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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우리는 미래를 걱정이라도 하고 있나

‘관세 제로’ 향해 가는 FTA 시간표 맞춰
대책이 지표화되고 정책으로 실행될때
축산장래 보장, 준비없는 미래는 재앙
분명, 지금 그 길로 가는 초입에 있는 것

윤봉중 본지 회장

저출산과 고령화의 심각성이 대두되면서 나라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판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되고 있다는 지적은 우리 경제가 성장은 커녕 20여 년 전의 일본 경제처럼 절벽을 마주하게 된다는 경보음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맞물린 과도한 복지 수요는 우리의 먼 미래, 즉 우리 후손들의 삶을 갉아먹는 무책임이란 지적 또한 뼈아프게 들어야 할 대목이다. 우리 모두의 가까운 미래와 후손들이 누려야 할 먼 미래의 터전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한국축산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
안팎의 악재가 시시각각 조여 오는 한국축산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미래를 준비하고 개척하는 노력이 부족하고 이를 이끌어내기 위한 비전도 없다. 축산의 미래를 위협하는 각종 악재는 정해진 시간표대로 가는데도 말이다. 정부의 농정도, 축산업을 영위하는 당사자인 업계도 눈앞의 일에 매몰된 채 내일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오늘만 있고 내일이 없는, 타협이나 협력보다는 분열과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판치는 산업의 미래가 장밋빛일리 없는 것이다.
한국축산의 미래를 위한 대책은 정확한 현실진단 위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우리 농정은 먼 미래는 커녕 가까운 장래에 대한 준비와 이를 실행할 의지 조차 보이지 않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FTA로 인한 수입축산물의 관세 제로화를 극복하기 위해 장단기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 관세가 제로로 떨어졌을 때를 대비한 우리 축산의 대책은 분명한 지표를 담고 있어야 하지만 과연 손에 잡히는 게 무엇인지 의문이다.
한국경제의 오늘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같은 분명한 목표와 강력한 실행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수급대책을 세운다며 냉온탕을 반복하며 물가대책에 함몰되고 마는 정책은 산업의 진흥을 저해하며 농정당국의 위상저하를 자초하는 일이다. 축산이 전체 농업생산액의 42%를 점유하는데도 농정차원의 인력 및 예산배분은 고작 10%에 머무는 것은 우리 농정의 현주소가 어디쯤인지를 가늠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지금 농협의 어설픈 신경분리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농정의 주요자원을 방치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경제사업의 지주회사화를 통해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흔들고, 나아가 축산분야 협동조합의 역량을 저하시키고 있다. 기업규모가 아닌 가족노동력으로 영위하는 축산농가는 협동조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는 농협의 축산전문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푸는 것이 순리다.
미래에 대한 대비가 없기는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목전의 이익에만 급급할 뿐 미래를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 업종을 막론하고 신규 진입이 사실상 봉쇄되고 후계육성이 부진한 산업이 건강할리 없는 것이다.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각종 규제와 같은 거미줄을 힘 모아 함께 헤쳐 나가는 사례를 찾기 힘들며 산업의 장래를 좌우할 중대현안이 있어도 대화와 타협으로 원만히 풀어내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이로 인해 한국축산은 덩치는 커졌는데 생각은 그 옛날에 머물러 있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한국축산이 미래에도 존재하기 위해서는 10년, 20년 후의 그림이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하며 이것이 지표가 되고 정책으로 실천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와 업계 어디에서도 이런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현실은 관세폐지를 목표로 하는 FTA 시간표를 망각했거나 의지결여의 결과라고 할 수밖에 없다. 준비 없이 맞이하는 미래는 재앙이다. 한국축산은 지금 재앙으로 가는 길 초입(初入)에 서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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