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성 호 수의사(농협경제지주 종돈개량사업소) 지난해 부터 유럽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 유럽 전역이 차단방역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구제역, 돼지열병 등 악성 전염병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특이한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자돈의 선천성 진전증이다. 그동안 원인 파악을 위해 여러 각도에서 접근을 시도하던 중 2016년 더블린 IPVS에서 그 실마리를 얻은데 이어 국내에서도 원인체를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올 3월 종돈사업소에서 관리하는 농장에서 분만사 직원 표현으로 일명 ‘흔들이’ 포유자돈이 발생했다. 기존 연쇄상구균 감염에 의한 뇌막염 증상으로 인해 자전거를 타는 듯한 모습의 자돈과는 조금 상이한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증상이 다소 심한 개체는 기립상태에서 전신적으로 떨림 증상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증상이 덜한 개체에서는 머리만 떠는 증상이 나왔다. 선천성 진전증 이었던 것이다. 선천성 진전증은 돼지열병, 오제스키 등의 바이러스 감염 또는 유전적 결함, 독소에 의해서 신생자돈이 다리 또는 전신을 떠는 병이다. 표에서 보듯이 임신 중의 모돈이 돼지열병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 또는 성염색체 관련 유전인자의 이상
김두현 박사(팜스코)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에는 유난히 병치레가 심하다. 낮에는 더웠다가 아침 저녁으로 추워지는 환경변화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 할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에서 감기나 비염 등의 발생이 급증하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젖소나 한우 농장에서도 일교차가 크게 나타나는 환절기에는 면역력 저하로 인해서 질병 발생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기상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의 지난 30년(1981~2010년)동안 월별 평균 일교차 자료[그림1]를 보면, 10월에는 평균 일교차가 11.8℃에 달했고, 11월에도 평균 일교차가 11.1℃를 기록하였으며 11월 최저 기온은 2.5℃로 낮아졌다. 이렇게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지면, 신체가 적정 체온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어 쉽게 피로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능력이 저하된다. 따라서 동일한 환경 조건이라도 환절기에는 질병 발생률이 높아지게 된다. 즉, 무더운 여름 동안 사료
김 인 호 교수(단국대학교 동물자원학과) 최근 글로벌 선진 기업들은 내부 연구개발의 한계를 인식하고 기업 외부의 지식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하고 내부에서 개발된 기술을 외부로 내보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새로운 R&D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개방형 혁신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면서 지식과 연구자원을 공유하고 우수 인력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한다는 차원에서 기업과 대학 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는 최신 기술과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보유한 대학의 인적 자원을 확보하고, 대학과의 접근기회를 확대함으로써 기업이 보유한 지식의 효율적 활용이 가능하게 하고 대학의 입장에서는 산업계가 보유한 과학적·기술적 정보와 문제해결 능력을 획득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취업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기업들은 내부 정보유출 등의 우려로 자체 R&D를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과의 산학협력은 여전히 수동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 동안 국가차원에서 산학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BK21, NURI 사업등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으나 이
1985년 9월 28일 창간한 축산신문이 어제 날짜로 창간 32주년을 맞았다. 축산신문이 창간할 무렵은 양축규모의 전업화가 싹트는 한편으로 농촌경제를 무겁게 짓누르던 소 값 파동의 암운이 밀려오는 시기였다. 이와 같은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매년 맞는 창간기념일은 그저 호(號)수의 변경 내지는 연장쯤으로 인식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꽃잎이 떨어져 바람인가 했더니 세월이더라는 말처럼 그것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었고 나름의 축적(蓄積)이기도 했다. 먼저 격동과 축적의 세월을 함께 하며 오늘이 있기까지 성원을 아끼지 않은 독자제위와 축산업계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우리 축산업은 1980년대 이후 수입개방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남이 걸어온 길을 답습해온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UR협상과 그 결과물인 WTO체제 출범, 그리고 FTA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개방화 과정을 거치면서 경주해온 규모화촉진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같은 경쟁력제고 노력은 앞선 기술과 규모화로 무장한 축산선진국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이는 한국축산의 오늘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한국축산은 이제 남이 걸어온 길이 아니라 지금껏 가보지 않은 새로운
