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류 경 선 교수(전북대학교 동물자원학과) 농업에서 로봇의 활용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라 지난 20여년간 생산비용 절감을 위해 컴퓨터와 함께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또한 로봇은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농축산업 현장 뿐 만 아니라 작물, 동물생산, 환경조절에까지 필요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농법을 활용하는 농민들은 시장에서 요구하는 효율성을 따라 잡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제 농가들은 농촌 고령화 등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비용발생 문제를 자동화를 통해 생존이 가능한 농업으로 전환, 즉 로봇공학 및 고급 감지 기능을 응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작물생산에 로봇은 1984년부터 활용되기 시작했으며, 축산물 생산 중 착유는 가장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속하기 때문에 유두를 찾아서 착유하고 사료를 급여하는 시스템의 활용은 비교적 이른 1994년부터 유럽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유럽에서는 현재 착유우를 사육하고 있는 낙농가, 즉 젖소목장의 착유과정에서 착유로봇을 활용, 로봇이 노동력을 제공해 줌으로써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 착유에 사용되는 범용 로봇은 착유전에 소독제를 골고루 살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착유에 로봇이 활용
[축산신문]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가축을 개량한다는 것은 사람이 미리 정해 놓은 방향으로 특정 형질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해 교배한다는 의미이다. 다윈의 진화론이나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에서 주장하는 자연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는 방향이 아닌 사람들이 미리 정해 놓은 방향으로 개량(?)하는 것이 가축개량의 정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축으로 되기 위해서는 일단 사람을 따라야하고 사람이 원하는 목적에 부합해야 한다. 사람이 원하는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므로 가축의 개량방향은 그에 따라 변화하게 되어 있다. 가축화되면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므로 자연스럽게 야생에서 살아남는 능력이 저하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동일한 종임에도 가축과 야생종 사이에는 큰 차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최초의 가축은 개로서 가축화 과정에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으나 이미 12,000년 전에 사람이 정착하면서 일부 늑대가 사람이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를 먹으려 접근한 것이 시작이라고 알려져 왔다. 사람으로부터 음식을 확보하는 대가로 외부인의 침입을 알려준다든지, 사냥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했는데, 아직도 아프리카, 아시아, 남유럽 일부지역에 남아있는 떠돌이 개가 이를 뒷
[축산신문] 윤여임 대표(조란목장) 죽음의 밥상 [원제: The Ethics of What We Eat, 먹을거리의 윤리]은 공장식 축산, 월마트, 맥도날드 같은 식품 관련 기업, 수산물양식 등 먹을거리 전반에 대해 다룬 책으로 2006년에 미국에서 발간되었다. 원제 그대로는 책을 많이 팔수 없다는 출판사의 고육지책이라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지나치게 선정적인 제목이 영 마땅치 않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다른 생명에 빚지고 살아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자연계의 엄연한 질서이다. 불편하지만 피할 수 없는 진실인데도 제목부터 뭔가 싸워야 할 것들이 있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유와 계란은 상당히 자유롭긴 하다. 이 책은 ‘동·식물성 식품을 골고루 적당히 먹는’ 사람들도 가치관의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공장식, 즉 대량생산 방식의 축·수산업이 가져오는 환경파괴, 에너지 문제, 생명의 윤리성과 거대자본의 식품생산 구조 왜곡, 비만사회의 도래 등의 문제제기는 비슷한 책들과 인식을 같이 한다. 대안도 유기농, 공정무역, 채식, 인도적 가축사육 등의 방식으로 유사하며 사람들의 절제와 동참을 호소한다. 공장식이라고 비판하는 어육류 생
[축산신문] 신 창 섭 대표(건국대 수의과 겸임교수, 버박코리아) 그야말로 한여름이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무더운 날씨다. 우리 사람이야 더우면 시원한 그늘을 찾고 시간을 내어 계곡이며 바다며 피서를 갈 수 있지만 양돈장의 돼지들은 그럴 수 없다. 더우면 더운 대로 주어진 여건에서 여름을 보내야 한다. 전세계적인 양돈산업을 보면 우리나라의 생산성은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실제 나타난 생산성 지표를 봐도 그러하다. 수출을 통해 양돈산업의 성장을 꾀하기에 앞서 당장 우월한 생산성으로 값싼 돼지고기가 수입되는 국내 시장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가야 한다. 흔히들 PSY, MSY가 생산성 지표로 거론된다. PSY는 산자수를 늘려야 하고 MSY는 육성률을 높여야 개선된다. 농장에서는 이 지표를 개선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방심하는 한 순간에 최적화시킨 관리상태를 무너뜨리게 만드는 것이 질병이다. 특히나 무더운 여름을 전후로 환절기에 호흡기 질환이 문제가 된다. 덥고 추운 시기에는 설사와 같은 소화기 질환이 큰 피해를 야기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구제역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잠재위험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돈열도 마찬가지다. 동유럽은 최근 아프리카
