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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북한의 농업 발전은 축산과 함께

  • 등록 2018.06.11 10:17:26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토지는 우리 세대뿐아니라 후손만대의 번영을 위한 귀중한 재부입니다. 토지보호사업을 잘해야 토지를 잃어버리지 않고 대를이어 효과적으로 리용할 수 있습니다.” 어감이 좀 이상하다. 맞춤법도 그렇다. 위 인용문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세계식량기구(FAO)에서 2005년에 발간한 ‘지속적인 농업생산 위한 자연자원보존 보호농업’이란 보고서에 머릿글로 넣은 것이다. 이 보고서는 북한 농업과학원 토양학연구소 시비체계연구실장인 량영남 학사가 집필했다. 이 책의 일부 내용은 토양유기물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장기적 지속농업의 목적 중 하나가 토양의 유기물함량 보존이며, 유기물과 식물영양 사이의 유지 관계가 순환되어야 하며 토양 영양성분 유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2012년에 ‘북한의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Environment and Climate Change Outlook)’을 평양에서 발간했다. 이 보고서의 내용 중 일부를 보면 북한은 유기비료를 사용하는 유기농업을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유기성 폐기물과 하수슬러지를 이용해 토양 피복재를 생산하는데 종종 적합한 처리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화학적, 미생물학적으로 토양 오염의 위험성이 있다고 한다. 북한의 수질은 공장 등의 산업시설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주요 원인은 사람과 가축에서 기인한 유기물이라고 한다. 현재 북한의 농업 생산성은 토양 침식, 영양분 손실, 산성화, 토양 내 수분량 감소, 토양 오염 등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4년 3월에 발간한 ‘북한농업동향’에서는 ‘비료의 올바른 활용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서 화학비료와 유기질비료를 비교를 하면서 유기질비료는 토양의 물리적, 생물학적 특성을 향상하는데 화학비료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토양의 물리성이나 생물학성이 좋지 않은 지역에서는 유기질 비료를 우선 사용하고 모자란 비료성분은 화학비료로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자원화 되었지만 사용처가 부족해 남는 가축분뇨를 북한에 지원할 경우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토양비료학자들의 의견을 담았다. 또한, 화학비료지원이 가장 중요하지만 유기질비료를 지원해 장기적으로 북한의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일 수 있도록 북한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2017년 3월에 발간한 ‘북한농업동향’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남북한 농업협력’이라는 보고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북한과의 협력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은 2015년 8월 16일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기자회견문에서 공식화했고 2017년 7월 6일 대통령의 쾨르버재단 초청연설과 이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7월 19일)’에 반영되었다고 한다. 이는 2010년 초에 북한에서 작성한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2010~20)’과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북한의 관계가 개선될 경우 추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 내용 중 농업 부문 개발 투입 금액 15억불 중 축산업에 10억불(농업투자액 중 약 67%)을 투자한다고 했다. 북한은 외자유치 개방조치로 20여 개의 경제개발구 중 농업관련 개발구가 7개에 달한다고 한다. 즉, 북한은 현재 농업 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에 인용한 북한의 자료와 우리나라의 자료를 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북한은 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유기농업을 위한 기본 농자재가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으로 질 나쁜 유기성 폐기물을 토양개선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토양, 수질, 대기오염을 겪고 있다. 토양에서는 화학비료를 사용할 경우 생산량을 높일 수는 있지만, 토양이 영양성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유기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입한 화학비료 성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물론 유기물 부족으로 수분을 잡고 있는 능력도 부족하다. 북한은 이러한 토양의 문제를 해결해야 농업이 발전할 수 있고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환경과 농업에 적합한 유기물의 공급을 위해서는 북한의 농업(관련)개발지구 내에 축산단지 설치와 함께 북한의 협동농장에 우리나라의 사료, 가축분뇨 처리기술, 잉여 가축퇴비의 공급 등을 함께 시도해야 할 것이다. 축산단지를 중심으로 해 양질의 가축분뇨 퇴비를 생산하고 공급하면서 토양 개량을 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면 북한은 식량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직접 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가축분뇨 퇴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근시안적인 해결책 또는 도움책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 농업 발전의 관점에서 북한의 농업 발전을 바라보고 축산 부문의 참여를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농업발전은 축산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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