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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본지·농협 주최 / 가업승계·축산창업 우수사례 공모전 ‘장려상’>가업승계 / 경기 양평 도곡농장 남두현 대표

사회 진출 문턱에서 한우를 선택…미래 비전을 보다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농촌에서 자랐지만 대학 졸업 때까지 농업이나 축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경기 양평 도곡농장 남두현 대표. 일찌감치 요리로 진로를 결정하고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전공까지 한 그는 사회진출 전 떠난 배낭여행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가업승계를 결심하게 됐다. 농장 일을 배우기 시작한 남두현 대표에겐 뜻밖의 시련도 다가왔다. 아버지 남기억 대표에게 불치의 병이 닥친 것이다. 차근차근 일을 배우던 그에게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작고한 아버지의 빈자리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짧은 시간 남 보다 몇 배 더 뛰면서 성공적으로 가업승계를 하게 된 남두현 대표를 만났다.


한우일관사육•쌀농사•육묘장까지 혼자 힘으로

매일 이 악물고 공부하며 아버지 빈자리 채워

“시행착오 두려워해선 안 돼…농협사료 큰 힘”


도곡농장의 역사는 남두현 대표의 아버지 남기억 대표가 1976년 복합영농으로 수도작과 한우를 키우면서 시작됐다. 남기억 대표는 초기에는 한우 번식우를 하다가 일손이 달리면서 수소 40두를 키우기 시작해 거세비육 120두로 늘리고, 쌀농사 5만평, 육묘사업까지 농장 규모를 키워냈다.

도곡농장은 현재 부지 1천500평에 120평짜리 3동이 연동으로 붙어 있는 우사 360평(퇴비장 포함 500평)에서 번식우 40두, 거세비육 45두, 나머지는 송아지 등 총 108두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남두현 대표는 평균 사육규모는 100~110두를 유지하면서 밀집사육을 지양하고 있다고 했다. 도곡농장 부지는 종합운동장 등 주변의 개발 여파로 계획관리지역에 편입돼 있다. 현재 신규 우사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25살까지 우리 집 한우가 몇 두 인지 몰랐다. 관심도 없었다. 대학에서 요리를 전공했다. 취업문턱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직업 특성상 장기간 여행을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남미로 50일 동안 배낭여행을 떠났다. 학생에서 사회인이 되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그 때 현지에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모두 꿈을 물어보는데 별로 대답할 것이 없었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대부분의 어른들이 가업승계를 권했다. 나와 다른 마인드에서 해주는 조언이 상당히 가슴에 와 닿았다.”

남두현 대표는 이 때 진지하게 가업승계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외지 생활을 오래하다가 고향으로 귀촌했을 때 지역민들과 서로 몰라 인맥을 다시 형성해야 하는 상황을 봤다. 어차피 할 것이면 하루라도 빨리 가업을 잇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업승계를 결심한 남두현 대표는 2011년 농장에 들어왔다. 2년 동안 월 100만원씩 급여를 받는 조건이었다. 아버지는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길 원하셨다. 2012년에는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다. 우수 농업경영인이 되면서 2억원의 자금을 1% 금리에 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으로 받아 옥수수를 재배하기 위한 농지 500평을 구입했다.

“집안일은 하우스 육묘사업, 한우사육, 벼농사 크게 세 가지이다. 퇴비 때문에 옥수수를 시작했는데 일손이 달리면서 포기했다. 45세까지 부채 없이 쌀 경작지를 늘리고, 한우도 200~300두 규모로 늘리는 것이 목표이다.”

도곡농장은 현재 임대농지를 포함해 논농사 4만평, 육묘장은 연동하우스 200평 총 4동에서 1만장에서 1만3천장을 생산하고 있다. 군청과 2년마다 계약재배로 친환경 육묘를 공급한다.

“아버지는 한우거세우만 120두 키우고 논농사도 5만평 했다. 가업승계 결심 전 대학과 공익생활 때 모은 1천만원을 드렸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심하게 다쳐서 병원생활을 오래했다. 이제 건강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에서 드렸는데 가업을 잇겠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2천만원을 내어 주셨다. 한우에 투자해 종자돈을 만들어 두신 것이다.”

이 종자돈은 남두현 대표가 한우를 시작하는데 씨앗이 됐다. “아버지는 앞으로 한우는 일관사육을 해야 한다며 암소를 배우라고 하셨다. 종자돈으로 2011년 양평가축시장에서 두당 70~130만원하던 암송아지 23두를 구입해 입식했다. 사료 값은 내가 부담하고, 송아지가 태어나면 아버지가 구입해주는 조건이었다. 이 때 일관사육체제로 들어가지 못했으면 지금은 한우 사육을 못하고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남두현 대표는 암소를 키우면서 2013년 처음 송아지를 받았다. 그 해에 8두가 태어났다. 유전형질도 모르고 소밥만 주던 시기였다. “마냥 신기했다. 처음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수의사 진료를 받았다. 송아지 변을 봐도 정상인지 아닌지 판단을 못했다. 설사가 나오면 수의사를 부르는데 주사 한방 놓고 5~8만원을 받고, 금액적인 부분이 너무 당혹스러웠다.”

