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산업은 생산성과 규모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가축분뇨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구조적 과제’ 로 남아 있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그 목적에 ‘자원화’를 명시하고는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수질과 토양 오염방지에 초점을 맞춰 설계된 규제 중심의 법률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가축분뇨는 가치 있는 ‘자원’ 이 아닌 ‘처리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농가에는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는 축산 밀집 지역의 처리 물량 과잉과 자원화 기반의 취약 속에서 규제를 강화 할수록 비용만 늘어날 뿐, 근본적인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유럽, 에너지 · 비료 자원 규정
반면 해외 축산 선진국들은 가축분뇨를 순환경제의 핵심 자원으로 접근, 규제와 활용 정책을 입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만 해도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에너지 및 비료 자원으로 규정해 관리한다.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정책과 연계해 가축분뇨 기반 바이오가스를 전력으로 생산하고, 이를 고정가격으로 매입하는 제도를 통해 농가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냈다. 농가나 지역 단위의 바이오가스 플랜트에서 전력과 열을 동시에 생산하고 소화액은 다시 비료로 환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 것이다.
덴마크 역시 지역 단위 공동처리시스템의 모범 사례를 보여준다. 여러 농가가 참여하는 공동 바이오가스 시설을 중심으로 분뇨를 수거·처리하며, 발생한 액비를 인근 농경지에 체계적으로 살포한다. 국가가 수송, 저장, 살포 기준까지 직접 관리함으로써 환경 부담은 줄이고 자원 이용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처리’- ‘이용’ 긴밀히 연결
우리와 여건이 유사한 일본은 보다 현실적인 법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1999년에 ‘가축배설물의 관리의 적정화 및 이용의 촉진에 관한 법률’ 을 제정하며 ‘이용 촉진’을 법의 목적에 명확히 포함시켰다.
일정 규모 이상 농가에는 퇴비사와 저장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미이행시 제재를 가하는 강력한 규제 체계를 갖추는 한편, 지자체 중심의 공동자원화 시설을 확충함으로써 처리와 이용을 긴밀히 연결했다. 특히 낙농 밀집 지역에서는 축산농가와 경종농가를 연계한 퇴비 유통시스템을 통해 지역내 순환을 정착시켰으며, 처리와 활용을 동시에 강제하고 지원하는 구조를 현장에서 작동시키고 있다.
한국, 여전히 ‘관리 영역’
이러한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나라는 여전히 관리 중심의 틀에 머물며 부처 간 역할이 분산되고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한게 현실이다.
비록 현행 법률의 목적에 ‘자원화’라는 단어가 들어있기는 하나, 실제 조항들은 여전히 배출 규제와 적정 처리라는 ‘관리의 영역’ 에 매몰돼 있다.
이제는 가축분뇨 정책의 중심을 ‘관리’에서 ‘이용 촉진’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
일본의 사례처럼 법의 명칭과 목적에서부터 ‘이용의 촉진’을 전면에 내세워 가축분뇨를 산업 자원으로서 실질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법률 개정을 통해 자원화와 순환 이용을 정책의 핵심 목표로 명확히 설정하고, 바이오가스 등 에너지화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역 단위의 공동 처리 체계를 공고히 구축하고 질소와 인 관리에 시장 기능을 도입, 민간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가축분뇨는 더 이상 처리의 대상이 아니라 농업과 에너지, 환경을 연결하는 핵심 자원이다. 규제 중심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자원 순환 중심으로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법 개정의 결단이야말로 우리 축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갈 유일한 길일 것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