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희영 기자]
사료비 폭등에 출하시 100만원까지 손해…입식 꺼려
홍보 강화·군납물량 확대 통한 소비기반 확보 시급
사료값 인상, 수입쇠고기 증가와 한우값 하락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육우산업이 붕괴 직전에 처해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우가격 폭락으로 기본원유가 인상 후 목장 경영이 나아지고 있는 낙농가들에게도 숫송아지는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도매시장의 10월 평균 육우경락가격은 kg당 6천703원으로 1월 9천802원보다 무려 32%가 폭락했다.
같은 기간 한우의 경우 15%정도 하락한 것에 비하면 육우농가들은 그야말로 폭탄을 맞고 있다.
또한 한우의 65% 수준 이었던 육우가격이 현재는 5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육우농가들은 가격 하락과 사료값 상승 등을 고려하면 육우 한 마리를 키워 출하하면 80만원에서 100만원의 적자를 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처럼 육우값이 크게 하락한 것은 미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인한 쇠고기 수입량 급증과 함께 한우값 하락에 따른 동반 하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육우는 수입육과 한우 사이 쇠고기 소비의 완충 역할을 해 왔는데 한우값 하락과 수입산 증가로 인해 육우의 소비시장 자체가 사라져 육우고기가 설자리가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육우가격 하락으로 육우농가들이 입식을 극도로 꺼리고 있어 최근 젖소 숫송아지 산지가격은 5만원 수준에서 형성되고는 있지만 이마저도 사가려는 사람이 없어 거래 자체가 없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낙농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숫송아지를 비육해야 하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육우농가들이 한우로 전업하거나 전업을 고려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안성의 한 육우농가는 “그 동안 한우값이 고공행진을 벌여 상대적으로 육우도 고가로 팔렸지만 최근 한우값이 폭락하면서 육우가 갈 곳이 없어졌다”며 “키우면 무조건 손해를 보는 육우보다는 한우가 낫다는 생각에 한우로 전업하는 육우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전업육우농가들의 경우 농장 규모가 몇 백두 단위로 규모화돼 있기 때문에 이들 농가들이 한우로 전업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한우산업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육우산업이 이처럼 진퇴양난에 빠져 있지만 이를 타개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2008년도에도 젖소 숫송아지 가격이 3만원, 5만원으로 떨어졌던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시행으로 인한 특별한 상황에서 육우가 일시적으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가격이 하락했지만 곧 정착되면서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사료값 상승, 수입쇠고기 증가, 한우값 하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단기간 내 육우산업이 안정되기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결국 버틸 수 있는 육우농가들은 없을 것이며 그나마 이제 내딛고 있는 육우브랜드 사업도 좌초될 수 밖에 없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때문에 육우업계는 육우산업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소비기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육우 군납물량 확대, 수입쇠고기와 차별화시키기 위한 홍보 강화 등의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