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농가라면 누구나 좋은 등급으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을 바란다.
농가의 입장에서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그렇다면 전체 한우가 1++등급을 받는 상황이 온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이 같은 질문에 유통업계는 한우소비에 대해 좀 더 면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A업체 대표는 “한우 정육은 크게 로스용과 조리용 부위로 나뉜다. 로스용 부위는 두말할 필요없이 1+등급 이상의 고급육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다. 하지만 그 외 조리용 부위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소비자들 중에는 간혹 1+등급 이상의 조리용 부위를 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조리를 해본 주부들이라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고, 오히려 1+등급 이상보다 1등급이나 2등급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가격적인 면에서 로스용 부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 잘 보이지 않지만 조리용 부위들에 대한 선호도는 지금의 육질등급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는 “대형유통에서는 조리용으로 1등급을 가장 많이 요구한다. 조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조리용 1등급은 수입육과는 차별화되는 또 다른 강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수입육의 경우 조리용 부위를 냉장으로 거의 수입하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유통업체의 담당자는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조리용 부위를 구매할 때도 육질등급이 좋은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점점 이런 경향이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와 거래하는 한 대형 불고기 전문점의 경우 1+등급 이상만을 사용하다가 몇 년 전부터는 1등급만을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등급을 사용해본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이 1등급에서 가장 좋게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방 맛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지방이 가진 맛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편향적 선호도가 최근들어 다양해지고 있는 것 같다. 한우가 가진 본연의 맛에 집중하고, 고유의 육향을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다. 물론 아직은 불에 직접 구워먹는 직화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이것이 소비량이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지만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한 다양한 방식의 사육방법을 고려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