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후 새 삶…아들의 ‘황금노트’로 완성한 동물복지
밀집사육 대신 넓은 공간, 특별한 관리로 균일성 확립
[축산신문 김수형 기자] 동물복지 인증을 받아 동물복지 기준에서 육계를 사육하고 있는 은성농장(대표 조외숙)은 전라북도 부안에 자리잡고 있다. 깨끗한 환경과 철저한 관리로 동물복지는 물론 무항생제, HACCP 인증을 모두 획득한 이곳은 국내 대표 닭고기 기업인 하림과의 계약사육을 통해 우수한 품질의 닭고기를 생산하고 있다.
◆은퇴 후 시작한 제2의 삶
은성농장의 역사는 약 11년 전부터 시작된다. 고향인 전북 부안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며 정년을 맞은 조외숙 대표는 제2의 삶을 위해 축산업에 뛰어들었고, 오리농장을 잠시 운영해본 후 육계로 본격적으로 전환을 했다.
기본적으로 농장의 일은 고된 노동이라고 할 수 있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차근차근 업무를 습득했고, 최근에는 아들 황은준씨가 후계자를 자처하며 힘을 보태며 날개를 달았다.
서울에서 제약회사에 근무했던 아들 은준씨는 지난 2018년 고향으로 전격 돌아왔으며, 은성농장이 동물복지 인증을 받게된 것도 은준씨가 돌아온 이후였다.
동물복지 농장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노동력은 물론 깔짚 비용 절감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닭을 밀집 사육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의 효과를 기대했던 것이다.
은성농장이 축산물품질평가원으로부터 동물복지 인증을 취득한 후, 하림 측에서도 동물복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경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하림과 동물복지 농장 계약을 맺은 농가는 총 86곳이며, 은성농장은 이 중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우수 농장으로 꼽힌다.
◆‘황금노트’에 담긴 2세 경영인의 열정
황은준씨는 농장 운영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다른 농장을 찾아다니며 사소한 노하우까지 꼼꼼하게 기록한 ‘황금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노트를 바탕으로 은성농장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황은준씨는 농장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닭의 상태와 활동성을 꾸준히 체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CCTV를 통해 닭의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지만 닭의 활동성을 늘려주기 위해 계사 안에서 직접 닭들과 놀아주기도 한다고. 특히 닭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타 농장에 비해 바닥에 왕겨를 훨씬 많이 까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고 있다.
특히 입식과 출하 후 다음 사육을 위해 시멘트 바닥의 틈새 이물질을 제고하고 계사 곳곳을 철저하게 소독하는 등, 주변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복지는 균등한 성장의 비결
은성농장을 비롯한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한 달들은 하림의 ‘동물복지 닭고기’, ‘자연실록’, ‘프레시업’ 등의 브랜드로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다. 황은준씨가 밝힌 동물복지 농장의 가장 큰 장점은 ‘균등한 성장’. 닭들이 넓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생활하기 때문에 출하 시기가 임박해도 덜 자란 개체 없이 모두 건강하게 자란다는 것이다.
황은준씨는 “통상적으로 축산농장은 외진 곳에 있다보니 자신의 건강을 돌보기 쉽지 않지만 농장주가 건강해야 닭들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며 농장주의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은성농장은 오늘도 닭에게 편안함을 선물하고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품질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