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겨울이 다가왔다.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겨울철은 농민들이 밀린 휴식을 취하고, 화롯가에서 손주와 함께 고구마나 감자를 구워서 먹는 등 소박한 추억의 계절이었다. 하지만 21세기 농촌의 겨울은 여러 가지로 바쁘고 걱정이 많은 계절로 변하고 있다. 특히 축산인의 겨울맞이는 가축의 월동관리와 경영 안정화 등 노력과 고민이 많은 시기인데, 이를 토대로 축산인으로서 두 가지 마음을 간략히 짚어 보고자 한다. 먼저 한가지는 축산인들이 다가올 겨울에는 가축을 잘 관리하여 큰 피해가 없이 희망이 가득한 새봄을 맞이하였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근 기후변화 등으로 겨울철 기상이 폭설과 매서운 추위가 올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가축별로 차이는 있지만, 소는 더위보다는 추위에 강한 특성이 있으나 극심한 저온과 세찬 바람은 생산성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겨울철 소의 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온도와 습도, 환기이며 급수 또한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이러한 요인들은 가축의 사육단계, 나이, 급여하는 사료의 영양수준, 관리방식에 따라 각각의 작용이 다르나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폭설과 추위에 대비하여 사육시설 보수와 환경관리에 대한 준비
[축산신문] 허선진 중앙대학교 교수(동물생명공학과) 국내 채식인구는 대략 250만명 정도 되고, 매년 1~2%씩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는 정식으로 조사한 결과가 아니고 추정한 자료이다. 이에 반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농업 총생산액은 약 52조원이고 이 중에서 축산업은 약 20조원을 차지해서 전체의 약 40%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우리 연구팀이 계산한 결과 지난 20년간 축산업은 매년 3.7% 수준으로 성장했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대략 4천500억원 정도 매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가 있는 일명 식물성 대체육은 매년 2.5%씩 성장하고 있고 금액 기준으로는 약 250억원 정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aT 식육가공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식육가공품 시장은 5조6천억원 정도 수준으로 매년 9%씩 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금액 기준으로 이 또한 대략 4천500억원 정도이다. 그러므로 현재 기준으로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봐도 대체 축산물 시장의 성장은 절대 축산업의 성장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물론 축산업의 물리적인 성장이 거의 임계점에 도달한 반면, 대체축산물의 시장은
[축산신문]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복지연구팀) 1. 프롤로그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하여 취소되거나 미뤄졌던 국제학술대회들이 엔데믹(endemic) 분위기를 타고 하나둘씩 개최되고 있다. 동물행동학회도 개최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부리나케 참가 신청을 마쳤다. 손꼽아 기다리던 출국 당일, 인천공항을 향하면서 마치 생애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는 것처럼 설레었다. 아직은 많지 않은 공항 이용객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의 위엄(?)을 느끼게 했으나 몇 년 만에 먹어보는 기내식은 눈물이 날 정도로 반가웠다. 약 12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다음 비행기로 환승하기 위해 들른 곳은 튀르키예의 이스탄불 공항이었다. 다음 비행기 탑승을 위해 대기하던 중 반려견을 데리고 공항 내부를 활보(闊步)하는 이용객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한동안 어리둥절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나 이스탄불 공항에 반려동물을 위한 화장실 겸 놀이터가 있어 환승하는 동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출발하여 약 2시간 후 북마케도니아의 스코페 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스코페 공항은 우리나라 제주국제공항 정도의 크지 않은 공항이었는데 출
[축산신문 기자] 정영철 정P&C 연구소 대표 지난 2019년 9월 ASF 발생에 따른 시장 혼란, 방역권 설정으로 인한 돼지 공급 차질, 글로벌 코로나 19사태속에서 국내 돈가는 예상을 벗어난 폭락과 급등이 반복되며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 글로벌 돈육 시장 미국 농업부 FAS(해외농업서비스)의 최신 세계 육류수급 보고서에 의하면 2023년 세계 돼지고기 생산량은 전년보다 1% 증가한 1억1천100만톤으로 예측됐다. 세계 돼지고기 생산의 절반을 생산하는 중국의 경우 작년 7월부터의 모돈두수 감소로 올해 7월부터 돈가가 급상승, 10월25일 현재 생돈 kg당 28.15위안으로 지난 3월의 12위안보다 2.3배나 급등했다. 특히 중국이 돼지고기 수입을 다시 늘리기 시작하면서 국제 가격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돈가의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올해 공급량이 작년 보다 1.9% 감소하면서 초 고돈가가 형성되고 있다. 유럽 역시 모돈과 총사육두수의 감소속에 강세의 돈가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유럽의 총 사육두수와 모돈이 전년 보다 각각 4.6%씩 줄었다. 유럽의 올 한해 돈육 생산량은 5.0% 감소하고 202
