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기자] 김성훈 대표(피그진코리아) 農夫餓死 枕厥種子(농부아사 침몰종자). 정약용이 한국과 중국의 속담을 정리해 출간한 이담속찬(耳談續纂)에 나오는 말로 농부는 굶어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 농부는 씨앗을 소중히 여겨, 아무리 배가 고파도 죽을지언정 앞으로 지을 농사를 위해 종자(種子)는 남겨둔다는 뜻으로 현재에 급급해 미래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일단 목숨이라도 부지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음에도 죽는 줄도 모르고 재물을 아끼는 어리석고 인색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종자는 각자의 목적에 맞게 개량할 수 있는 데 기존의 종자와 다른 특징을 갖는 종자를 개발할 경우 지식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식물은 이미 종자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UPOV(신물신품종제도 운영을 위한 국가간 협력 기구)나 CBD(생물다양성협약)등을 통해서 종자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틀이 잡혀있어 일본에서 개량한 딸기를 먹게되면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도록 되어 있다. 동물의 경우 식물에 비해서 사육이나 개량이 복잡하고 어려워서 아직은 종자에 대한 지식 재산권의 행사가 식물에 비해 늦게 진행되고 있지만 조만간 동일한 상황
[축산신문 기자] 하 태 식 회장(대한한돈협회) 지난 4월 27일 우리 한민족 역사에 길이 남을 남북정상회담이 국민의 큰 지지와 함께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남과 북에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유례없는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이 일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 동해선과 경의선 전철과 연계한 시베리아 횡단철도 등을 통해 여객 및 물류의 운송에 따른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상상 이상으로 클 것으로 회자되고 있으며, 남북 경제를 하나로 묶게 됨에 따른 자체 소비능력 확대 등 대내외적으로 그 시너지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남북 해빙무드로 인해 가장 우선적으로 협력이 기대되는 경제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바로 축산업(한돈산업)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10여년 전 우리민족서로돕기사업의 일환으로 북한 양돈장 건설 및 기술이전 사업을 진행해 남북 경협의 큰 디딤돌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단백질은 축산이다. 그 중 가장 접근이 쉬운 품목이 한돈, 계란, 닭고기 등이다. 돼지는 생산주기가 짧고 생산량도 많을 뿐만 아니라 맛도 좋아 북한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단백질을 보충해줄 수 있는 최고의 먹거리다. 식량난으
[축산신문 기고] 전중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드넓은 초원에서 가축들이 노닐고 있는 장면 혹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첨단기기들로 채워진 시설들에서 가축들이 생산되는 장면 등 요즘 신문이나 TV방송 어디를 봐도 동물복지와 ICT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들로 넘쳐난다. 이처럼 축산환경의 개선과 사육기술의 발달 뒤에는 가축과의 소통이 중요하며 바로 ‘가축사육은 가축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라는 것이다. 가축사육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가축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가축을 사육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서 가축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는데 밤사이 가축과 시설에 어떤 문제가 없었는지를 둘러보기 위한 것으로 특히 사료를 남긴 개체가 있는지 혹은 움직임에 어려움을 보이는 개체가 있는지 등 가축의 상태를 살피는 매우 중요한 가축관리의 절차이다. 즉 가축들이 보여주는 행동들에 기초하여 그들의 상태를 이해하기 위한 행위인 것으로 가축과의 소통이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한 것이다. ◆ 동물행동학의 선구자 ‘동물이 왜 이런 행동을 보일까?’라는 단순한 궁금증에서부터 보다 깊이 있게 동물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행동학이 발달해왔다.