[축산신문 기자] 전중환 농업연구사9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단어들 중의 하나가 도덕(道德)과 윤리(倫理)일 것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교육과정들 속에서 수없이 반복되었던 단어로 사람의 사고나 행위 등에 대해 판단해 구별하고, 특정지어 규정하는 인지적 기준으로 활용된다. 최근 들어 축산에서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축산분야에서도 도덕과 윤리에 대한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축산농장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더라도 가축의 고통을 배려하는 동물복지 축산을 선택하는 축산인들은 동물복지 가축관리의 도덕적 가치(moral values)에 대해 개인적 신념을 이야기한다. 이와 더불어 동물복지 인증마크가 부착되어 있는 축산물은 일반 축산물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데 이를 구매하는 것은 축산환경의 개선을 이끄는 윤리적 소비(ethical consumption)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동물복지 축산의 도덕적 가치와 윤리를 고민하고, 사회적 합의를 위해 대화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 도덕적 가치의 확장 인류가 처음 나타난 것은 300~500만 년 전
[축산신문 기자]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8년 6월 28일에 곤충·양잠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곤충 사육농가는 전년 대비 69% 증가해 2천136호, 종사자는 75% 증가해 3천194명이었다. 주요 사육 곤충과 그 생산액은 흰점박이꽃무지를 1천195호가 사육해 판매액이 166억원, 귀뚜라미를 384호가 사육해 판매액이 56억원, 그리고 장수풍뎅이를 415호가 사육해 판매액이 24억원 등이었다. 이는 2016년까지 귀뚜라미, 메뚜기, 갈색거저리 애벌레, 흰점박이꽃무지 애벌레 등 7종의 곤충이 식용으로 사용가능하도록 지정하는 등 곤충산업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전통적인 곤충산업인 양잠 사육 농가는 4천917호로 전년 대비 13% 감소하였고 그 생산액은 548억원으로 누에가 79억원, 오디가 469억원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곤충 산업의 성장은 곤충산업이 투입 대비 생산이 다른 축산물보다 영양학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효율적이라는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효율성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세계농업 제207호의 ‘식용곤충산업의
[축산신문] 김동균 이사장((전) 상지대 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오늘날 인류가 지구 생태계 전체를 지배할 만큼 수가 많아지게 된 으뜸 요소는 ‘먹이’이다. 살아 움직일 안전한 에너지가 없었다면 인류의 증식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농업이 요즘처럼 발달되기 전까지만 해도 식량을 수확하기 직전에 허덕이는 기간을 가졌기에 아직도 ‘보릿고개’니 ‘초근목피’라는 단어가 남아있다. 그런데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농업의 발견’이라는 칼럼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즉, 인류가 농경이라는 식량획득방법을 발견한 것은 고대에 살던 어떤 여인의 우연한 발견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어느 여인네가 채집으로 모아온 곡물로 식사를 마련하고 남은 약간의 종실을 자신이 살던 집 앞마당에 버린 한참 후에 같은 식물이 자라 열매 맺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농업의 효시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인류발달사를 근거로 볼 때 적어도 3만년전 까지는 우리 조상들은 수렵과 채집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왔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미 그 시기에도 예술가, 점쟁이, 사기꾼 그리고 도둑 등이 존재했다는 흔적들이 발굴되곤 한다는 사실을 볼 때 현대사회는 원시사회의 연장선상에서 굴러가고
[축산신문 기자] 윤성식 교수(연세대 생명과학기술학부) 생일에 먹는 특별한 음식이라면 우선 무엇이 생각나는가. 요즘의 생일날은 뭐니 뭐니 해도 케익이다. 눈처럼 흰 유크림으로 덮어씌운 케익에 촛불을 켜고 가족들이 모여서 축하의 노래를 부른다. 마지막으로 입으로 불어서 촛불을 끄는데 이는 신(神)에게 자신의 소원을 전달하는 행위라고 한다. 아내는 매년 생일이 돌아오면 외국에 사는 아들에게 전화를 건다. “미역국은 먹었느냐”는 안부 전화다. 이처럼 한국인에게 미역국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생일날 먹는 별식이고, 산모가 분만 후 제일 먼저 먹는 음식이 바로 미역국이다. 산후 흰쌀밥과 같이 곁들여 먹는 미역국은 첫국밥이라고도 불린다. 도대체 왜 우리는 이처럼 미역국에 집착하면서 살아왔을까. 그 이유는 미역에 요오드(iodine)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모유 분비에 도움이 되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한반도에는 질 좋은 미역이 풍부하고 이것을 채취해 건조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역국이 우리의 전통식품이 되었다. FDA에서 펴낸 자료를 보니 미역에는 성인 1회섭취량으로 대략 16∼3천μg의 요오드가 들어있다. 요오드를 공급하는 측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미역과 같
