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처방제 시행시 생산농가에 더 큰 이익” ‘수의학교육인증평가원’ 설립…MRA 도입시 기여 정영채 대한수의사회 회장은 수의사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다. 정 회장은 대한수의사회 회장직을 맡은 지 벌써 6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할일이 많다”고 했다. 그는 “수의사가 가야할 길을 제시하고, 좀더 넓고 전문화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수의사회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세계화에 따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맹활약하는 수의사 배출을 겨냥, 교육과 국제협력 사업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수의사라고 해서 진료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식품안전, 위생검역, 인수공통전염병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야 한다. 종종 로스쿨에 합격, 새 영역을 개척하는 수의사를 볼 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고 생각하게 된다”고 밝혔다. ■공직사회 수의과학 분야 넓혀야 그는 특히 공직사회에 수의사들이 적극 노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까운 대만만 보더라도 수의사 4천500명 중 3천명이 검역이라든가, 식품위생 등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을 제외하고는 농림수산식품부에 고작 20여명만이 근무합니다. 수의사 자리를 넓혀 주어야 합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수산직 공무원으로 6명의 수의사가 채용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분야로 말산업을 제시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수년전부터 수생동물 심포지엄과 말 임상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마땅한 교육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해외연수에 의존해야만 했습니다. 이제는 수생동물과 말산업이 어엿한 수의사 활동영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일선현장 예찰·방역 ‘중책’ 정 회장은 수의사 역할과 위상은 더욱 강화됐다고 전했다. 이번 구제역 신고만 보더라도 수의사에 의해 최초 신고됐고, 이와 더불어 구제역 조기종식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가축전염병 예찰에는 수의사가 중심에 서 있다. 발견신고자를 표창·격려하는 것이 마땅하다. 불확실한 정보가 유출돼 일부 언론이 수의사를 마치 질병전파 매개체로 보도하는 데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의사 활동이 위축될까봐 우려스럽다”고 표명했다. 정 회장은 이에 따라 최근 포천시 구제역방역대책본부를 방문해 방역복 등 방역물품을 수의사들에게 전달하고 앞으로도 질병 조기발견과 방역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또 국가재난 시에는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수의사 처방제가 시행되면, 좀더 능력있는 수의사가 각광받을 것입니다. 배움에 게을리해서는 아무리 이름난 수의사라고 해도 설자리가 없습니다. 처방제를 자칫 수의사 돈벌이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지만, 오히려 처방제는 생산농가에 더 많은 이익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정 회장은 수의사 처방제에 대한 농가인식이 “과학적이고 효과적이다. 치료가 빠르고, 비용도 줄어든다”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약사회 등 관련부처 및 단체와도 어느정도 합의점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는 주의 동물약품 등 일부품목을 대상으로 처방제가 실시될 예정이다”며 “대한수의사회는 조기정착을 위해 교육과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수의사 자질향상을 도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재양성 교육 토대 마련 심혈 정 회장은 대동물 수의사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더 많은 대동물 수의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에서 가르칠 교수조차도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염려했다. “전북대, 충남대, 서울대 등에서 대동물 수의사 양성에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익, 교육 등에서 수의사 관심을 이끌어낼 메리트가 제공돼야 합니다.” 대한수의사회는 수의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배출되는 수의사의 지식수준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수의학교육인증평가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평가원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인력의 수급조절, 수요자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수의사의 사회적 지위 격상에 기여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한 “개방에 대비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가간 수의사 면허 상호인정(MRA) 도입시 우리나라 수의학 교육수준이 국제기준에 부합되도록 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수의사회는 2010년을 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대한민국 수의사의 날, 해외 수의봉사 활동, 자료DB 구축, 임상회원 고충처리 사례 홍보 등 신규사업을 내걸었다. 계속 이어오고 있는 공무원 수의사 수당현실화, 임상수의사 연수교육, 동물보호법 관련 교육, HACCP 지도사업 등도 지속해 실시키로 했다. 그리고 2011년 세계소동물 수의사대회, 2012년 세계양돈수의사대회 등 국제사업도 적극 지원키로 했다. 특히 회원 애로사항에 귀를 기울이고, 고충 해결에 역량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수의사로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수의사와 수의계 발전에 남은 열정을 모두 쏟아부을 것입니다. 국민먹거리, 안전식품 제공, 공중보건 지킴이로서 수의사가 가는 길에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