박 종 명 원장(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원) 농장동물에서 항균제 사용은 식품이나 다른 전염경로를 통해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항균제 내성균을 선발한다.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는 농장동물에서 항균제 사용으로 인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체에 사용되는 항균제의 중요도를 분류하는 전문위원회를 조직했다. 위원회는 이들 항균제를 인체의학에서 중요한 항균제(Important Antimicrobials), 고도로 중요한 항균제(Highly Important Antimicrobials), 매우 중요한 항균제(Critically Important Antimicrobials) 등으로 분류해 인체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항균제 목록(WHO Critically Important Antimicrobials, CIA 목록)을 작성했다. WHO CIA 목록 제5개정판은 2016년에 발표됐다. 2017년 말 WHO는 최신 WHO 분류를 포함하는 농장동물에서의 항생제 사용에 관한 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축산에서 항균제 사용에 관한 WHO 지침 참조) 2017년 4월 WHO는 특정 항균제 종류를 세계보건기구(WHO)의 인체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항균제 목록(C
[축산신문 기자] 박규현 교수(강원대) 동네북 : 여러 사람이 두루 건드리거나 만만하게 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국어사전에 나오는 동네북의 의미이다. 요즘, 축산처럼 여러 분야에 걸쳐 언론에 등장하는 산업도 드물다. 환경문제부터 이야기를 해보자. 관광지, 주택지 등에서 발생하는 악취에 대한 민원은 수시로 기사화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고 그것의 위험성이 이슈가 되면서 축산의 암모니아 배출이 그 원인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잊을 것 같으면 나오는 소 방구 이야기와 온실가스는 이제 재미도 없다. 도덕적인 부분도 이야기 된다. 반려동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 넘쳐나면서 농장동물(산업동물)의 동물복지에 대한 논의(라고 읽고 비난이라고 이해한다)도 자주 일어난다.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성인병이 현대인들의 건강 문제로 인식되면서 건강의 적으로 축산물이 언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채식주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이것이 동물복지와 연결되면서 도덕적 우월성이라는 프레임까지 가져가고 있다.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원인을 찾는다.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실제로 그렇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상철 부원장(한국축산경제연구원) 한국농어촌공사와 러시아 극동투자수출지원청이 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제1차 한-러 농업분야 비즈니스 다이얼로그‘가 블라디보스톡에서 4월 18일 열렸다. 이 행사에 극동지역 농업투자에 관심이 있는 39개의 한·러 농기업이 참석했는데 그 동안의 정부간 교류 협력 방식을 민간 기업간 투자협력 사업 발굴 방식으로 전환한 것에 의의가 있었다. 이 자리에 한국의 4개 농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이 소개되었는데 축산분야로는 ㈜한협이 러시아 토종닭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GSP종축사업단(국립축산과학원)의‘토종종계 해외수출기반 구축 및 수출 확대’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마침 ㈜한협의 박성진 대표이사가 러시아 시장 진출 의지가 높아 금번 행사를 현지화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함께 대응했다. ㈜한협은 2013년부터 GSP사업에 참여하면서 2015년에 중앙아시아 키르키즈스탄 현지에 원종 농장을 설립해 한국에서 수입한 종란으로 PS와 실용계를 생산·보급 하고 있다. 그동안 GSP한협 3호에 대한 현지 실증시험, 시식회, 시범판매(닭고기, 계란, 산닭), 매체홍보 등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높여 나갔고 늘어나는 수요
윤요한 대표(윤바이오텍) 지난해 우리 축산업계는 살충제 계란 사태로 인해 양계농가 뿐만 아니라 축산업 전체 큰 고통을 겪었다. 이와 같은 축산물 안전문제는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발생할 때 마다 심각성 정도의 상관없이 관련 축산물 소비량은 급감한다. 이 부분에서 국내 소비자들은 축산물이 갖고 있는 영양학적 가치보다 안전문제에 더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축산물 안전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축산물 생산업계는 효율적이고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 문제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 더 심각하게는 문제를 관망하고 사태가 마무리가 되면 소비자들이 그것을 망각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왜 축산물 안전문제는 계속 발생하는 것일까 축산물 생산현장에 축산물 안전을 전공했거나 체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은 관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렇다 보니 지속적이고 포괄적으로 축산물만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특성을 치밀하게 이해하면서 안전문제를 관리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축산물 안전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축산물 안전문제가 아킬레스건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물 안전을 전공하지
