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11~12월 관납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뚝 끊긴 관납 매출에 동물약품 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동물약품 업계에 따르면 11~12월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남은 예산을 통해 동물약품을 구입·비축해 놓는 시즌이다. 2~3월과 함께 최대 관납 성수기로 꼽힌다.
면역증강제, 구충제, 영영제, 냄새저감제 등이 이 시기 많이 팔린다.
하지만 올해는 소독제 외에 아예 주문 전화가 없다는 것이 동물약품 업계 설명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후폭풍이다.
이에 대해 한 동물약품 업체는 “올해의 경우 ASF 국내 발생에 따라 지자체들이 이미 소독제 구입과 거점소독소 운영 등에 대다수 예산을 집행했다. 남은 예산이 별로 없다. 좀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아직 11~12월 관납 시장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지자체 관납 시장이 조용할 경우 내년 봄 고스란히 축산농가 비용부담 증가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가에서는 줄어든 지자체 관납 만큼, 자부담을 통해 그 물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어서다.
돈가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 입장에서는 관납 감소에 따른 비용부담 증가라는 또 다른 악재를 만나게 되는 꼴이다.
동물약품 업체들 역시 ASF 발생으로 영업·마케팅 시계가 멈춘 이 때 관납 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으면서 ‘갈 곳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한 동물약품 업계 관계자는 “ASF 종식에 축산인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면서도 “이러한 방역 비상시국에 대비, 기존 예산 외 별도 예산을 편성해 관납 집행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