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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9. 축산업에 대한 올바른 평가 (1)

축산물 主食시대, 축산에 대한 편견·홀대 심화
세계 육류시장 지각변동…식량안보 중요 과제

  • 등록 2018.06.07 10:39:05


전 농협대학교 총장


▶ 살다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사람들이 잘못된 말을 진실로 믿고 올바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아무리 진실을 설명하려 해도 귀조차 기울이지 않고 오해를 할 때, 우리는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 된다. 근년 들어 우리나라 축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이런 면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질병의 반복적인 발생과, 이로 인한 살처분·매몰장면 보도와 통행불편 등으로 부정적 시각이 점점 번졌다. 게다가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오염과 악취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많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육류, 계란 등 축산물이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이라고 오인(誤認)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서 언론은 편견을 가진 일부 전문가(사실은 비전문가가 많음)나 리포터들의 주장을 보편적인 진실인 것처럼 여과 없이 보도하기도 한다.
정보화 시대에 언론의 역할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크다. 축산과 축산물에 대해서는 언론의 편향적 보도, 과장 보도, 부정적 보도의 반복으로 인해서 많은 국민들의 인식이 나빠졌을 것이라는 가설이 사실화 된 것으로  보인다.
구제역(FMD)·조류인플루엔자(AI) 등 질병, 축산의 환경오염과 악취, 축산물의 건강유해론, 항생제 농약 등 유해 잔류물질, 축산물의 위생불량 등에 대한 보도를 함에 있어 경쟁적으로 과장된 보도가 이어졌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에 의한 편향적 보도도 많았다. 이런 보도가 이어지다보니 국내 축산업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잘못 인식되었고 축산물 소비를 기피하는 경향이 확산되었다. 
▶ 그렇다면 축산업이 그들의 주장처럼 수많은 문제점만 안고 있는 산업일까? 결론은 결코 그렇지 않다. 축산은 가축을 길러서 고기, 계란, 우유, 모피 등 인류의 생활에 필요한 동물성 식품과 원료를 생산하는 생명산업이다. 우리국민의 2016년 육류 소비량은 51.8 kg (쇠고기 11.6 돼지고기 24.1 닭고기 13.8 오리고기 2.3)에 이르고 우유는 76.4 kg 계란은 13.7 kg (약 260개)에 달했다. 이는 20년 전과 비교하면 배로 늘어난 양이다. 이에 비해 주곡인 쌀 소비량은 61.9 kg으로 1995년도 106.5kg에서 42%나 줄었고 70년대보다는 절반으로 떨어졌다. 축산물을 많이 먹고 자란 청소년들의 신체는 눈에 띄게 향상되었고 전체 국민의 평균 수명도 10여년이나 늘어났다.
▶ 이제 축산물은 우리 국민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국민들은 이제 육류, 계란, 우유 등 축산식품을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는 시대가 됐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국내산 축산물의 공급을 포기하지 않는 한 축산물은 계속 생산해야 한다. 국내생산이 부족하면 수입을 해서라도 공급해야 한다.
2016년도 육류자급률은 68%, 우유자급률은 51.5%에 불과하다. 앞으로 관세가 계속 낮아지므로 축산물 자급률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우리는 많은 축산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앞으로도 수입의존도는 더 심해질 것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축산물 수입에 들어간 돈만 해도 58억 달러(약 6조8천억 원)에 이른다. 그러므로 국내에서 축산물 생산기반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 경제적으로나 식량안보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과제다.
▶ 축산물의 국제무역 전망을 보면 수입에 의존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중국은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축산물의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쇠고기보다 돼지고기 소비량이 월등히 많은 중국인들이 이제 쇠고기 맛을 알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의 육류수입이 늘어나자 국제시세가 상승했고, 따라서 우리도 육류수입에 더 많은 돈을 들여야 했다.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인도도 소득이 높아지면서 축산물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어디 중국과 인도뿐이겠는가.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은 축산물의 소비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 육류시장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는 불 보듯 뻔하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축산을 포기하고, 외국산 축산물을 수입해다 먹는 게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국내 축산업을 포기한다면 유사시에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축산물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고. 결론적으로 농축산업은 결코 비교우위론의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 2016년도 축산업생산액은 19조2천억 원으로 농업생산액의 40.4 %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그런데도 축산분야는 홀대를 받고 있다. 축산소득 또한 농촌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쌀농사는 1 ha의 논에서 연간 소득이 직불금까지 합해도 700여만 원에 불과하지만 한우농가는 소 한 마리를 출하하면 100여만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비록 소규모일지라도 한우를 20~30두씩 기르는 농가는 추가소득을 얻을 수 있다. 바로 축산은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자원인 것이다.
▶  국내 축산업이 무너지면 농촌경제가 극심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축산농가가 무너지고 대신에 이들이 채소농사, 과일농사에 뛰어들면 어떻게 될까. 공급과잉으로 가격폭락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 또한 명약관화다. 사실과 여건이 이런데도 수입해다 먹고 국내 축산업을 포기하라는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