남두현 대표는 공부에서 답을 찾았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결심도 다시 하게 됐다. 그 때부터 동물약품에 대해 공부를 했다. 결정적인 도움은 농협사료 직원에게 받았다.

“환경과 농장주의 마인드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만의 사육방법과 대처능력이 필요하다. 농협사료를 만나면서 브랜드사업에서 빠졌다. 한우는 유전능력, 사양관리, 사료 순서로 중요하다. 사료를 비교해보니 암소사료는 농협사료가 가격대비 효율이 훨씬 좋다. 가격도 안 올리고,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 같다. 농협사료 경기지사 지역팀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송아지에 문제가 있으면 농협사료 컨설턴트를 부르면 피드백도 좋다. 농장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질문하면 바로 바로 피드백이 온다.”

스스로의 노력과 농협사료의 컨설팅을 통해 남두현 대표는 송아지 관리에 노하우를 쌓아갔다. 그 결과 2013년 첫해 8두 생산에 폐사율 0%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28두를 생산해 1두 실패로 폐사율 3%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31두 모두 성공했다. “2016년에는 25두 중 30%가 폐사했다. 우사 바로 옆에서 중장비 공사와 발파가 계속돼 유산과 송아지 폐사가 유독 많았다. 그 전후에는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남두현 대표는 처음 암소두수가 적을 때는 괜찮았지만 송아지가 25두 넘어가면서 질병관리가 힘들었다고 했다. 세 가지 농사를 병행하다보니 소홀해진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환경개선을 생각하게 됐고, 2017년부터 개선사업을 진행했다. 마침 무허가축사 적법화와 맞물렸다. 구 축사 리모델링과 적법화 및 환경개선으로 도곡농장은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선정됐다.

2010년 구제역으로 시작된 한우사육의 위기상황을 일관사육으로 돌파하면서 기회로 만들고, 경영개선과 적법화 등의 과정에서 지역의 선도농장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살림집과 우사가 붙어 있다. 항상 개체 관찰을 할 수 있는 것이 송아지 성공률을 높일 수 있었던 이유 같다. 아침저녁 항상 대처하기 쉽다.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사고 대처용으로 CCTV도 달 생각이다.”

도곡농장 거세비육우는 지난해부터 농협안심한우로 출하되고 있다. 농협사료를 이용해 농협안심한우로 출하하면서 화․수․목 평균경락가격을 적용받고 운전자금으로 2억원을 무이자로 받았다.

“100%로 자가 번식으로 태어난 송아지를 비육하려고 하는데 한두 마리 우방이 빌 때는 가축시장에서 구입해서 넣는다. 거세우 출하로 부채를 정리하고 농어촌공사에서 공시지가 7만원하는 농지를 매입해뒀다. 농협통장은 쌀농사에서 얻어지는 수익을 일원화해 생활비로 사용하고, 축협통장은 한우사육에서 얻어지는 수익을 모아 목돈을 만들고 있다. 영농철을 비켜서 인공수정을 하다 보니 자동으로 계절번식이 됐다. 거세우는 1년짜리 적금이라고 생각한다.”

2017년 양평축협 대의원이 된 남두현 대표는 축협의 비전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무허가축사 적법화로, FTA피해보상에 따른 폐업신고로 소규모 농가들이 많이 사라졌다. 그 만큼 밑소 기반이 줄어든 셈이다. 축협도 한우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비전을 고민해야 한다.”

남두현 대표는 농장비전도 얘기했다. “아들하나, 딸 하나를 두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서 농업이나 축산에 종사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준비해두고 싶다.”

아버지 덕분에 소를 키우면서 친구들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남 대표는 현재 4H 양평군회장으로 품목별 청년들과 소통하면서 발전방안을 찾아 나가고 있다.

“농사에 농자로 모르고 소밥 주던 시절인 2013년 아버지가 루게릭이란 큰 병에 걸리면서 장남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너무 겁이 났다. 장부에 매일 적었다. 매일 공부하고 다음해 다시 기록해 놓은 것을 보면서 체크하는 생활을 계속했다. 지금의 나는 작은 그릇이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되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남들보다 조금은 일찍 모든 것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해주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었다. 언젠가는 나도 해낼 수 있겠지라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노력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남두현 대표는 대를 이은 한우능력평가대회 수상경력도 소개했다. “아버지는 2008년 육질우수상을 받았다. 나는 2016년 대회에 나가 역시 육질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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