김 동 균 이사((전) 상지대교수, 강원도농산어촌미래연구소) 어떤 일이 크게 변해 과거의 것을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을 흔히 ‘상전벽해’라고 표현한다.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뽕 밭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뜻이지만 요즘처럼 이 말이 실감나는 일이 흔한 세태는 일찍이 없었다. 1970년대 초엽 옥수동 언덕에서 바라 보던 한강 건너편은 잠실일원이었는데 당시에는 민가도 보이지 않는 뽕밭으로 덮혀 있었다. 몇 해 동안 차츰 건물이 들어서더니 어느덧 가장 화려하고 번듯한 강남지역의 문명과 문화가 형성되었다. 잠실, 청담동, 말죽거리 등은 나룻배를 타야 접근하던 지명이었는데 지금은 현란한 문명이 가득한 빌딩의 숲으로 변했으니 이것이 상전벽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 여파는 수도권 전역에 퍼져나가 서울주변의 위성도시들의 놀라운 번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신속한 탈바꿈은 불과 한 세대 사이에 일어난 변화들이다. 매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눈에는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시간 속에서 움직이고 일하며 때 되면 밥 먹고 자러 들어가면서 그 놀라운 변화의 모습을 체감하기 어렵겠지만 어쩌다가 아주 오랜만에 과거에 가 보았던 지점을 찾게 되면 건물과 도로의
윤성식 교수(연세대학교 생명기술학부)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서고금을 통해 우유만큼 찬사를 받은 식품이 있을까. 우유는 천사가 인간에게 내린 선물 또는 백색 보약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인류의 최고 식품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구약성경에도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는 구절이 있고, 조선시대에도 찹쌀에 우유를 넣어 끓인 타락죽이 왕실에서 이용된 기록이 있으니 우유는 그야말로 귀한 보양식품이었다. 미국 영양학계의 거두였던 멕컬럼 박사는 우유와 유제품을 충분히 먹고산 민족은 건강과 장수를 누렸고 경제적, 예술적, 과학적으로 큰 발전을 이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유는 물처럼 액상이기 때문에 이가 없는 동물이 마시기 쉽고, 어미의 유선을 통해 분비되기 때문에 위생적으로도 안전한 식품이다. 푸른 초원의 풀을 먹고 사는 젖소는 반추위 통해 목초를 소화시켜 우유를 만들어 내므로 먹거리를 두고 인간과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구상에서 인간과 젖소는 서로 의지하며 공생하는 관계가 바람직하고도 자연스런 생태적 환경이다. 세상에는 약 4천여 종의 포유동물이 살고 있고 모든 새끼는 태어나면서 부터 성장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어미가 제공하는 유
[축산신문 기자] 김동진 국장(대한양계협회) ◆ 수급조절 위한 자율감축, 정부개입 대한양계협회 내에서는 40주령이상 계군 환우, 조기도태, 산란계마릿수 쿼터제 도입 등의 의견이 있었으나 특단의 조치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생산자 자율감축을 선 실행 후 정부의 도움을 요청키로 했다. 농가들이 스스로 감축을 결의하고 나선 것. 이에 이달부터 농장별로 사육 중인 산란계의 17%를 도태시키고 있다. 현재 계란을 생산하고 있는 산란계는 약 5천500만수로 추정되는데 산란계 적정 사육수수를 4천700만수(1인당 계란소비 260개 기준)로 보고 전국의 5만수 이상 농가를 대상으로 17%를 도태시킬 계획이다. 도태는 랜더링으로 처리하되 비용은 자부담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한, 향후 산란계 병아리 분양을 300만수로 제한하는 것을 전국 각 부화장에 요구, 협조를 받기로 했다. 정부에는 계란 수매비용이나 가공공장에 가공비와 냉동보관비 등을 지원해 당장 팔리지 않는 계란을 처분하는데 역량을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양계협회는 정부에 유통조절명령 발동도 요청했다. 유통조절 명령은 농림축산식품부 고시(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명시돼 있으
남 성 우 박사(前 농협대학교 총장) 우리나라의 2016년도 농업생산액 47조6천억 원 중에서 축산업은 19조2천억 원으로 40.4%를 차지했다. 생산액 상위 10개 품목 중 5개 품목(양돈, 한우, 낙농, 육계, 계란)이 축산물이고, 양돈은 6조8천억 원으로 처음으로 쌀을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다른 농산물에 비하면 축산업이 크게 성장한 것이고, 그 만큼 축산은 농촌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벌써 25년이 지났다. 1993년 말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타결과 함께 축산물 수입은 관세화를 통해 전면 개방되었다. 그때 축산인들은 수입축산물이 밀려오게 되면 국내 축산기반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우려했다. 정부는 축산분야 UR대책을 발표하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특단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미래에 대한 축산인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밀려오는 자유무역의 물결을 되돌릴 수는 없는 일, 이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감 속에 몸부림쳐야 했다.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한 국내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 추진한 것이 축산물의 브랜드화였다. 지역마다 특이한 방법으로 사육한 가축에서 생산한 쇠고기, 돼
김성훈 대표(피그진코리아) 유전체(Genome)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한다. 2003년에 완성된 사람의 유전체지도를 활용하면 암을 포함한 주요 질병의 예방과 치료는 물론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전자와 유전체는 같은 의미 일수도 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유전체는 유전자와 염색체 전체를 포함하는 것으로 더 많은 유전정보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유전체 정보가 우리 주변에서 어떻게 활용이 될 것인지 쉽게 알 수 엿볼 수 있는 SF영화가 있다. 1997년에 앤드류 니콜 감독의 ‘가타카(Gattaca)’라는 영화는 주드 로와 에단 호크가 주연을 맡아 유전체 정보로 태어날 때부터 신분과 역할이 결정되는 사회를 배경으로 열성유전자 때문에 제도적으로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는 주인공의 숙명적인 운명에 대한 저항을 표현한 영화이다. 영화 제목이 유전체를 구성하는 4가지 염기서열인 G(구아닌), A(아데닌), T(티민), C(시토신)를 조합해 만들어졌다는 것과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쇼팽의 즉흥곡을 손가락이 6개인 연주자가 연주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원곡에 새로운 음들을 추가하는 등의 디테일도 당시의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