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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2017년을 보내며…

  • 등록 2017.12.22 19:58:07

 

윤봉중 본지 회장

 

이제 사흘 후면 개띠 해(戊戌年)인 2018년 새해를 맞는다. 세월이 세상 사정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고 보면 묵은 달력을 떼고 새 달력을 거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송구영신의 계절은 대부분 안타까움과 초조함으로 얼룩지기 마련이다. 못다 이룬 지난날의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앞날에 대한 왠지 모를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우리 축산업은 올 한해도 많은 현안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새해로 넘겨지게 돼있다. 전국의 축산농가가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서 무허가축사 적법화를 위한 특별법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연 것은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무허가 축사문제의 경우 축산업의 사활이 걸린 사안으로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여태 가시적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어디 이 뿐이겠는가. 한·미 FTA협정 재개정협상도 축산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 관심사로 떠오른 AI를 비롯한 질병문제도 축산인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축산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이들 문제의 대부분은 결국 정부차원의 정책적 결단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축산내부의 역량 결집과 이를 토대로 한 범 축산업계의 공동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2017년 한 해를 돌이켜 보건대 한국축산은 물러설 곳도 그렇다고 나아가기도 여의치 않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위기임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노력은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한계적 상황논리도 있을 것이고 업종별 이해상충이라는 간단치 않은 문제도 도사리고 있다.
한계적 상황은 어느 시대에나 있게 마련이며 역사는 이를 극복하거나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는 국가는 물론 사기업과 개인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진리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집단 간 이해상충이란 것도 명암이 분명한 승패의 차원보다는 양보와 조정이라는 타협의 차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도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늘 아쉬움의 대상이었지만 올 한 해 우리 축산업계의 모습은 소위 ‘함께’ 보다는 ‘홀로’가 더 두드러졌던 해였다. 물론 홀로가 없는 맹목(盲目)의 함께만 있어서는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함께가 배제된 홀로는 독단이란 점에서 이 역시 치명적이다. 각종 축산현안을 헤쳐 나가며 업종 간 이해다툼과 갈등을 방지하는 데는 함께와 홀로의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한 해를 보내는 송구영신의 소회가 아쉬운 이유는 바로 이런 일에 익숙치 않은 우리 모두의 서투름 때문일 것이다.
지난날의 아쉬운 소회에서 보듯 무허가축사 문제와 같은 축산현장에 산적해 있는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나아가 우리 축산을 보는 소비자들의 불편한 시선을 바로잡는데는 눈앞의 이해를 초월해야 하는 범 축산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이야 말로 우리 축산업계의 총체적 역량이며 집단지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 발레리나인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최근 펴낸 자신의 저서에서 “나의 경쟁자는 언제나 어제의 나였다”고 했다. 우리 축산이 직면한 대내외적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면 국내시장은 축산선진국의 수출시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이를 막을 수 있는 힘은 결국 축산내부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축산의 최대 경쟁자는 축산선진국도 FTA도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 해를 보내는 소회가 너무 뜬금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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