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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에서>방역당국, 오직 AI만 바라보라

  • 등록 2016.12.16 14:41:24

 

이상호 본지 발행인

 

비행기 문제 발생시 안전착륙이 최우선
책임규명은 차후문제
뒷북행정 비판에  해명하느라 ‘진땀’
방역당국 현 상황, 방역에 도움 안돼

 

  하늘을 날고 있는 여객기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 마나 한 얘기지만 이 물음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이 경우 승객의 안전을 책임진 조종사는 비행기를 무사히 착륙시키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비상착륙은 지상관제탑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이 소용이 없거나 불가능할 경우엔 오직 조종사의 양 손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이 때 지상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조종사에 대한 응원과 비상착륙에 대비한 대책마련 뿐이다.
국내에서도 절찬리에 상영된 영화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은 이처럼 긴박한 상황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2009년 1월 15일 전 세계인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US항공 여객기의 허드슨강 불시착을 소재로 왕년의 스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메가폰을 잡고 톰 행크스가 열연한 이 영화는 155명의 목숨을 양 손에 쥔 채 관제탑 지시를 어긴(?) 설렌버거 기장의 고뇌와 리더십을 감동적으로 그려내면서 ‘파일럿 리더십’이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좀 뜬금 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발생 한 달여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AI 사태와 관련한 언론보도를 보면서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각종 언론보도에는 대개 뒷북행정이니 인재(人災)니 하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번 AI사태에서도 이런 전형은 깨지지 않았다. 딱히 언론보도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연일 해명자료를 만드느라 진땀을 흘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감시와 비판은 언론본연의 기능이며 이것이 건강한 국가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요소이니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AI사태가 한국 가금산업의 사활이 걸린 급박한 사안이란 관점에서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사고기의 안전한 착륙을 위해 모두 힘을 합치고 비행기의 결함 원인이나 책임 소재, 보상 문제 등은 차후 규명하고 따져야 하듯이 AI 역시 지금은 방역당국은 물론 축산현장, 나아가 범국가적으로 조기퇴치를 위한 에너지를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AI 퇴치는 현실적으로 방역전문가집단과 축산현장에 맡길 수밖에 없다. 미래에도 마찬가지겠지만 검역본부는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집단이다. 사고비행기의 상태는 조종사가 가장 잘 알듯이 현재의 AI사태는 방역당국의 판단과 대처를 믿고 따라야 한다. 그런데 방역당국이 연일 해명자료나 만들고 여기저기 보고하느라 진땀을 흘린다면 방역전선은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만약 현 사태가 방역당국의 ‘뒷북행정’에 따른 인재(人災)라면 여간 큰 문제가 아니며 마땅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차후 문제다. 지금은 방역당국을 격려하며 모든 역량을 AI퇴치에 쏟아 부어야 할 때다. 당국의 방역역량이 분산될까봐 언론 등 각계 각층이 차분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일본의 사례는 정말이지 배워야 할 점이다.
지금 방역당국이 가장 중요시 여겨야 할 대목은 위기상황에 대처하는 설렌버거 기장의 리더십이다. 설렌버거가 탑승객의 안전만 생각했듯이 방역당국은 오직 AI만 바라보라. 가금산업의 사활이 걸린 위기상황을 빨리 탈출하는 것이 가장 중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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