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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화식<火食>사료에 대한 환경적 가치 규명해야


조성용 대표(태백사료)


최근 화식 사료에 대한 보도가 전파를 탔다.

한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농장에서 화식 사양관리 방식으로 한우를 사육했고, 그렇게 생산된 한우고기를 최고급 품질임을 내세워 마케팅에 적극 활용해왔다. 하지만 최근 보도를 통해 화식사료는 전체 공급한 사료량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으며, 이것을 전 구간 화식 사료를 급여한 것으로 확대 포장해 마케팅에 활용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마치 모든 화식사양관리가 이 같은 형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이로 인한 피해가 농가와 관련 업체들에까지 전가될까 우려스럽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대로 된 화식사양 관리는 분명 여러 장점이 있으며, 이것은 한우고기의 직접적 또는 간접적 품질향상은 물론이고, 환경적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 소의 분변량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수분함량 또한 일반적 사양관리에 비해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곧 환경적으로 봤을 때 매우 중요한 사례이며, 축산의 환경문제가 매우 중요한 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지금의 사회적 상황에서 이에 관한 추가적인 연구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

화식은 다양한 들풀을 거둬 소에게 먹이던 시절 큰 가마솥에 풀과 함께 밀기울 등을 섞어 삶아 먹이던 예전 재래식 사양관리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풀 속에 함유된 영양성분 등은 파괴되지 않고, 혹시 함유될 수 있는 유해 미생물들을 제거할 수 있었다. 또한, 적당하게 익은 풀 사료는 소의 기호성을 높이고, 소화 효율을 높이는 효과도 있었다.

한우농가의 사육 규모가 커지고, 배합사료 공장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화식 사양방식은 자연스럽게 보기 어려워졌다. 우선 농가 단위에서 대규모 사육 규모로 화식을 하려면 초대형 솥이 필요했고, 많은 작업시간과 에너지가 있어야 했다. 또한, 화식 사양관리가 반추동물사육에 있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관한 연구가 턱없이 부족했다. 농가들은 소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방식을 찾았고, 열량이 높은 배합사료가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태백사료는 화식사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과거에 화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장점들이 무엇인지에 주목했다. 분변에는 수분이 없어 떨어지는 모양 그래도 굳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소를 들에 풀어놓은 풀을 뜯겨도 냄새가 심해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물론 사육두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배출하는 분뇨가 배합사료와 조사료를 먹는 지금의 형태와는 매우 달랐다.

또 한 가지는 고기 맛이 풍부했다는 것이다. 지방의 함량은 지금보다 낮았을지 모르지만 한우가 가진 풍미는 확실히 예전의 그것은 지금과는 달랐다. 실제 지금 화식 한우만 전문으로 판매하는 평택의 한 전문매장에는 ‘한우에서 기대한 예전의 그 맛이 난다’라며 그래서 또 찾아오게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화식사양방식이 좋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이것을 현대화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 남은 숙제였다.

우리는 사료 원료를 고온고압에 쪄서 TMR사료로 만들어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료에 사용하는 원료를 고온고압의 탱크에서 쪄서 유해균을 잡고, 여기에 소의 소화율을 돕는 유익균을 투입해배양한다. 기타 원료들과 섞어 완성된 사료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료는 장기간 상온에 보관해도 썩지 않는다.

한우와 육우 농가들에 공급하면서 사양시험을 해본 결과 분뇨발생량은 현저하게 줄고, 고기의 풍미는 한층 좋아졌다는 평가다.

또한, 충북 제천의 한 농가에서는 화식사료를 급여해 생산된 분뇨는 수분함량이 낮아 냄새가 적고, 유기질은 없이 섬유질만 남아 축분자원화 원료로 활용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최근 정부에서는 환경적 영향에 대한 축산업의 대응 방안 만들기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단백 사료를 통해 환경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영양소의 투입량을 줄이는 것으로 해답을 찾기보다는 현재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양한 방법들의 효과에 대해 살펴보고, 그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 지원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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