[축산신문] 고성식수의사(씨티씨바이오) 최근 수년 사이 여름철 이상고온을 타고, 모돈급사가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는 ‘클로스트리디움 노비(Clostridium novyi)’에 의한 모돈급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클로스트리디움 노비는 아포를 형성하는 혐기성 세균으로, α-톡신이라 불리는 외독소를 분비한다. 이 독소가 모돈에 치명적이다. 특히 노비는 고온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사료섭취량이 많은 시기에 더욱 활개친다. 이 질병에 걸리면 외관상 비정상적으로 빠른 사후부패와 복부 팽만이 보인다. 부검할 경우 폐울혈 및 기관내에 거품이 섞인 혈액과 간의 초컬릿색 변성과 가스거품 등을 나타낸다. 국내 양돈장에서도 노비균 피해가 심각하다. 강원대 조사 결과 국내 77.8% 농장에서 노비균 독소 배출 이력이 확인됐다. 모돈기준으로는 38% 농장에서 노비 독소에 대한 항체가 나왔다. 2016년 전북대 수의과대학에 의뢰한 여름철 폐사모돈 13두 검사 결과에서는 4주의 노비균이 분리됐다. 최근 도드람동물병원 연구사례집에 보고된 국내 노비균 모돈폐사 현장 케이스에 따르면 2017년 모돈급사 사례에서도 옵티팜에 의뢰한 실험결과 노비균이 확인됐다. 모돈급사는 양돈장에 엄청난 손실을 유발
[축산신문 기자] 박종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지난 5월 20~25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 86차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총회에서 OIE 회원국들은 전 세계적으로 동물 항균제 사용의 수의학적 감독을 강화하는 OIE 국제 표준 및 지침에 대해 개정안을 토의했다. OIE와 181개 회원국들은 동물 항균제 제품을 책임있고 신중하게 사용하고, 항균제 내성과 항균제 제품의 사용량을 감시·감독하기 위한 체제를 제공하는 포괄적인 일련의 국제표준과 지침을 10년 이상 만들어오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러한 표준에 대한 세 가지 주요한 갱신과 개정이 이뤄졌다. 첫째 예상되는 항생제 내성의 증가와 싸우고 적절한 훈련을 받은 의학·수의학 전문가의 감독 하에 사람과 동물에게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국제기구, 특히 3개 기구(세계동물보건기구(OIE),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선순위 과제로 간주했다. 특히 항균제 사용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 수집을 위한 새로운 정의를 채택, OIE 회원국은 농장동물에서 항균제 사용에 대한 수의학적 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러한 정의는 수의용 사용과 비수의용 사용으로 구분하며 후자는 성장촉진을
[축산신문]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주도하는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변신했다. 또한 매우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전근대적인 기술에서부터 초현대적인 기술까지 경험한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개도국에서 사료공장이 필요한 경우 구미 선진국의 경우 최신식 기술을 접목한 사료가공공장을 지어주면 멋진 기공식을 뒤로하고 그 시설을 활용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나라가 지원할 경우에는 그 나라의 상황에 맞게 처음에는 혼합기를 설치하고 전기시설 등의 인프라가 구축되면 그에 따라 분쇄기 등 추가의 기계를 설치하여 현지인들이 실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때로는 우리의 지원을 더욱 반갑게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통일벼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많이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소출이 늘어 수입이 많아진 농민들이 텔레비전을 구입하는 것이 선순환의 첫 고리로 작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통일벼보다 더 빠르게 자금을 회전할 수 있는 것이 축산이다. 축산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축산신문] 전중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10여 년 전, 처음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동물복지에 대해 강의를 할 때였다. 강단에서 강의주제인 동물복지라는 제목이 스크린 화면에 뜨자마자 몇몇 분들은 ‘사람복지도 안 되는데 동물복지가 무슨 얘기야?’라며 웃음을 보이셨다. 그 때 우리나라에서 동물복지를 바라보는 분위기가 그랬다. 지금은 누구나 동물복지라는 단어를 크게 낯설게 느끼지도 않고 대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TV나 신문에서도 동물복지와 관련한 사회적 이슈를 쉽게 접할 수 있으며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동물복지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복지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끔 언론을 통해서 접하는 동물보호 단체들의 퍼포먼스들을 보면서 동물복지가 단순 호기심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동물복지 서적 동물행동학 혹은 동물복지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동물복지와 관련한 내용을 소개한 최초의 서적은 싱클레어(Upton Sinclair)가 쓴 ‘The Jungle’이라고들 하는데 이 책은 1906년 발간된 소설로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가축사육장과 정육업에서 일하면서 겪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