[축산신문] 박규현 강원대 교수 우리가 흔히 온실가스라고 부르는 가스들은 대기 중에 존재할 수 있는 일생(lifetime)이 각각 다르다. 여러 연구 자료들에 따르면 메탄(methane, CH4)은 발생하고 사라질 때까지 약 11.8년, 아산화질소(nitrous oxide, N2O)는 약 109년이 걸린다고 하며 이 기간 동안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온실가스들은 이러한 일생 뿐 만 아니라 온실효과의 힘도 다르다.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CO2)의 20년간 온실효과를 기준으로 지수화 하였을 때(즉,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를 1이라고 했을 때 다른 온실가스들의 온실효과; 지구온난화지수(Global Warming Potential, GWP)라고 부름), 메탄은 56~96, 아산화질소는 264~289에 이른다. 즉 20년 기준으로 메탄은 이산화탄소 대비 56~96배, 아산화질소는 264~289배 높은 온실효과를 보인다는 의미이다. 과학자들은 위 데이터를 보고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 대비 더 높은 온실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메탄은 아산화질소보다 더 짧은 일생을 보내고 있다. 따라서 메탄을 줄이면 빠른 시간 내에 지구 평균
[축산신문 기자]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구제역 발생 이후 2011년부터 구제역백신 접종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정책은 구제역을 예방, 축산 농가는 물론 국가의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쓰고 있는 구제역백신은 근육접종용이다. 불활화 항원 단백질에 면역보좌제(오일 등)가 함유돼 있는 형태다. 하지만 이 백신은 주사기 물리적 손상, 미생물 오염, 면역 보좌제(오일) 등에 따라 돼지 접종과정에서 접종부위 이상반응(일명 이상육이라 불리는 근육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는 구제역백신 국산화와 함께 2012년부터 이상반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피내접종용 구제역백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결과 구제역 백신항원에 대해 10종 상용 아쥬번트(부형제) 피내접종 적용 비교(‘13~‘14년), 피내접종에 미치는 요인에 대한 표준기술 확립(‘14~‘16년), 검역본부 주도로 한국기계연구원과 피내접종용 무침주사기 국내공동 개발(공동특허출원, ‘16년 12월)을 완료했다. 특히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피내접종용 O 및 A형 구제역 다가 연구를 수행해 2021년에 백신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는 구제역백신 민간 사업체에 기술이전을
[축산신문] 오인환 건국대 명예교수 말은 동물이 아니라고도 한다. 즉 인간과 동물 사이의 중간쯤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말의 예민한 감수성, 뛰어난 교감 능력 등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리라. 이전에는 군마, 농사용, 운반수단 등으로 말이 많이 사용되었다. 역사적으로 신라 화랑도들의 기마 수련이나 조선왕조 시대의 마상무예는 전투력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고 농업의 근대화, 자동화로 인하여 말은 그 역할을 상실하게 되어 일상생활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경마장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승마산업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올라감과 아울러 정부에서는 2011년에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하여 본격적인 승마산업과 관련인력을 육성해 나가고자 하였다. 그 결과로 승마를 취미로 즐기는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독일의 승마 산업 유럽에서 승마는 일부 부유층의 스포츠로 성행되었지만, 차츰 단순한 근대 스포츠로 발전해왔다. 독일은 5천개의 승마클럽에 65만 명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으며, 그 외에도 50만 명이 클럽에 소속되어 있지는 않으나 승마를 즐기고 있으며 100만 명이 기회가 나는 대로 승마장을 찾는다. 사육두
[축산신문] 윤요한 교수(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사람에게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이다. 그래서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다. 특정한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음식을 가리게 되는데 식품 알레르기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으로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러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알레르기는 특히 어린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 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식품에 대해 우리 몸의 면역반응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식품 중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것으로 많이 알려진 것이 땅콩, 갑각류, 우유, 조개류, 알류, 복숭아 등이 있다. 식품 알레르기 증상은 두드러기, 입술주변 부종, 콧물, 눈물, 눈의 가려움 등이 있고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오래전 필자가 친구와 공항에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햄버거를 먹던 중 함께 있던 친구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몹시 괴로워했다. 그 친구는 해산물에 알레르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먹은 것은 햄버거여서 너무나 당황했었다. 매장 매니저에게 혹시 해산물 요리했던 조리도구에 햄버거를 패티를 조리했는지 물었더니 그렇
