지 않은 것처럼 포장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이러한 내용들이 점차 소비자들에게 통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비건을 중심으로 한 채식주의자들이나 동물보호론자들의 증가세는 대체육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과 투자가 이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식탁에 오를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축산업이 갖고 있는 부정적 요소들을 극복하고 긍정요인을 발굴, 차별화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비대면 시대에 국내 축산업의 발전방향은.


-이제 소비자가 정육점에 가는 대신 클릭 한번으로 쇠고기를 주문하거나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듯이 돼지고기를 사는 시대가 됐다. 

더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향후 10년간 세계 축산업의 구조는 지난 반세기보다 훨씬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비대면 시장의 급성장은 우리 축산업계로선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가 될수 도 있을 것이다. 국내산의 최대한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신선도와 품질을 확보하고 이를 뒷받침할수 있는 유통 인프라와 정확한 정보제공 체계가 확실히 구축돼야 한다.

그러나 비대면 시대를 처음 맞이하고 있는 축산업계의 자구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속에 학교 및 단체급식이 사실상 올스톱되고, 축산물 소비촉진 사업도 전개하기 힘든 실정이다. 응급처방 수준의 대응은 향후 수입축산물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하는 빌미를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정부도 나서야 한다. 비대면 시장에 대한 연구와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정부 차원의 비대면 축산물 시장대책이 제시되고, 축산업계와 공동의 노력이 전개돼야 한다. 


▲축산현장과 정부에 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은.


-축산업계의 대내외적 산업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전 산업계가 상생의 정신으로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한다. 각 품목의 축산농가 현실이 남의 일이 아니라 생각하고, 모든 축산 동지들이 더불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벌이고 있는 점에 감사함을 느낀다. 

소비자들의 사랑과 이해 없이는 축산업은 유지될 수 없다. 국민과 함께 하는 축산업이라는 슬로건도 그런 의미이다. 

업계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야 축산업이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산업이 될 것이며, 농촌경제를 떠받들고 있는 축산업이 흔들림이 없어야 우리나라 축산업이 강해지고, 축산업이 강해져야 안전한 축산물의 공급으로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축단협은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며 문제점을 공동으로 풀어가는 지혜를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국회에 계류중이거나 발의된 것까지 포함해 축산 관련 모든 법률을 면밀히 분석, 우리 축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도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만들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공동의 과제를 풀어가는데 함께 힘을 보태주시길 부탁드린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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