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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얼마나 친근한 이웃인가

■낙성대에서…

  • 등록 2010.04.28 15:59:31
 
윤 봉 중<본지 회장>

산업경쟁력을 얘기할 때 흔히들 경쟁상대에 비해 품질과 가격 면에서 얼마만큼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당산업이 농축산업 이라면 얘기는 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경제논리와는 맞지 않겠지만 식량산업은 적어도 현실적으로는 존재가치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도 경쟁력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척박한 사막을 개척한 이스라엘의 낙농과 가파른 산지에서 이뤄지는 스위스의 축산은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가 경쟁력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강의 공업국 독일의 농축산업도 그 저력은 일반적 의미의 경쟁력 이라기보다는 일정 수준의 인구가 농촌을 지켜야 한다는 독일 국민들의 공감대에서 출발한다.
이들 나라의 농축산업이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스라엘 낙농산업은 각종 부산물을 활용하는 TMR 사료를 개발하는 등 최고의 생산성을 구현하는 동시에 사료문제를 해결했으며, 스위스의 농민들은 척박한 산지를 초지로 만들어 알프스의 빼어난 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관광대국 스위스의 ‘알프스 장사’는 축산업을 빼고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국 축산업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이해나 공감대는 어느 정도일까. 비교자체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현실은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축산과 무관한 사적인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일행 중 한 명이 강화에 있는 친지를 만나러 가다가 차가 소독약으로 뒤범벅이 됐다는 말을 꺼내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구제역이 화제가 됐다. 직업의식이 발동한 필자가 구제역은 범국민적 협력이 필요하며 다소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자 일행 중 다른 한 명이 방역당국에 의하면 황사가 구제역을 옮길 수도 있다던데 개방된 트럭적재 칸에 가축을 가득 싣고 다니는 것은 모순 아니냐고 말했다. 각종 언론보도를 보면 방역당국이 해외여행 자제를 당부하던데 여행객에 대해 피부에 와 닿는 사후관리가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축사주변이 지저분하고 악취가 심한 곳이 많다는 등의 얘기도 쏟아졌다.
보통시민들의 이런 인식은 우리 축산업에 빨간 경고등임이 틀림없는 일이다.
축산업이 농촌경제의 근간이며, 식량산업이라는 논리만으로는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데 분명 무리가 있다.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생축수송, 축사주변의 불량한 환경과 악취문제를 개선하는 등 친근한 ‘이웃’으로 다가 설 때 우리 축산을 지키려는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될 것이며, 이로 말미암아 범정부적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라는 농작물처럼 우리 축산은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먹고 자라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난 산업이다. 당면한 구제역 근절도 국민적 이해와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리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친근한 이웃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를 자문(自問)해볼 때다. 우리 축산의 미래가 그 답 속에 있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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