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포유기 급여량 · 횟수 최대화 목표 실현…모돈회전율 향상
후보돈 체중관리 ‘2산 증후군’ 없애…생산성 상위10% ‘우뚝’
양돈산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 되고 있다. 하지만생산성 상위 30%에 속한 농가들은 예외가 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찾아보기 어렵다. 성적만 유지된다면 미래도 보장돼 있다는 의미다. 이들 농가 대부분 환경에서도 강점을 보이며 민원,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추세가 감안됐음은 물론이다.
경기도 안성의 민근농장(대표 곽영범)도 그 가운데 한 곳이다.

올해 PSY 34두까지
모돈 300두 규모의 번식전문농장인 민근농장은 지난 한해 복당 총산 14.34두, 이유 12.5두. 총산-이유 사
고율 12.8%, 모돈 회전율 2.44을 각각 기록하며 PSY 30두에 달했다.
양돈전산프로그램 ‘한돈팜스’ 성적 기준 상위 10%에 들어가는 성적이다. 이유전육성률만 놓고 보면 상위 1%에 자리하고도 남는다.
지난 2023년 5월 첫 가동이 이뤄진 만큼 ‘신축 농장’만이 가진 잇점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민근농장을 잘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오히려 양돈 생산성의 꾸준한 상향과 지속성에 더 많은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산자수와 모돈회전율 등 주요 지표에서 이미 지난해를 상회, 올해 9월까지 PSY 34E두에 이르고 있는 성적은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근거가 되고 있다.

“포유모돈, 먹은만큼 생산성 ↑”
민근농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남다른 ‘데이터 활용’에서 비롯된다. 이는 농장주인 곽영범 대표도 공
감하는 부분이다.
곽 대표는 “ICT 장비에서 생산되는 데이터가 돈이자, 생산성이다. 단 한 개도 빠짐없이 대장과 전산에 기록하고, 다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만사는 데이터 활용에 대한 곽 대표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민근농장은 포유기간 중 급이량과 급이 횟수를 최대한 늘리는 데 관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먹인 만큼 포유능력이 향상, 결과적으로 농장 성적 전반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농장주의 의지가 반영됐다.
이에 따라 분만부터 이유시점까지 포유모돈자동급이기를 통해 생산되는 모돈 개체별 급여량과 체중, 증체량 등이 수시로 점검되고, 비교 분석을 거쳐 다시 개체관리에 투입된다.
이는 곧 간호분만을 통한 집중 관리와 함께 분만 모돈의 빠른 회복과 함께 공태, 불임 등을 최소화, 모돈 회전율이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포유돈 사료섭취량이 많다보니 월요일과 화요일에 강발정이 이뤄지면서 호르몬제를 굳이 쓰지 않고도 주간관리가 용이한 건 또 다른 잇점이다.

후보돈, 증체량이 선발기준
후보돈 구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곽 대표는 “외관이 아닌, 체중과 증체량을 후보돈의 선발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교배전까지 전산기록과 급이기 데이터를 활용, 체중 점검 및 급여량 조절로 체중관리를 실시하며, 최대한 증체량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번 저울 측정이 이뤄지면서 다른 농장에 비해 업무가 늘어나는 게 단점이긴 하나 그 결실은 생산성의 괄목할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민근농장은 2산차의 분만율이 87% 수준에 이르고, 재귀일은 7일 전후에 불과할 정도로 2산차 증후군 걱정없이 5~6산차까지 수월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곽영범 대표는 “올들어 총 산자수가 16.5두에 달하는데다 모돈회전율도 2.5에 이르고 있다. 이는 국내 상위 5%에 포함되는 성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를 활용한 사양관리는 자돈구간에도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다.
FCR 등을 데이터로 분석, 민근농장의 현실에 맞는 최적의 사료 선택을 통해 생산성은 유지하면서도 사료비 부담을 최소화 하고 있는 것이다.
피트비우기도 매뉴얼대로
‘가족의 일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직원 관리도 민근농장을 떠받히고 있는 또 다른 힘이다.
평소 주입식 교육 보다는 데이터를 동반한 개선 방안 제시 등을 통해 목표에 대해 확실한 동기를 부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 또한 빼놓을수 없다. ‘올인-올아웃’, ‘정기적인 피트비우기’만 해도 여느 농장과 다르지 않지만 이 과정에서 외면되기 일쑤인 매뉴얼 까지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 건 민근농장의 차별화 된 관리 포인트다. 농장 근무자 이동에 따른 질병 전파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관리하고, 질병 의심시 전담 수의사의 신속한 대처는 물론 농장의 모든 것을 공개함으로써 정확한 진단 및 처방을 가능케 하는 것도 질병의 조기 극복과 함께 2차 피해를 막는 핵심 요건이다.

탈취탑 통해 냄새 배출 차단
민원의 가능성을 최소화 하고 있는 건 민근농장의 강점이다.
안성시의 지원을 토대로 액비순환시스템을 구축, 냄새 발생 자체를 줄이는 하는 한편 포집 및 탈취탑 여과 과정을 거쳐 외부로의 냄새 배출을 최소화 하고 있다.
오로지 생산성에만 집중할 수 있는 농장 환경이 완비돼 있는 셈이다.
곽영범 대표는 “양돈인의 목표라면 다른 게 있나. 생산성을 더 높이는 게 우선 과제”라며 “당분간 부친이 운영하는 비육장의 생산성까지 함께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 곽영범 대표>
"데이터 활용 안하려면 값비싼 ICT장비 왜사요?"
민근농장 곽영범 대표는 ICT 장비 예찬론자다. 제대로 활용하면 생산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는 확신 때문이다. 그 핵심은 역시 데이터다.
“ICT 장비 제공 기본 프로그램도 있지만 무조건 따르지는 않는다. 데이터를 놓고 직원들과 고민, 세팅값을 조정해 보며 우리 농장에 맞는 최적의 값을 찾고 있다”는 그는“최근엔 PC와 테블릿은 물론 휴대폰과도 연계, 편의성과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가 선택한 (주)애그리로보텍의 오름 포유모돈자동급이기의 경우 이러한 장점에, 호환까지 가능한 프로그램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고. 이론과 실전을 모두 겸비한 곽 대표의 이력은 큰 거부감 없이 ICT 장비에 접근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곽영범 대표는 지난 2003년 한국농수산대학교 졸업 직후 부터 15년간 숙부의 농장에서 경력을 쌓았다. 신기술과 장비 도입에적극적이었던 숙부 덕분에 새로운 양돈 문물에 대해 경험과 지식도 풍부해 졌다.
이후 부친의 농장 등을 돕던 그는 마침내 2022년 정부의 축사현대화사업 대상자로 선정, 자신의 농장을 갖게 되며 자수성가형 2세 양돈인이 됐다.
그렇다고 ICT 장비에 욕심이 있는 건 아니다. “ICT 장비는 편하려고 쓰는 게 아니다.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으려면 값비싼 ICT 장비는 굳이 필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데이터에 대한 갈증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내 농장의 데이터를 비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농장을 찾기 어렵다. 우리 농장의 지금을 정확히 알아야 더 보완하고, 생산성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