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양돈농협의 지난해 사업규모는 모두 1조4천131억9천700만원. 전년대비 20.6%가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무려 66.4%가 증가한 52억4천100만원에 이르며 순자본 비율 5.56%를 달성, 적기시정조치 대상 조합이라는 ‘딱지’를 떼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농협중앙회 2009년 종합업적평가에서 품목축협 부문 최우수조합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일궈낸 것이다. 그간 어려움을 함께 해온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출자배당률 7.3%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배당이 돌아갔다. 이용고 배당률(13.2%)까지 감안할 때 20%를 상회하는 배당률(출자금 기준). 서경양돈농협이 불러일으킨 이변의 ‘핵’이 바로 이정배 조합장이다. 부실조합을 최우수조합으로…조합원 무한신뢰속 무투표 재선 사료공장 신축·마트사업 추진…육가공 사업진출 단계적으로 지난해 12월 개최된 2009 전국돈육생산자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 양돈인으로서도 최고의 한해를 보낸 이조합장은 “조합원이 없는 조합은 없다는 생각으로 일을 해왔다”며 “그러다보니 조합에 등을 돌렸던 조합원들까지 되돌아오며 참여도가 높아진 것이 결정적인 원동력이 됐다”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서경양돈농협은 올해도 그 여세를 이어가며 연말까지 사업물량이 1조6천52억원으로 전년대비 13.6%, 당기순익의 경우 57억원으로 8.8%가 각각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개점한 2개 신용점포 모두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며 짧은 시간에 자리잡아가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문을 연 동물병원은 불과 한달여만에 월매출이 1억5천만원을 상회하며 조합원의 생산비절감과 동물약품가격의 거품제거에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 잘해야” 부담 백배 4년간 이 조합장이 거둔 성적표는 곧 조합원들의 무한신뢰로 이어졌고 얼마전 치러진 조합장선거에서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하는 배경이 됐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신뢰 만큼이나 이정배 조합장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달 26일부터 새 임기를 시작한 그는 “요즘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초선 시절에도 이런적은 없었다”면서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다 보니 더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좀처럼 떨처 버리기 어렵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지금에 안주할 수도 없다. 조합정상화 목표를 달성한 이정배 조합장은 이러한 부담을 양어께에 짊어진 채 ‘1등 복지조합’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위한 항해길에 올랐다. “쉽지 않을 겁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순자본비율을 1~2년내에 6.5%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조건 손익을 많이 내야 하는 만큼 내실이 중요할 뿐 만 아니라 외형도 꾸준히 늘어나야 합니다.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과 함께 품목조합인 만큼 경제사업 확대도 게을리 해서는 안되죠.” 그에게 다시 주어진 시간동안 ‘두 마리’ 도 아닌 ‘네, 다섯 마리의 토끼’ 를 쫓아야 하는 게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인 것이다. >>“이제는 베푸는 조합” 이정배 조합장은 이에대해 “한가지, 한가지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겠다”고 말한다. 경기도 평택 인근에서 강원양돈조합과 대충양돈조합, 농협중앙회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돈사료 전문공장 건립이 그 첫 번째다. 품목조합으로서 제역할을 위해 전용사료공장 확보는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내년에는 수원 정천지점 건물 지분을 매입, 마트사업에도 진출함으로써 ‘도·농 상생’ 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정배 조합장은 “도시형 조합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 농촌지역 농협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을 판매하게 될 것”이라며 “부실조합으로 외면받던 조합이 이제 ‘베푸는 조합’으로 우뚝 서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신규 신용점포 추가설치 역시 내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10년간 신규 신용점포 설치실적이 전무했던 서경양돈농협은 이정배 조합장을 맞이한 이후 세 번째 신규점포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이 조합장이 계획해 놓은 항해 일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마트사업 진출이 완료되면 육가공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사업 구심체 자리매김 “품목조합이라면 궁극적으로 조합원이 생산한 돼지를 조합이 책임지고 판매해야 한다”는 그는 “인수나 신축 등 어떠한 형태로든 육가공공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사업으로 구심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외적인 조합 경영환경 뿐 만 아니라 FTA 시대하의 양돈산업 전망을 감안할 때 이정배 조합장이 헤쳐나가야 할 항햇길은 그리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이 없는 조합은 없다는) 초심만 잃지 않는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대가 조금더 높아졌을 뿐”이라는 그는 오늘도 현장을 찾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전화를 통해서라도 조합원과 ‘소통’을 통한 조합발전 모색에 여념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