진삼성 조합장(사천축협·농협사료 이사)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던 사료곡물과 조사료 가격이 올들어 더 크게 뛰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해외 조사료 주산지의 작황 부진 등으로 인해 사료용 옥수수 가격이 올 상반기에만 전년 평균 대비 29% 올랐으며 수입 조사료 가격은 21%, 해상운임은 31% 상승하는 등 사료원료와 운임 모두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수지타산’ 이라는 미명 아래 수입에 의존해 왔던 사료원료는 세계 곡물가격의 상승에 따라 가축 생산비와 고기 가격에 충격을 주고, 이는 또 다시 연관산업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민건강의 근본인 ‘밥상 물가’ 를 흔드는 빌미가 됐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 보면 해바라기유의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 발발을 계기로 수출경로를 차단한데 이어 인도네시아와 인도는 식량보호주의를 내세우며 식용팜유와 밀 수출을 금지, 국내 밥상 물가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외부환경으로 인해 국민들이 겪고 있는 최근의 혼란은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식량전쟁의 심각성과 식량안보에 대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식량 생산의 아킬레스건을 잡고 있는 각국의 식량보호주의가 더 확산이 되기 전에 정부가 우리 먹거
[축산신문] 양창범 제주대 석좌교수 이제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자주 사용되는 표현 중의 하나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국민 모두가 ‘풍성한 결실’을 기대하는 뜻으로 해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말(馬)산업에 종사하는 축산인의 입장에서는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제 경마와 승마 등 말산업이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바람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우리 민족과 함께 걸어 온 말, 말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간략히 피력하고자 한다. 먼저 말의 가축화에 대한 역사이다. 그간 여러 가지 주장이 있으나, 작년 10월에 네이처(Nature)지에 프랑스의 파블로 리브라도(Pablo Librado) 연구팀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말에 대한 DNA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에서는 기원전 2700년경 말의 가축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다른 주장은 인간과 말의 관계는 카자흐스탄에서 5500년 전 식용으로 이용한 것이 최초이며, 이후 식용보다는 타는 용도로 인류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설도
[축산신문] 허선진 교수(중앙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최근 배양육을 필두로 해서 축산물 대체식품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실제로는 1.5%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축산업계를 탄소배출의 주범으로 오해하면서 축산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축산업계는 일명 “대체육” 시장의 성장에 따라 실제 육류와 동일하지 않은 제품에 “육” 또는 “고기”라는 용어를 빼고 “대체식품” 등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 또한 기본적으로 “육” 또는 “고기”라는 용어를 대체식품에 사용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 용어가 시장에서 굳어지기 전에 정부가 용어 정의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주장했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축산업계가 오히려 대체육 시장의 이슈를 역으로 키워주고 있는 상황으로 가는 것 같다는 부분이다. 대체육을 개발하고자 하는 업계 또는 축산업을 반대하는 일부 측에서는 축산업계의 반발이야말로 대체육이 성장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식품 업계 또는 소비자들은 축산업계가 이전과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는 그 만큼 일명 대체육 시장이 전통 축산업계를 위협할 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축산신문] 정영철 대표 (㈜ 정피엔씨연구소) 세계 3대 돼지 생산지, 중국, 유럽,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동시에 돼지고기가 감산되는 유례없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 미국 USDA 발표 6월 1일 기준 돼지 두수는 전년보다 모돈, 자돈 두수, 분만 복수 모두 감소했다. 더구나 총 사육 두수가 피크치를 보였던 2020년의 6월보다 470만두가 감소했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한 것이다. 많은 비육용 자돈사와 비육돈사가 비어 있다. 7월에 판매된 비육돈만 봐도 한 마리당 40.63 달러 흑자로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사육 두수 증가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USDA는 올 한해 미국의 총 도축 두수가 1억2천586만두로 작년 보다 2.4% 적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사육 두수 감소와 국제 비료 가격 상승은 옥수수와 대두 경작에 필요한 퇴비 부족현상을 초래해 현재 비료로 사용되는 돼지분뇨가 1두당 15~20달러 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때 처리를 위해 큰 비용이 소요되며 부채로 여겨졌던 돼지분뇨가 이제는 자산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의 돼지가격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더구나 서부 및 남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