남 성 우 박사(전 농협대학교 총장)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것이고 사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는 말이다. 가족은 개인이 속한 가장 작은 사회이고 마을, 읍면, 시군 등은 지리적으로 조성된 지역사회이며 학교, 교회, 단체, 회사 등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조직된 사회결사체이다. 축산현장은 농촌지역에 있다. 축산인은 지역사회의 포용과 배려로 축산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조상대대로 같은 마을에 살아오면서 냄새가 나도, 불편한 게 있어도 이웃이니까 참아 준 것이다. 그러나 이제 농촌 환경이 많이 달라졌다. 귀농, 귀촌으로 새로 이주해온 도시인들이나 외지에 나가 살면서 가끔 고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참지 못한다. 우리 축산인들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도리가 있음을 명심하자. 먼저 이웃과 화합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을의 일원으로서 마을 어른들을 공경할 일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그들은 농사 규모도 작아서 소득도 보잘 것 없는 분들이 많다. 외지로 떠난 자식들은 제 일이 바빠 자주 오지도 못한다. 그분들에게 따뜻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때가
이준길 위원장(한돈협회장 선거관리위원회) 대한한돈협회 회장 선거운동이 본격화 됐다. 한돈산업을 위한 봉사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자리임에도 선의의 경쟁을 거쳐야만 그 뜻을 펼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 농가들로서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한돈협회장은 전국의 양돈농가를 대표한다. 더구나 한돈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일꾼이기에 ‘지역’을 떠나 존경을 받고, 능력을 갖춘 인물을 선출하는데 선거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후보등록이 이뤄지기 전부터 지나친 지역대결 구도가 전개돼온 모습을 접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선거 이후 전국의 한돈인들이 화합하고 단합하는데 혹여 장애물이 될 수 있는 선거 운동은 절대로 지양돼야 한다. 아무쪼록 공명선거를 통해 전국 한돈농가의 단합과 축제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무하 명예교수(서울대) 지구상의 인구수는 UN의 예측에 의하면 2050년까지 90억명이 넘을 것이다. 선진국의 출생률은 감소하여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지구의 다른 한 편에 있는 많은 개도국에서, 특히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과 동남아시아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어 지구상의 인구수가 증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세계 식량 생산은 2050년에는 2005-2007 수준보다 60% 증산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보고된다. 이중에서 식육은 75% 증산이 필요하다고 예측한다. 식량수요 증가의 주된 요인은 세계인구 증가와 개인당 소비량 증가이다. 개인당 식량소비량의 증가는 소득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WHO/FAO 전문가들은 주식 대신의 고기, 우유 및 계란을 포함한 동물성 단백질 소비의 증가는 소득수준과 강한 정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세계는 점점 더 도시화되어 가고 있어 도시 인구수가 농촌에 사는 인구수를 능가했다. 도시인은 고에너지, 설탕, 정제곡물, 지방 식품의 섭취가 높고 가공식품의 소비도 높다. 더욱이 고기, 우유 및 유제품을 포함한 동물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의 소비도 많이 한다. 따라서 도시화는 동물성 식품
윤요한 교수 숙명여대 위해분석연구센터 최근 영국에서 한 유통회사가 자체 제조하여 판매한 소시지를 섭취한 뒤 다수의 E형 간염 환자가 발생하였다. 이 E형 간염 소시지 사태에 대해 영국 보건국은 해당 소시지에서 분리된 E형 간염바이러스가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수입한 돼지고기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발표 하였다. 그리고 “E형 간염으로 인한 공중 보건 상 위험은 낮으며, 그 증상은 대체로 가볍다”라고 발표 하였다. 아울러, 영국 식품기준청에서는 “E형 간염 식중독의 위험을 더욱 잘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 유럽 전역의 정부, 산업계, 과학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발표 하였다. E형 간염바이러스는 E형 간염의 원인바이러스로 1990년대 후반 E형 간염의 주 오염원이 E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로 밝혀졌고 이후 미국 등 선진국의 연구결과에서는 돼지 간의 약 10%가 E형 간염바이러스에 오염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와 관련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져 왔다. 최근 유럽에서 소시지로 인한 E형 간염바이러스 감염자가 급증하였다는 해외 정보가 입수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수입·유통되고 있는 소시지
이규정 팀장(서울우유 가공마케팅팀) 계속되는 자급률 하락으로 낙농업계는 큰 어려움에 빠져있다. 치즈의 소비확대로 전체 우유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치즈 소비의 대부분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내산 치즈의 개발과 홍보에 나서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산 치즈의 자급률은 불과 5% 남짓이다. 국내산 치즈 시장은 이제 걸음마단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서울우유에서도 올해부터 많은 치즈 제품을 생산해 판매해 나가고 있지만 아직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다 보니 공격적으로 나서기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용도별 차등가격제의 도입으로 자국의 유제품 시장을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세계 유제품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끔 제도적인 뒷받침이 절실하다.
