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2017 신년 사설>새해엔 농정 패러다임 바뀌어야 한다

정유(丁酉)년 닭의 해가 밝았다. 역사 저 너머로 사라진 2016년의 회한(悔恨)이 깊었던 만큼이나 희망을 갈구하는 새해의 소망은 한층 간절할 수밖에 없다. 새해 새아침에 사상 최악의 AI와 소비절벽에 직격탄을 맞은 한국 축산업에 희망이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있다’이다. 그러나 축산업을 위협하는 여러가지 위기 속에 숨어 있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기회는 항상 위기의 얼굴로 찾아오기에 위기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방긋 방긋 웃으며 다가오는 기회는 없다고도 했다.
한국축산의 기회요인은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는 쌀 문제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수입개방에 직면한 쌀 산업보호를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농촌의 근간이며 영세한 농민들의 생업보호를 위해 국가가 쌀 산업을 보호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그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이다. 정부는 농가 소득보전과 과잉생산에 따른 재고부담으로 인해 올해에만 수 조원의 국고를 투입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쌀의 잉여량은 줄잡아 20만톤 정도이며 여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무수입량 40만톤 정도가 추가된다. 이로 인해 보관비용만 한 해 5천억원이 넘는 실정이다. 결국 적정량의 생산감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쌀 생산을 감축한다고 해서 식량생산 기반인 농지를 훼손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농지를 축산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잉여농지를 조사료 생산에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경종농가가 농지를 조사료 생산에 내놓을 경우 기존 직불금외에 축산농가로부터 받는 염가의 임대료 수입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한다면 양자가 모두 득이 되는 그야말로 윈-윈인 셈이다. 또 농지에 축산시설 진입을 허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특히 농업용으로 지정된 전국의 간척지 11곳은 주민거주지역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축산시설이 진입할 수 있는 적지 중의 적지다.
이는 결국 농정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쌀이 주식(主食)임은 분명하지만 국민 1인당 소비량이 쌀의 곱절이나 되는 축산물 역시 주식이 된지 오래다. 결과적으로 증산정책이 되고 있는 현재의 쌀 대책은 농정을 더 깊은 수렁으로 빠뜨릴 뿐이다.
농정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기 위해서는 먼저 축산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불식되어야 한다. 질병과 냄새 등 축산에 대한 부정적 요소가 있지만 이는 세계 어느 곳이나 공통으로 해당되는 것이며 극복 가능한 것이다.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유럽의 소국(小國)들과, 그 보다 더 열악한 이스라엘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축산업에 대한 지원이 예산과 인력 면에서 10%에도 못 미치는 왜곡된 농정으로는 축산의 장래는 물론 전체 농업의 장래마저 어둡게 할 뿐이다.
축산업, 더 나아가 이 나라 1차산업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농정패러다임의 전환은 농정당국과 정치권의 변화와 각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수요자인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대 역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축산의 희망을 가꾸기 위한 새해 축산인들의 과제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친화적 축산환경조성과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대한 범 국민적 신뢰획득, 그리고 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축산인들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의 철저한 이행이 뒷받침될 때 농정패러다임의 전환을 견인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 축산을 둘러싸고 있는 작금의 환경은 어느 것 하나 수월한 것이 없는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며 눈보라와 같은 시련의 연속이다. 그러나 매일 날씨가 좋으면 대지(大地)가 사막화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거센 비바람은 귀찮고 힘든 것이지만 이로 인해 새싹이 돋는다. 시련을 극복하려는 축산인들의 의지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원동력이기를 희망하며 농정패러다임의 전환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