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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봉

<특별기고> 덴마크서 열린 ‘49차 세계양봉대회’를 다녀와서

로컬 양봉·전문인력 육성·스마트 혁신이 답이다

  • 등록 2026.01.13 13:25:57

[축산신문 기자]

 

한상미 과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양봉과·한국양봉학회장

 

1. 인류와 꿀벌의 공존을 논의하는 지구적 협력의 장
2. 지속가능한 양봉산업을 위한 세계적 연구·정책의 흐름
3. Apimondia 2025, 꿀의 진정성을 말하다.
4. 유럽의(덴마크) 벌통 앞에서 본 우리 양봉의 현재와 나아갈 길

 

세계양봉대회(APIMONDIA)의 핵심 목표인 ‘건강한 꿀벌 사육과 지속 가능한 벌꿀 생산’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이 메시지는 분명히 전달됐다. “우리는 어떤 연구와 시스템으로 이 산업을 지켜갈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유럽에서는 꿀벌을 단순한 ‘화분매개 곤충’이나 ‘벌꿀 생산가축’으로 보지 않는다. 특히 친환경·유기농업 선도국이자 동물복지 의식이 높은 덴마크의 양봉 현장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첫째, 지역 밀원을 기반으로 한 로컬 양봉과 숙성꿀 생산 전략이다.
우리나라 벌꿀 제도와 시장에서 사양꿀과 농축꿀은 늘 논쟁의 대상이다.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숙성꿀만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로 맺어진 단 하나의 선택지다.
우리나라 역시 벌꿀 유통의 60% 이상이 양봉농가와 소비자 간 직거래로 이루어진다. 이는 소비자가 ‘농가’를 신뢰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구조를 더욱 발전시켜 지역 단위 벌꿀 브랜드 육성, 지자체와의 공동 홍보, 품질·디자인 고급화로 이어가야 한다. 덴마크에서는 지역 양봉농가 협의체가 지역 농작물의 화분매개를 책임지고, 이를 통해 생산된 벌꿀을 지역 특화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꿀벌이 화분매개한 작물은 친환경 농산물로 판매돼 양봉과 작물 재배가 동시에 가치를 높이는 구조였다.
 

둘째, 청년농·전업농·취미 양봉의 명확한 구분과 맞춤형 정책이다.
덴마크 양봉협회는 청년 양봉인을 대상으로 한 현장 중심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꿀벌 기초부터 사양관리, 벌꿀 유통까지 1년 과정으로 구조화돼 있으며, 전업 양봉인과 취미 양봉인을 명확히 구분해 교육과 협회 운영을 달리하고 있다. 이는 전문성을 갖춘 양봉농가를 육성하고 산업을 시스템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업농과 취미 양봉을 구분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같은 지원 방식으로는 효율성과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
 

셋째, 양봉농가의 안전과 노동력을 고려한 자재·인프라 혁신이다.
우리나라 양봉산업은 자동채밀기 개발 이후 자재 개발에 큰 변화가 없는 편이었다. 일부 경량 벌통(EPP 등)이 개발됐지만, 꿀벌 생리와 작업 안전을 동시에 고려한 소재 연구는 아직 부족하다. 양봉은 벌통, 운반, 채밀, 유통까지 연결된 종합 산업이다. 따라서 양봉 자재는 단순 보조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수출 가능한 산업 영역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다군다나 우리나라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정밀·스마트양봉으로 연결한다면 세계 양봉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하다.
향후 2027년 두바이 대회 등을 계기로 기술과 장비 수출 기반을 넓혀갈 필요가 있다. 유럽이 오랜 시간 벌꿀을 식탁에서 지켜온 이유, 그리고 꿀벌과 양봉농가가 함께 지속할 수 있었던 지혜를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 양봉 현장은 우리에게 ‘지속가능한 양봉’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줬다. 건강한 꿀벌과 안정적인 양봉농가 소득이 동시에 보장될 때 산업은 지속된다.

2026년이 우리 양봉산업에 더욱 단단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양봉농가, 연구, 정책, 언론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며, 꿀벌의 건강과 양봉농가의 안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우리 양봉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라 믿는다. <끝>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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