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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K-축산, 국민속으로(22) / 탄소중립에 적 아닌 이로운 축산업

  • 등록 2024.02.21 11:18:36

[축산신문]

최윤재 명예교수(서울대학교)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토양 회복, 온실가스 격리 ‘경축순환농법’ 기술 고도화
아프리카 잠바브웨 계획적 방목…사막화 극복 사례 주목을

 

‘대지에 입맞춤을(Kiss the Ground)’이라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영화는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지구 행성을 치유하고, 인간의 멸종을 막을 해결책으로  바로 우리들의 발밑에 있는 ‘토양’을 제안한다. 그에 따르면 토양의 질을 원래 상태로 복원한다면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토양이 수용하게 된다. 환경을 파괴한다고 여겨지는 농업이 오히려 환경을 살릴 수 있는 희망이 된다고 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축산업 역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소도 이로울 수 있어요”
현대 농업은 경운기를 사용하면서 토지를 약화시켰고 화학비료에 의존하면서 미생물들이 살 수 없게 되었다. ‘대지에 입맞춤을’ 영화 속 전문가들은 미생물이 살 수 있는 토양으로 회복된다면 그 곳에 서식하는 식물과 미생물이 탄소를 토양층 깊숙이 옮기고 또한 퇴적시킨다고 설명한다. 
건강한 토양 생태계를 지향하게 되면 가축들은 사막화를 막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된다. 토양이 안정화되려면 풀이 있어야 하는데 가축들은 이런 풀을 먹고 흙을 다지며 퇴비화가 가능한 배설물을 생산한다. 다만 가축이 한 번에 사용하는 면적을 규정하고, 3일 넘게 한 곳에 머무르지 않게 하며, 이후 6-9개월 동안 휴지기를 가지게 하는 등 일정한 관리 조건들이 전제되어야 한다. 
축산업 가운데 가축 중에서도 탄소중립의 가장 큰 적으로 여겨진 ‘소’가 오히려 이로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환경 전문가들의 이런 목소리는 축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전망하게 한다. 이들은 문제가 동물이 아니라, 동물이 사육되는 장소라고 말한다. 비육장에서는 온실가스가 발생하지만, 방목장에서는 오히려 온실가스가 격리되는 반전이 일어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아프리카 짐바브웨가 계획적 방목으로 일부 지역을 사막화에서 벗어나게 했고 탄소를 격리하는데 실제로 성공했다. 

 

생태계 순환재생 모델
결국 축산업의 미래는 생태계의 자원이 순환되고, 또한 재생할 수 있는 균형 능력을 지구 행성 자체가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렸다. 요컨대 농업생산 부산물을 축산활동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축산부산물을 다시 경종자원으로 활용하여 자원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소위 ‘경축순환농법’ 또는 ‘자연순환농업’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한편으로는 구식으로 보여서 과거로 회귀하는 기분이 들게 되거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실현 가능한 농법일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오늘날에는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과거 농업의 장점만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배설물이나 음폐수 등을 퇴비화 하거나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최근 제주시에 일일 가축분뇨 최대 370톤, 음폐수 60톤을 처리하여 바이오가스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가축분뇨 공공처리 시설이 준공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에 존재했던 자연순환농업에 현대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엄청난 효율을 자랑할 수 있다. 특히 이 방법은 환경오염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던 농축산업이 더 이상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오히려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하다. 요컨대 축산업의 미래는 지구 환경의 균형을 깨트리지 않으면서도 현대기술의 접목으로 생산성과 효율을 기대하는 만큼 유지할 수 있는 접점을 찾을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할 것이다. 

 

‘어떻게 생산되었나’…모두가 함께 고민할 문제
미래의 소비자들은 그들이 소비하는 축산물이 어떻게 생산되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축산물의 생산 과정을 궁금해 한다는 것은 그들이 어떤 농업 방식을 지지하는지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이런 생각은 오늘날 가격과 원산지에 국한된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넓게 확장시킨 것이다. 
축산업이 지구 환경과 공생할 수 있는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는 사실 국민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 생산 과정에 주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생산자들은 더 자연친화적인 농장에서 더 윤리적으로 사육하고 더 인도적으로 도축하는 방식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결국 친환경 축산업, 지속가능한 축산업은 우리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인류의 오랜 역사와 함께 발전하여 온 축산업은 인류가 지구상에 사는 한 계속 존재할 산업 중 하나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축산업을 주제로 논의할 때 단순히 축산업의 단점만을 들추어내고 그걸 비판하기보다는, 문제를 중심으로 축산업의 올바른 개선 방향을 이끌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한 생산적인 담론의 장을 만들어낼 때 우리 인류와 축산업이 모두 지속 가능한 미래를 꿈꾸어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조시 티겔 지음, 『대지에 입맞춤을 - 당신이 먹는 음식이 기후 변화를 역전시키고 당신의 몸을 치유하며 궁극적으로 우리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눌민, 2023)
• “제주시, 전국 최대 친환경 가축분뇨처리시설 준공” (연합뉴스, 2023년 9월 4일자)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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