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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사설>축산의 장래, 축산인에 달려 있다

  • 등록 2016.12.23 15:50:36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년이 서(西)산에 걸린 해처럼 저물어 가고 있다. 닳아빠진 귀퉁이가 말려 올라간 12월의 달력 한 장은 마른 가지 끝에 위태로이 매달린 나뭇잎을 연상케 한다. 이맘때면 아쉬움 가득한 소회(所懷)에 젖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신산(辛酸)하기 짝이 없는 현실은 이마저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나라 안팎이 모두 그렇지만 한국 축산업도 올 한해 그 신산함은 필설(筆舌)로 다 풀어내기가 버거운 게 사실이다. 축산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는 올 한 해 우리 축산업이 견뎌온 시련이 결코 간단치가 않았음을 웅변해준다. 축산업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시행된 청탁금지법은 경기부진과 맞물려 한우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으며 적법화라는 그럴 듯한 이름으로 포장한 무허가축사 문제는 축산인들의 사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어디 이 뿐인가. 사정당국의 무지로 인해 학교우유급식이 최저가 입찰이란 파동을 겪는 와중에 낙농가들은 소비절벽을 막아 보려고 유대인하라는 아픔을 감수해야 했다. 거대조직인 농협 속에서 축산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많은 축산인들이 찬바람 부는 여의도에서 목청 높여 축산특례를 외쳐야 했으며 급기야는 초고병원성인 AI까지 덮쳐 가금산업이 사상최악의 위기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물론 어두운 뉴스로만 얼룩진 건 아니다. 한우고기 홍콩수출의 물꼬가 트여 본격적인 해외시장공략의 가능성이 열렸으며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고지방식 열풍이 불면서 축산물(지방)이 ‘건강의 적’이라는 누명이 벗겨졌다는 점이다. 돼지값 탕박정산의 원년이었다는 점도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이처럼 우리 축산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도 있다. 켜켜이 쌓인 눈을 뚫고 피어나는 꽃이 있고 그 밑 대지에서는 다가 올 봄을 맞기 위해 뿌리를 살찌우는 새영이 있듯이 농촌경제의 원동력이며, 근간인 우리 축산도 그래야 한다.
축산이 식량산업으로서 튼튼한 자리매김을 하고 미래로 뻗어나가기 위해 무엇보다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바로 축산의 가치를 대내외에 제대로 인식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 축산종사자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지만 아쉽게도 이와 관련한 축산업계의 역량은 충분치 못한 게 엄연한 현실이다.
축산업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43%를 점유한다. 이는 축산이 없는 농촌경제를 상상할 수 없음을 이르는 현실지표다. 국민 1인당 축산물 소비량도 쌀 소비량의 배를 넘지만 축산에 대한 농림축산식품부의 인력과 예산배분은 공히 10%를 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심각한 농정의 왜곡이며 농정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당위성이기도 하다.
이제 축산업계는 바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해내기 위한 시험대에 올라섰음을 인식해야 한다. 무턱대고 목소리를 높이자는  게 아니다. 축산이 지닌 객관적 가치와 현실적 당위성을 합리적으로 인식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생산현장인 축산업과 전·후방산업, 그리고 학계가 하나 된 노력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여기에는 냄새저감이나 AI와 같은 악성전염병 등 우리 축산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문제점을 적극 해결함으로써 축산에 대한 대국민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와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처럼 축산의 장래는 결국 축산인이 좌우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는 한 해를 보내는 우리의 각오와 다짐이어야 한다. 당면한 AI 퇴치에 우리 모두의 역량을 보여 주자는 점도 재차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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