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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 ESG 실천 캠페인(47)_축산업만 퇴보하는 탄소중립

  • 등록 2025.03.12 13:27:39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정책, 실행계획 수립만 그쳐…이행 평가 상대적 미흡
1년 전과 비교해 무엇이 나아졌나 점검표가 필요

 

2025년 1월, 환경부는 2022년도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은 2년 연속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물론 최근 민간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환경부 통계에서 누락된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이를 반영하더라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추세가 유지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4년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1990~2022)(’06 IPCC 지침, ’96 IPCC 지침)’ 보도자료에 따르면, 2022년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는 에너지, 산업공정, 농업, 폐기물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배출 저감이 이루어진 결과였다. 농업 분야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농업 분야에서 거의 유일하게 축산업만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농업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 항목은 크게 경종농업(벼 재배, 농경지 토양)과 축산업(장내발효, 가축분뇨 처리)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경종농업 부문의 두 항목은 모두 배출량 감소를 기록한 반면, 축산업 부문의 장내발효와 가축분뇨 처리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했다.

 

온실가스 증가는 사육 두수 증가 때문?
2022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중 축산업 세부 항목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장내발효 부문이 전년 대비 2.8% 증가하며 특히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가축분뇨 처리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0.8%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작았다.
일반적으로 장내발효는 소 사육과, 가축분뇨 처리는 돼지 사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22년 한우 사육 두수는 355만7천 마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해이기도 했다. 따라서 장내발효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22년 한우 사육 두수 증가가 곧바로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단정할 수 있을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같은 해 농업 경종 분야에서는 벼 재배 면적이 2020~2022년 3년 평균 0.1% 감소하는 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항목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4.1%나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축산업의 경우 한우 사육 두수가 증가한 만큼 다른 축종의 사육 두수는 줄어들어, 2022년 전체 가축 사육 두수는 24억654만1천 마리에서 23억325만5천 마리로 감소했다. 특히 돼지 사육 두수는 2021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축산업에서 사육 두수가 줄어들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함께 감소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2023년의 경우 한우 사육 두수는 2022년 대비 약 2.2% 감소했지만, 같은 해 농축수산 부문의 잠정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년 대비 겨우 0.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비록 축산업 항목의 정확한 추정치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2023년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개선되었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엄중한 이행평가 시스템 마련돼야
국내 축산업 관련 정부 부처는 매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서 정책이 실행 계획 수립에만 그치고 실질적인 성과 평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지적될 수 있다. 각 부처는 매년 초 해당 연도의 주요 추진 과제를 발표하지만, 이듬해 계획의 이행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올해 1월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가축 사육 및 저메탄 사료 소재의 국산화 연구 추진’과 ‘축산분뇨 처리 기술 고도화를 위한 민간 협업 강화’가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2024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에도 동일하게 포함되어 있었으며, 환경부가 발표한 2025년 환경부 주요 정책 추진계획에서도 유사한 목표가 제시되었다.
문제는 새로운 계획이 발표될 때마다 전년도 추진 계획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 부처가 설정한 목표가 실제로 달성되었는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는지, 어떤 부분이 효과적이었고 무엇이 어려웠는지를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부재하다. 이로 인해 매년 비슷한 내용의 계획이 반복적으로 발표되지만, 실질적인 점검과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아 정책의 연속성과 실효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축산업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 책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 특히, 축산업은 환경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은 단순한 감축 목표를 넘어 축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과거보다 나은 현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축산업 종사자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기대한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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