윤 봉 중 본지 회장 어른이 되어서도 심리상태가 어린이 시절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심리학에서는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부모에 대한 의존적 성향이 강한 사람을 일컫는 키덜트(어른아이·Kid+ Adult)란 말도 있다. 피터팬 증후군이란 용어는 기업규모나 내용으로 보아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으로 분류되기에 손색이 없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이른바 체급의 상향조정을 애써 피하려는 한국 기업의 현실을 빗댈 때도 자주 쓰인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분류되기를 꺼리는 건 정책자금 지원혜택축소와 높아지는 사회적 의무 등 체급상향에 따른 부담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지향적 발전보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업이 많으면 경제는 활력을 잃기 마련이다. 사설(辭說)이 길어진 건 며칠 전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축산업계가 피터팬 증후군에 빠져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 농축산부서를 두루 거쳐 이른바 ‘축산통’이라 할 만한 A씨가 재직시절 경험을 얘 기하며 기업규모로 성장한 일부 축산인들 중엔 의식상태가 아직도 1970, 80년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정부차원의 지원에만 기
박 종 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항생물질(抗生物質)은 다른 미생물의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그 세포를 죽이거나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약리작용을 나타낸다. 이러한 물질로 만든 약을 항생제(抗生劑) 또는 일상적으로 마이신(mycin)이라고도 부른다. 항생물질이 임상의학에 이용되면서 인류는 비로소 장티푸스(typhoid fever)와 같은 수많은 세균에 의한 감염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항생물질은 사람·가축의 의약품뿐만 아니라 농약이나 성장촉진을 목적으로 한 가축의 사료첨가제로도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가축에 사용한 항생제가 내성균 출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물론 항생제 내성균 출현의 원인을 두고 축산에서 항생제의 무분별한 남용이 원인이라거나 의사들이 병원에서 항생제를 남용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든 항생제의 지속적인 장기간 사용은 필연적으로 내성균의 출현을 일으키고 있다. 항생제 내성균 문제는 1969년 영국에서 항생제를 동물 사료에 사용해 내성균이 출현했고, 사람과 동물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것을 발견해, 사료에 페니실린과 테트라사이클린의 사용을 금지해야 하며, 동물 치료용
살충제 계란파동은 한국축산의 총체적 문제가 무엇인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일깨워주는 사안이다. 롤러코스터처럼 춤추는 계란 값이나 빗발치는 비난여론 등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근시안적인 단기대책에만 매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살충제 계란파동에서 보듯 한국축산의 당면문제는 안일(安逸)성이다. 기본을 소홀히 하는 축산현장의 효율지상주의적 경향과 장기적 관점의 대책보다는 땜질식 단기처방에만 익숙해진 정책당국의 안일함이 살충제파동이란 참화를 낳은 것이다. 구제역이나 AI와 같은 가축질병 이 근절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기본을 소홀히 한 효율지상주의나 규모화는 사상누각일 수밖에 없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건 소비자들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한 그야말로 최소한의 조건이며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국내산 축산물은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안목을 높인 소비자들은 이제 선택의 여지가 무한한 세상을 살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런 눈높이를 맞추려면 첫째도 둘째도 신뢰다. 질이 좋으면서도 틀림없이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