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김정주 교수 “중국은 세계 최대 오리고기 생산국”
국내시장 붕괴 우려…“축산인 연대해 투쟁할 것”
오리업계는 한중FTA의 경우 격투기 선수가 이제 걸음마를 걷고 있는 어린아이의 손목을 비트는 것이라며 한중FTA 논의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오리협회(회장 이창호)는 지난 13일 한중 FTA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촉구했다.
오리협회가 한중FTA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중국의 오리산업이 그 만큼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오리고기 생산국으로 국내 오리산업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건국대 김정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오리산업을 비교하면 농가수로는 1천200배, 사육수수로는 53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한중FTA가 체결될 경우 오리산업의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제 갓 걸음마 단계인 오리시장이 중국산 저급육의 유입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90년대 초반 중국산 저급 오리고기가 대량으로 수입되면서 오리고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게 나빠졌던 경험도 있다.
이후 AI 등으로 인해 중국산 오리고기 수입이 급감했으나 최근 국내 오리산업이 호황을 맞으면서 중국산 훈제오리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한중FTA가 체결될 경우 중국산 저급 오리고기 수입이 늘어날 경우 오리업계 종사자들이 애써 키워온 오리시장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것이 오리업계의 시각이다.
오리협회는 “그 동안 오리산업은 정부의 지원은 고사하고 관심 밖에서 업계 자발적으로 시장을 키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더욱이 오리산업이 본격적으로 관심받기 시작한 것은 이제 2∼3년에 불과할 정도로 정책이나 제도, 시스템 등이 타 축종에 비해 아직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오리협회는 “중국과의 FTA는 오리산업을 말살하려는 것으로 단정하고 결사반대하며 협상 추진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러한 오리업계의 요구를 무시하고 협상을 강행할 경우 오리농가는 물론 전 축산인들과 연대해 강력 투쟁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