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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우유 문제 생산과잉으로 몰아선 안돼

 

신정훈 본지 부장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낙농가들의 고통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정부와 낙농업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농가들의 수취가격을 깎아내는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모양새다.
농가들에게 고통 감수를 요구하는 배경에는 항상 생산과잉이 지금의 낙농상황을 만든 원흉으로 지목된다. 때문인지 소비자들은 걸핏하면 원유가 남아도는데 왜 우유 값을 내리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과연 그럴까. 농가들이 무작위로 생산량을 마구 늘려 수급불균형 상황이 만들어졌을까. 지금 상황의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농가가 져야 맞는 것일까.
사실 국내 유제품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소비량은 2012년 335만8천850톤, 2013년 358만2천185톤, 2014년 364만5천665톤, 그리고 2015년 8월까지 257만5천517톤으로 계속 늘고 있다. 유제품 시장이 커지는 만큼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141만4천401톤이었던 수입량은 2013년 158만6천432톤, 2014년 168만2천811톤, 그리고 2015년 8월까지 119만6천919톤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의 유제품 시장이 커지는 만큼, 아니 그 이상을 수입산이 먹어치우고 있는 셈이다. 시장개방으로 인한 여파가 유제품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생산량을 조금 늘렸던 낙농가들에게 수급불균형의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고 있는 꼴이다.  
몇 일전 전국의 낙농관련 조합장들은 한국낙농의 시발지인 농협안성팜랜드에 모여 3천800두의 착유우 자율 도태를 결의했다. 애써 개량해낸 자산을 스스로 내던지겠다는 이번 결의에는 조금이라도 수급불균형을 깨는데 협동조합이 역할을 하자는 의지가 곁들여졌다. 농협축산경제도 400억원을 조합에 지원해 젖소도태에 힘을 보탰다.
낙농을 살리겠다는 결의가 충만한 이날 회의에서 조합장들은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다른게 아니다. 왜 모두가 지금 상황의 책임을 농가에게 돌리냐는 것이다. 수입량이 늘어난 것은 감안하지 않고 농가에게만 고통감수를 요구하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얘기다.
수입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이 시장을 열어 놓고 농가만 때려잡는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민간유업체들이 적자내고 부도내고 있냐는 지적도 잇달았다. 지금 한 번 낙농가가 고통을 참아내면 모든 낙농문제 해결이 가능하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근본적인 처방 없이 농가만 벼랑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얘기다.
조합장들은 그러면서 한 목소리로 협동조합의 역할 강화, 집유일원화, 전국단위 쿼터제 등을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유업체에 휘둘리고, 오해까지 받아가며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농가들을 협동조합이 지켜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진행 중인 낙농가에게 더 이상 생산과잉이란 오명을 씌우지 말아야 한다는 조합장들의 지적에 수입산으로 돈 벌이에 치중하는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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